자유롭기도 불안하기도 - 회사 밖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가희 지음 / 찌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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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처럼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할 수 있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소속감의 욕구가 강한 탓에 나는 ‘불안의 해소’ > ‘개인의 자유’라는 공식 속에 어딘가에 소속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나는 계속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도 엄습해온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근하면서 사람에 치이지 않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느긋하게 일어나 밥을 먹는다. 기분에 따라 자유로운 공간에서 일을 한다. 지루한 회의나 상사나 후배 뒷담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반면 일감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기에 수익이 일정하지 않으며, 조직이 가질 수 있는 방향성과 소속감을 경험하지 못한다

실제 프리랜서 생활은 어떨까. 프리랜서들의 다양한 책 가운데 여기 회사 밖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10년 차 프리랜서가 전하는 자유로움과 불안정함이 공존하는 내돈내삶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대기업 통신사를 다니다 3년 반 만에 회사를 나와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모바일앱 사업을 비롯하여 지금은 워낙 많아진 책을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북튜버 운영도 했으며(국내 1호 북튜버라고 한다), 영상 스튜디오 운영 그리고 이렇게 책을 낸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본인의 이야기를 세상에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비로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하나도 잘 하기 힘든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다니 그 도전과 열정이 대단한 듯했다.

 

프리랜서로의 성공담이나 프리랜서를 꿈꾸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즐거워하며 지금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며 그 일련의 책임지는 모든 과정을 사랑한다. 그렇게 회사 밖의 생활들에 관해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1등을 안 해도 행복할 수 있는 일만 하자.’ 1등의 한순간 희열을 느끼기 위해서 사느니, 하루하루 1등 안 해도 재밌어서 미쳐버릴 일들로 채우고 싶었다다행히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나에게 그런 일이었다.(...) 1등은 아니지만 매 순간 최고의, 내 능력으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나하나 내 손끝에서 업로드되는 모든 나의 아가들이 세상에 좋은 이야기가 되어 퍼져나가는 것. 한 사람만이라도 심금을 울려 감동하는 것. 나는 내가 1등을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목표를 수정했다.‘ p. 106~107


그동안은 잘하지 못하는 나를 원망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받아들여 보려 한다. 대신 나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한다. 천천히 에너지를 조금씩 나누어 쓰면서 오늘 다하지 못한 일은 쿨하게 내일의 나에게 맡겨 본다. 오늘 잘하지 못한 일은 다음에 조금 더 잘하기로 한다.’ p.229


오늘도 자유와 불안 사이를 오고 가는 프리랜서들에게는 공감을 그리고 프리랜서의 일상이 궁금했던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가볍게 읽었지만 진솔한 내용들이 와닿은 10년 차 프리랜서 본격 찐 후기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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