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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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셀 수 없는 범죄가 일어난다. 인터넷 뉴스로 전해지는 흉악한 살인, 폭력 등에 관한 강력 범죄 기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데이트 폭력, 스토킹, 가스라이팅, 디지털 성범죄 등 물리적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범죄까지 현대사회가 발전을 거듭할수록 범죄에 대한 부분도 그 수법이나 행태가 치밀하고 교묘해진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나타나는 범죄라는 '사회적 거울'을 통해 우리 스스로의 모습 그리고 인류가 살아온 역사의 단면을 함께 엿보고자 하는 책이 있다.

 

전공자보다 놀라는 역사 지식을 가진 저자는 책을 통해 제목처럼 세상을 뒤흔든 50가지 세계사와 한국사의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다. 28개의 장으로, '1. 당신이 몰랐던 세계사 속 범죄자 열전' 에서는 역사를 바꾼 범죄 이야기, 세계사 속 만들어진 괴물의 사연, 야만적인 범죄자 및 정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암살사건' 으로 발발된 제1차 세계대전, 그 암살범인 '가브릴로 프린치프' 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하여 경찰이나 검찰이 범죄 용의자를 연행할 때 그 이유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이 있음을 미리 알려 주어야 한다는 원칙인 미란다 원칙과 관련된 사연, 모나리자 도난 사건,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당시 연쇄 강도 살인을 벌인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 등 동서양의 굵직굵진한 사건들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과 더불어 흥미있게 들려준다.

 

'2. 한국사를 뒤흔든 범죄의 재구성' 은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 역사 속 범죄들에 대해 다룬다. 나쁜 놈들에 관한 이야기, 시대가 낳은 범죄자들, 범죄를 통한 그 당시 한국사의 풍경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들에겐 다소 낯선 단어일수도 있을 '간첩' 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들이라 낯설게 느껴졌지만, 범죄 내용을 보며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112일은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현실에 불만을 품고 연쇄 살인행각을 벌였던 지존파의 사형집행일이라고 한다. 급하게 내달리는 한국이라는 폭주기관차의 줄에 매인 채 살갗 찢어지며 끌려가던 이들이 보이지도 않는 1등칸 귀빈들을 향해 터뜨린 분노에 3등칸 손님들이 희생된 사건이라는 책 속 표현처럼 1994년을 뒤흔들었던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밀수, 마약, 보험살인, 스토킹 등 다양한 범죄 사건에 대해 당시 신문기사 등을 인용하여 사회의 민낯과 사연들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잘 몰랐던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의 범죄 이야기와 그 뒷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역사를 뒤흔든 범죄의 재밌고 놀라운 재발견이라는 소개 글과는 다르게 마음 한편은 무겁고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범죄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범죄라는 사회적 거울로 역사의 단면을 엿보았던 만큼 그 범죄를 양산하는 세태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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