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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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머리만 닿으면 잠들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찍 잠드는 편이라 특별히 '불면증' 에 시달려본 적은 없다. 예민한 성격이라 가끔 다음날 시험이나 회사 행사 등 이벤트가 있을 경우에만 뒤척이다가 잠이 드는 정도다. 현대인에게 쉽게 노출되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등으로 궁극적인 휴식인 잠을 청하지 못하는 환자가 작년 68만명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접했다. 잠 못 이루는 밤, 많은 이들이 불면증 탈출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불면증을 계기로 '왠지 나처럼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편안히 잠들고 싶은데 생각이 많아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밤이 포근함이 되는 말들, 밤이 편안해지는 말들을 건네주고 싶다' 며 유튜브를 시작한 '따뜻한 목소리 현준' 이라는 이름의 작가의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46만명의 밤을 편안하게 해준 그 목소리' 라는 책 표지 소개가 궁금하여 책을 읽기 전 유튜브에 접속했다. 언제 늘었는지 구독자수는 47만명이 되어 있었고,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 채널 이름답게 낮지만 편안한 목소리로 멘트를 하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다. 

목소리가 주는 힘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걸까. 절제된, 정돈된, 다듬어진 목소리로 잠이 오지 않는 이들을 위해 만 3년 채널을 운영하며 일요일, 목요일 영상 업로드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댓글창에 '잠이 안 올 때, 또는 힘든 일이 있을 때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항상 현준님의 영상을 찾게 됩니다.' 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는데 아마 이 채널을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책을 읽어주던 북튜버가 본인의 책을 냈을 때의 기분은 어떠할까 궁금증이 들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개인의 경험담과 생각들, 시와 짧은 문장 등으로 이루어진 에세이다. '눈 감으면 지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처럼', '혼자가 싫어 빗방울이 두드리는 밤창문을 열고', '간밤에 당신이라는 무척 아름다운 꿈을 꿨어요', '발길을 서성일 때 별빛이 되어준 이야기'. 감성적인 각장의 타이틀처럼 내용 역시 마음 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고 있다. 


공감되는 글들을 한자 한자 읽다보면 왠지 나랑 비슷하구나라며 치유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마음 속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정리되어 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위로와 공감의 문장들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있는 듯 했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라면 작가의 목소리가 연상이 되지 않을까.


'언젠가 괜스레 지친다는 생각이 들면, 꼭 한번 펜을 들고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을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그 순간이 내 마음에 진정으로 귀를 대는 순간일지도 모르니까요.' p.22


'일단, 안좋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쉬운 질문 하나부터 스스로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 이제 뭐부터 해야 하지?"' p.207


이유없이 차가웠던 선배 A와의 관계때문에 힘들었던 저자의 사회초년생 시절의 에피소드인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를 통해 저자는 같은 극의 자석이 붙으면 서로 멀찌감치 밀려나듯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밀려나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관계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보라고 권한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신체적, 정신적 거리를 자연스럽게 둘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안달하지 않게 힘빼기라..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곱씹을만한 이야기일테다.


'선물, 배려, 위로, 웃음, 사랑... 세상의 따뜻한 것들을 우리는 오직 타인에게만 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 책을 읽는 밤만큼은 스스로에게 가장 다정한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라는 책 뒷면 페이지 글귀처럼 쏟아지는 밤 비처럼 다정한 문장들이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잠시나마 나를 만나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지친 하루를 따듯한 목소리로 위로하듯, 솔직담백한 글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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