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회사를 때려치울 순 없잖아 - 오늘도 고달픈 직장인 공감 에세이
오수정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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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를 본 세대라면 공감할만한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가 끝남과 동시에 들리던 이태선밴드의 음악은 월요병 시작을 알리는 알람소리처럼 들렸다. 몸은 집에 있으나 금요일 방치하고 온 회사 일이 생각나기도 하고 회의 때 또 상사가 무슨 잔소리를 할까 입이 바짝 말라온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 하나쯤은 품고 산다고 한다. 저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모두들 한번쯤 하는 듯하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다, 그 달 나가야하는 카드값 등등 다양한 이유로 때려치고 싶어도 다닐 수 밖에 없는 회사. 나 역시도 회사 생활한지 10여년전이 넘었지만 잦은 야근과 인간관계 등 남들과 비슷한 이유로 퇴사 고민을 하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듯 하다.


여기 회사 일과 직장 상사에 치여 남 눈치만 보다가 정작 자신을 잃는 것 같은 이 시대 직장인들을 위해 올해 서른, 회사생활 6년차 대리인 작가가 직장인의 험난한 사회 적응기를 본인의 경험을 녹여내어 적어내려가고 있는 에세이가 있다. 비슷한 연차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가령 지방에서 올라와 타지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살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그러할테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PART1. 직장인이 되는 게 이런 거였다고?

PART2. '딱 평균' 의 어려움

PART3. 이상:현실 = 53:47

PART4. 회사를 취미처럼, 취미를 회사처럼

PART5. 그래서 나는


본인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바라보는 PART1 에서는 마치 '인간극장' 을 보듯 회사생활을 이야기한다. 취업에 성공하고 출근하고, 돈버는 즐거움을 느끼며 남들 다하는 투자를 하며 직장 상사와 갈등을 빚는 일까지.. 모두가 비슷비슷하구나를 느끼는 대목이다. 

특히 나 역시 회사에서 1인분은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능력 탓을 하기 일쑤였다. 물론 책의 대목에도 있지만 이기적인 타인들로 인해 그 버거움이 커졌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런 빌런들에 맞서 싸울 수 있게 옆에서 응원해 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마음을 추스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회사에서 회사가 내 인생과 잠시 거래처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조금은 후해지지 않을 까 싶다. 


'요즘 나는 '세상에 어려운 일이 너무 많다며 모든 걸 포기하려하는' 나를 다른 쉬운 길이 있다며 살살 꼬셔가면서, '어차피 뜻대로 되는 건 없다며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으려 하는' 나를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며 어르고 달래 가며 챙겨가고 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약간 내려놓을 줄 알기. 그리고 실패한다고 마냥 다 내팽개치지 말고 내일 또 도전하기. 나보다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 p.142~143


올 봄 코로나로 인해 집에 일주일정도 격리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회사 안간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시간이 가져다주는 무료함이 극에 달했다. 칼같이 분리할 수 없는 영역, 그렇게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가족 이외 회사의 지분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게다가 나는 열심히 일할 30대초반, 취업을 하지 못해 일년여의 공백기간이 있었기에 회사가 주는 월급과 업무의 기쁨이 그들이 주는 스트레스보다도 더 컸다는 사실. 

저자말처럼 출근하기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가도 그래도 먹여 살려주는 회사에 감사함을 느끼며 흰색과 검정색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각자의 채도를 스스로 결정지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읽으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가장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본다. 어쨌든 일을 하며 살아가고 즐거울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는 것이 회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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