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최원진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다수가 작가가 간호사라고 예측 가능할 듯 하다. 번아웃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위로와 조언들, 상처받은 마음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며 지금 나를 살펴볼 시간이라는 표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잘하지는 않지만 항상 열심히 살며 다양한 것을 도전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간호사로 근무하며 그림을 그렸고,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간호사들의 일상과 생각을 담은 에피소들을 인스타툰에 올려 통해 무려 11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기업의 마케팅 수단 등으로 활용되던 인스타툰이 이제는 개인의 계정을 통해 일상을 연재하는 형태가 되면서 또 다른 소통 창구가 되고 있는 듯 하다. 본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간호사들의 에피소드들을 그려내면서 동종 직종 외 직장인들에게도 공감을 형성하고 있는 듯 하다.

책은 희(다만 행복하고 싶을 뿐)-노(분노는 나의 힘)-애(괴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락(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으로 목차를 정하고 저자가 경험한 행복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을 각 장에 담아낸다. 

간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병원 생활, 평소 잘 몰랐던 간호사의 근무환경이나 처우, 사라져야 할 병원 악습인 '태움문화' 에 관한 저자의 생각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 등이 에세이 형식의 글과 저자가 직접 그린 ‘툰’ 으로 채워져있다.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 하다. 예상치 못한 전염병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가 주어지는 현장과 타인의 생명을 지켜내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존재하는 의료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생명에 관여되는 심리적인 부담, 죽음과 타인의 고통을 바라봐야하는 상황, 직장 내 괴롭힘까지 가볍게 읽기에는 책 곳곳에 고충이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본인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주어진 일을 해내면서 삶의 무게를 짊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자주 목격하며 우리가 ‘하루’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생각처럼 평범하지 않다. (중략) 설령 힘든 하루였다고 해도, 당신이 무사히 그 하루를 넘겼으니 말이다. 

세월이란 그저 흐르지 않는다. 하루들이 쌓이고 매 순간 영향력을 행사하며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누군가는 갖지 못한 오늘을 우리가 가지게 된 것이니 이 하루를 어영부영 보내지 않기로 했다. 어느 순간 사라질 이 시간을 잠시나마 손에 쥘 것이다. #수고했어요_오늘도‘ p.62~63

간호사와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직장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받기를 바란다. 지금 내 마음은 전치 몇 주일지, 남을 돌보기 전에 나를 먼저 잘 돌아보야할 때일 듯하다.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타인을 잘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각자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 책을 다 읽을 무렵 접했던 경기도 이천 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직업정신으로 환자 보호를 위해 살신성인하신 간호사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