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영국 - 워킹홀리데이로 만난 영국 문화 이야기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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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음악에 빠져 살았던 나에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영국', 그 중 영국 음악은 어디서 읽은 글처럼 '만약 영국이 없었다면  지금 대중음악은 얼마나 재미없을까 싶을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비틀즈부터 핑크플로이드, 롤링 스톤즈, 레드 제플린같은 클래식 록 밴드부터 퀸, 라디오 헤드,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등등 현대시대 다양한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건 크나큰 선물이었다.

랜드마크 관광 명소인 런던아이, 빅 벤 등 영국 하면 떠오르는 세계적인 명소부터 피시 앤 칩스, 애프터눈 티 세트 같은 영국 음식, 앞서 말한 밴드 음악까지 오랜 전통과 새롭고 풍부한 현대 문화가 만나는 곳이 영국인 듯 하다.


현지의 문화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나 어학연수 한 번 가본적 없이 대한민국에서 아주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언제나 마음 속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생활해보는 것을 꿈꾸었으나, 무모함이면 모를까 떠날 수 있는 나이는 훌쩍 지나버렸고(이건 엄연히 나의 생각이다) 간간이 여행 도서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로 여행이 자유로워지지 않으면서, 생생한 경험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여행에세이는 가뭄 속의 단비같은 존재일터. 내가 읽은 책은 영어 워킹홀리데이를 목적으로 영국에서 500여일의 지낸 작가가 쓴 영국생활에 관한 에세이다.


한국어 강사로 일하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다재다능한 작가의 이야기를 총 5개의 장을 통해 읽어볼 수 있다. '파트1. 영국을 만나다', '파트2. 영국 문화, 그것이 궁금하다', '파트3. 영국 여행을 즐기다', '파트4. 영국에서 일하기' 그리고 마지막 '파트5. 영국에서 보낸 특별한 일상' 까지 파트 제목을 따라 천천히 저자가 경험한 평범한 일상과 여행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영국과 가까워짐을 느낄 수가 있다. 왠지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영국 웨일즈의 작은 마을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남자친구와 그의 부모님과 지내고 있는 친근한 이야기부터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웹툰 작가로서 그림을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쓴다는 내용들은 유쾌한 일상에세이 느낌으로, 바스, 옥스퍼드,콘월, 카디프, 에든버러 등을 여행하며 쓴 글들은 설레고 떠나고 싶은 여행에세이로 느껴졌다. 또 영국 날씨, 영국식 발음, 차 문화, 퀴즈프로그램 전문 국가, 카드문화 등과 같은 소개(몇몇은 책 중간 중간 박스형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할만 하다. 

영국의 여름은 아침에는 새벽 다섯 시부터 날이 밝고 저녁에는 밤 열시가 되어서야 해가 진다고 한다. 게다가 벌레도 많이 없어서 여름밤 모기와의 사투도 없다고 하니 여름 여행지로 최적이 아닐 까 싶다. 특히 나처럼 여름의 찝찝함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영국인의 특징을 나타내는 단락


'확실히 영국 사람들은 잘 참는다. 참는 게 미덕이라 생각한다. 원하는 게 있더라도 표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위대한 업적과 명예로운 삶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더 가치있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배우고 싶어도 쉽게 체득하기 힘든 마음가짐이다.' p.238


'카드 내용은 다양하며 디자인은 화려하고 독특하다. 서로에게 카드를 보내며 여러 이벤트를 챙기는 영국 사람들의 이런 마음이 진짜 부자같다.' p.243


낯선 도시를 천천히 거닐며 가슴으로 써내려간 기록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오래된 나무처럼 휴식을 주었고, 다시 일상을 만들어가는 힘을 주는 여행, 그 설레임을 서둘러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책을 통해 영국의 매력을 조금 더 느낄 수가 있었던 계기였고, 저자의 맺음말처럼 한 박자씩 느리게 가도 괜찮은 여유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넉넉한 마음의 공간이 있길, 그런 삶을 살 수 있길 서로 응원한다.


'경험의 시작은 내가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보는 일, 내가 가보지 안은 길을 가는 일이었다. 그건 바로 세상으로의 여행이었다.'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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