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어느 직장인의 젖은 낙엽 껌딱지 존버 에세이
권수호 지음 / 드림셀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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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욜로, 디지털노마드 그리고 파이어족까지.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고 생애 전체에 걸친 행복을 위해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스컴이나 책 등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월급날만 기다리는 틀에 박힌 삶을 바꾸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 나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그냥 나는 가슴 속에 사표를 품은 채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보통의 직장인이다.

 

여기 버티고 있는 우리들에게 슈퍼스타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40대 직장인의 에세이가 있다. 부제로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어느 직장인의 젖은 낙엽 껌딱지 존버 에세이라니 젖은 낙엽’, ‘껌딱지’, ‘존버아마도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단어 선택이 아닐 까 싶다.

퇴사의 길목에서 심각하게 고민하다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채 버티기를 선택한 16년 차 직장인으로 사는 저자가 브런치에 올린 글들을 엮어서 만든 에세이집이다. 벌써 세 번째 책이라고 하니 일하면서도 이렇게 책을 내면서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으며, 각 내용마다 길지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가 있다. 개콘 끝나는 시간이 아쉽고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구매하던 비슷한 또래의 40대 직장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비단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직장인으로써의 애환뿐만 아니라 가족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마치 내가 쓴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물씬 들 정도로 맞장구를 치며, 아재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아마 꽤 많은 독자들이 공감했을 거 같다는.

 

직장인 필수 공식, 1=1

일은 일이다. 일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한 발짝 빠져나와 관찰하듯 보는 게 포인트. 회사에서도 회사 생각, 집에 와도 회사 생각. 가끔은 그러다. 몸은 퇴근했으나 마음은 퇴근하지 못했던 날들. 도대체 회사가 뭔데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지금보다 아주 조금만 거리를 두자. 그래도 괜찮다.’ p.69

업무가 끝났음에도 일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하던 모습들이 생각났다. 작가는 자신과 일을 동일시 하는 ‘1=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분명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순수한 욕구가 존재한다. 눈앞의 보상이 없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냈을 때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이다. 경제적인 대가나 타인의 칭찬이 없어도 우리는 분명 목표를 달성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 남들이 주는 보상만을 좇으며 헐레벌떡 살아왔지만, 앞으로 내 삶의 작은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p.95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마음의 성장호르몬. 아직 나에게도 그런 게 남아 있을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가정을 꾸린 다음부터 성장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다. 소홀했다. 어른이 되었으니까. 아빠가 되었으니까. 이제 다 컸으니까. 부족한 것도, 배울 것도 많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성장판이 닫혔다고 내적인 성장도 멈추는 건 아닐텐데. 어쩌면 나는 그동안 내 마음의 성장호르몬을 방치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가?' p.143

 

삶은 원래 힘든거라며 조금씩만 더 즐겁게 힘들도록 노력해보자는 저자의 에필로그 글이 기억에 남는다. 가볍게 읽혔지만 하루 하루를 유의미하게 보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 둘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글로 하루를 즐겁게 버티는 힘을 공유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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