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을까?
최리나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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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또는 어떤 주어진 상황을 때에 맞게 빨리 알아차리는 능력이라는 뜻의 '눈치' 는 참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는 듯 하다. 눈치가 있다. 눈치가 없다. 눈치가 빠르다. 눈치를 주다 그리고 '눈치를 보다' 처럼 관련된 표현이 많다. 

타인의 기분을 빨리 파악하고 대인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는 '눈치' 는 생각보다 나에게 있어 어렵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학창시절, 군대, 사회생활까지 눈치보는 나. 왜 이렇게 남의 눈치를 잘 보고 소심할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눈치' 에 관한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 가운데 '나는 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을까?' 라는 가슴에 와닿는 제목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람 때문에 아프고 잠 못 이루는 모든 이들을 위한 치유에세이' 라는 부제로 그저 내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눈치' 를 벗어나 당당하게 살자는 내용으로 생각했는데 그저 평범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건강에 대한 문제, 가부장적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번의 이혼, 아빠가 다른 아이들, 배신, 절교 등등 아침드라마 뺨 칠 정도의 내용이었다. 출판사 대표까지도 이야기가 너무 무겁다고 했으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독자들이 읽으며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답했다. 치유와 동시에 혼자 고통받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책은 '1장. 봄, 지독한 꽃샘추위를 겪다', '2장. 여름 뜨거운 태양은 화상을 남긴다', '3장. 가을, 낙엽처럼 떨어졌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인생이 열렸다', '4장. 겨울, 매서운 한파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매화는 아름답다' 마지막 '5장. 다시 봄, 찬란하게 빛날 봄을 꿈꾸다' 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이야기가 사계절을 비유하듯이 슬픔과 절망 그리고 희망 등을 이야기하며 극복, 치유의 과정을 적어 내려간다.


'능력보다는 내면이 단단한 내가 되고 싶다. 부족한 나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아는 내가 좋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으려 노력을 기울이는 내가 기특하다. 나는 지금도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항상 고민하고 실행하는 나를 믿는다. 비록 여전히 빚을 갚고 있지만, 자연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마음의 틈새' 가 생긴 나를 사랑한다.' p. 244 


사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으로 인해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 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내가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고통을 마주하며 다 풀어낼 수 없는 상처들에 대해 독서와 책 쓰기로 치유의 시간을 만들어 간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오로지 나를 위한 치유' 가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아 위로가 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만드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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