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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오키나와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3
김민주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월
평점 :
문 밖을 나서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삶이 어느덧 3년차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쯤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막연히 해보게 된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가 극에 달한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은 아마도 '여행' 아닐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국내여행' 이든 '캠핑' 이든 다른 선택지도 있지만, 타국에서 즐기는 묘미를 즐기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설레임은 그보다 더 강할 듯 하다.
그 와중에 코발트블루 빛 바다사진을 보고, 그 청량한 색에 반해 오키나와 한달살기를 결심하고 떠난 프리랜서 번역가 겸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책표지도 푸른 색이라 살짝 계절을 앞서나가는 기분이었지만 청량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오키나와' 에 대해 그닥 아는 바가 없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본토 쪽 여행 경험은 있었지만, '오키나와' 에 대해서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인기가 많은 '동양의 하와이', 프로야구구단이 시즌 전 전지훈련을 떠나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곳, 사진으로 본 코끼리 코를 닮은 기암절벽인 만좌모 정도랄까.
꽤나 오래 전 회사동료가 여행갔다와서 추천하는 곳이었는데, 교통편이 안좋아 렌트카가 필수라고. 사실 그 당시에 장롱면허라 포기했던 이 곳을 책으로 만나게될 줄이야. (책에도 교통편이 안좋다고 언급되어 있다.)
'오키나와' 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 큐슈에서 대만까지 이어지는 류큐 열도를 가리키며 일본 유일의 아열대 기후를 느낄 수 있다는 것. 1879년 메이지 정부에 의해 탄생한 오키나와 현이 있기 전, ‘류큐왕국’이라는 독립국이 있었다는 것과 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에 휘말려 전후 27년 동안 미군이 통치했다가, 1972년 일본에 복귀됐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책은 여행에세이 형태로 코로나 19 전인 2019년 봄과 여름, 두 차례의 여행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다양한 매력을 품은 나하, 자탄초, 온나손, 미야코지마 등 오키나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먹고,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한달여간의 이야기를 적어내려간다. 280여페이지 속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에 눈길도 가고,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새로운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가는 여행의 묘미를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쟁 때문에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아픔이 있는 섬이라는 것도, 2차대전 후 패전 책임을 물어 1972년까지 오키나와를 점유해 미군 기지로 사용했다는 사실 그리고 20세기 일본 최고의 디바로 불리는 '아무로 나미에' 도 오키나와 출신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다양한 음식과 고단한 여행 일정의 마무리로 완벽한 시원한 맥주, 거기에 멋진 자연경관사진까지 눈이 즐겁다는 것을 이럴 때 말하는 건가보다. 저자의 인생 최고의 방학이었던 오키나와에서의 한 달을 책으로나마 함께 여행한 기분이었다. 하늘길이 다시 열리는 날,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를 꼭 볼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