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를 우리는 '동화' 라고 부른다. 어렸을 때 엄마와의 시간 중 잠들기 전에 엄마가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주던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던 동화책들, 그 포근했던 시간들이 그립기만 하다.

예쁜 파스텔톤 표지와 함께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유독 지친 날, 한줄기 위로가 되어주는 동화 속 이야기는 무엇일 까.

'우리의 깊은 마음속에는 아직 어린 아이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던 어린 아이의 모습은 우리가 어른이 된 이후에도 풍요롭고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아이의 존재를 잊고 지나온 시간이 알려준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라며 저자는 묻고 있다.

'엠씨스나이퍼' 라는 가수 노래 중에 생텍쥐페리의 작품 이름처럼 '야간비행' 이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중 '어릴 땐 하늘의 별도 셌는데 어른이 돼서는 그저 돈만 세게 돼. 표백제로 내 맘의 찌든 때를 다 세탁하면 근심도 지워질까' 라는 구절이 있는 데 왠지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생각이 났다. 

그렇다. 바쁜 일상 속 일과 사람에 치여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을 잊고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섯개의 파트 25개 동화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읽었던 터라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 동화들도 책을 통해 그때 그 기억들을 꺼내어볼 수 있었다. TV만화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주근깨 가득 '빨간머리 앤', 네로와 파트라슈의 우정을 보여준 '플란다스의 개', 스크루지영감하면 생각나는 '크리스마스캐롤', 영화, 공연으로도 만나볼 수 있었던 '마틸다', '키다리 아저씨', '아름다운 아이' 등등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책 내용 중 작가와 주인공들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담긴 문장들, '명언' 320가지를 모아 책을 꾸렸다. 

023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p.23 (어린왕자 中)

103 무슨 일이든 기대하는 데 그 즐거움의 반이 있어요. 혹시 일이 잘못되더라도 기대하는 동안의 기쁨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어요. p.76 (빨간머리 앤 中)

148 확실하지도 않은 보물보다는 확실한 오늘 밤의 즐거움이 훨씬 더 가치가 있다 p.104 (톰 소여의 모험 中)

180 지도만 보면 뭐해?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을 것 같니? 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p.127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255 위대함은 강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의 올바른 사용에 있다. 그의 힘이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자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p.176 (아름다운 아이 中)

310 저는 행복의 참된 비법을 찾았어요. 바로 '현재' 를 사는 거예요. 한없이 과거를 후회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만 꿈꾸는 것도 아니에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의 지름길이에요. p.210 (키다리 아저씨 中)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함께 내용에 대한 작가의 위로나 응원의 글 그리고 동화 작가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챕터 마지막장에는 각 동화의 주제에 대한 개인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저자의 가벼운 숙제와 그 답을 적을 수 있는 메모장(with 해시태그) 이 마련되어 있다.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들이 이런 좋은 글들이 있었구나와 함께 옛 추억에 잠시 빠져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금 찾아보면 또 다르게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책장을 뒤져볼 수 있을 듯 하다. 

유독 마음이 지친 날, 동화 한 편 읽으며 위로와 격려를 받아보는 것은 어떨 까. 마음 속 찌든 때가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