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백제를 캐다
여홍기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 문득 20년전 쯤 들었던 전공수업이 생각났다. 한국고대문화에 관한 수업으로 기억하는데, 교수는 서울 풍납토성 백제 왕경 유적 발견과 풍납토성 보존에 힘쓴 공로로 국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은 전공교수였다.

한성도읍기 백제 왕성으로 확실시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발굴을 촉발하고 고고학적 성과를 이룬 업적을 수도없이 언급했기에 오래전 일이지만 먼가 또렷해짐을 느꼈다.

 

도심 주택가 한복판에 잠들어 있는 1500년 전 역사와 문화재보존을 이유로 시간이 멈춘 채 쇠락해 가는 주택가, 긍정과 부정이 공존했기에 주민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았지만 학자로써의 유적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느꼈다는 수업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왠지 이 책과도 연관이 있어 보였다.
문화재만 보존하는 게 과연 옳은가라는 문제 제기와 함께 문화재 보전과 활용에 주민들도 동행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 지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 까 싶다.

 

'호미로 백제를 캐다' 이 책은 현재 부여 사적관리소장으로 재직중인 저자가 백제가 숨겨놓은 땅속의 비밀들을 고고학적인 측면으로 풀어가는 책이다. 역사적인 내용에 기반을 두지만, 주 내용은 고고학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고학은 유물과 유적을 통하여 옛 인류의 생활,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알고 있는데 주전공은 아닌터라 책을 읽으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긴 했다.
대신 공주와 함께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는 책에도 나와있듯이 부소산성, 정림사지, 부여관북리유적 등 답사 때 찾아갔던 부여의 백제 문화재에 대한 기억들로 이어졌다.

 

책의 주 내용은 부여지역의 고고학 조사에 대한 내용이다. 책 제목처럼 발굴조사를 위해 수없이 많은 호미질로 과거의 흔적을 세상 밖으로 내놓는 작업이라니 과거의 유물과 유적 발굴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처음으로 읽어보는 발굴조사와 고고학 정보에 대한 내용이라 신선하게 와닿았다.


다만 그림이나 사진이 있었으면 했던 점과 모르는 전문용어에 대한 주석을 달아주었더라면 이해하는 데 더 수월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부여로의 가족여행을 계획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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