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의 화원을 거닐다 - 당신의 꽃은 무엇인가요? 조경기사의 식물 인문학 1
홍희창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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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에서 식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 하다. 개나 고양이처럼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인 반려동물같이 식물도 물 주고, 비료를 주며 공들여 키우는 반려식물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과언이 아닐 듯 하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관리해야하는 식물, 책 '이규보의 화원을 거닐다' 에서는 꽃, 나무, 과일과 채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조경' 이나 '원예' 등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시와 그림으로 보는 재미있는 식물인문학' 이라는 소개는 다소 생소하게 와닿았다.

 

우선, 책 제목에 나와있는 '이규보' 란 인물에 대해 알아보자면, 1168년 고려 의종 22년에 태어난 인물로 후세의 평가는 극단적이라고 한다. 어찌되었건 이규보는 13세기 한국문학사의 지평을 넓힌 사람이라는 데는 이견은 없을 듯 하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에도 배웠던 '동국이상국집'이나 '동명왕편' 도 그의 저서이다.

이 책은 '동국이상국집' 등에 나오는 2천편이 넘는 수많은 시들 중에서 앞서 말한 꽃과 나무, 과일과 채소를 읖은 시들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아마 이규보도 식물을 좋아하고, 풍류를 좋아하여 그렇게 시를 짓지 않았을 까 예측해본다.

 

식물 지식과 관리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들은 있지만, 이렇게 시와 그림 그리고 역사적 사실 등 인문학적 요소가 들어가는 책은 참으로 드물어서인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챕터 1에는 당나라 시대 비단 25필값에 달하는 모란부터 매화, 봉선화, 접시꽃 등 20종의 꽃에 대해 이야기한다. 챕터2에서는 식물학상 풀에 가까운 대나무, 한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버드나무 등 10종의 나무 소개가 이어지며, 챕터3에서는 임금님의 하사품이었던 귀한 귤, 삼국시개부터 전해 내려오는 무 등 13종의 과일과 채소를 이야기한다.

 

해당 식물과 관련된 시 한구절을 인용하고 뒤이어 식물에 대한 소개(학명, 이름의 유래, 생김새, 우리나라로 들어온 시기 등) 가 이어진다. 정보만 전달하고자 한다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데, 이렇게 시와 함께 해당 식물을 그린 동서양 그림들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박물관을 돌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반부에는 '심고 키우기' 라는 면으로 작물을 어떻게 키워야하는 지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될 듯 하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꽃과 나무들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더 만끽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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