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로피 헌터 (3쇄 스페셜 에디션)
노은희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트로피 헌터' 의 뜻을 아는 가. 다소 생소한 단어인 '트로피 헌터' 는 사냥을 오락처럼 여겨 야생동물을 선택적으로 사냥하는 자들을 일컫고, 또 사냥한 동물의 일부를 기념으로 박제한다고 한다.
여전히 아프리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냥활동, 동명의 소설은 무엇을 이야기할 지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기대감이 앞섰다. 사실 소설을 즐겨 있는 편은 아니라, 읽고 어떻게 평을 남겨야 할 지 다소 막막한 감은 있었지만 단편소설이라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슴과 트로피 모양이 그려진 검은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트로피 헌터', '부활', '똘뜨' 이렇게 3개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다. '트로피 헌터' 에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 속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며 헌터 일을 하는 주인공이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부활' 에서는 어린 시절 박제품에 대한 애착을 가지며 박제사가 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똘뜨' 에서는 알콜중독자 아버지에게 맞아 죽은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를 용서못하는 주인공이 성경을 필사하여 북으로 보내는 일을 하며, 아버지를 용서하게 되는 종교와 개인의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작년 아산문화재단과 한국문인협회에서 주관한 제4회 아산문학상에서 '트로피 헌터' 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적이면서도 강렬한 문체를 느낄 수가 있었는 데, 그래서 인지 몰라도 '양지에 있지만 음지를 바라보고 있는 작가' 라는 호칭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어두우면서도 종교적인 색채를 느낄 수가 있었지만, 결국 저자가 작품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에 대한 '사랑' 이 아니었을 까 한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영토를 확장시키며 끝없이 뻗어나가고자 하는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을 만나게 될 지 궁금해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