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 라이프스타일 에세이 1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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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외근이 나가서 시간이 조금 남아 들른 오전의 카페 풍경은 제법 한산한 편이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엄마들이나 혹은 노트북을 켜놓고 공부를 하는 학생인지 혹은 회사에 전속되지 않은 채 자유계약에 의하여 일을 하는 '프리랜서' 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쳇바퀴처럼 회사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몸인지라 카페에서 여유롭게 일을 하는 그들이 참 부럽게만 느껴진다. 물론 저마다의 고충은 다 있겠지만 말이다.

 

'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 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느낌이랄까. 혼잡한 출퇴근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치이지 않으며, 결국 내가 있는 곳이 결국 일하는 곳이 되는 얽매여있지 않는 환경까지. 특히 요즘처럼 일과 주거에 있어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갖춘 사람들을 뜻하는 '디지털 노마드' 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 까 한다.

 

사실 책을 접했을 때는 통상 프리랜서 작가들의 책처럼 번역가 입문부터 시작해서 일감 구하는 방법이나 번역에 관한 이야기 등이 주가 될 지 알았는데, 그에 할애한 내용보다는 일본어를 전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의 일상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은 내용들이 주가 되었던 것 같다. 이미 '프리랜서 번역가 수업'.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등 책을 낸 적도 있기에 '번역' 에 대한 내용들은 전작들에서 충분히 소개가 된 듯 하다.

 

프롤로그 글에도 있지만 이 책은 프리랜서로 사는 일상이야기 뿐만 아니라, 살면서 느꼈던 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담아내고 있다. 에세이 형식이라 자유로운 느낌일 거라 생각했지만, 저자의 글들을 보면서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비슷한 면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었다.

 

'지금 당장은 괴롭고 힘들지만 나중에 행복한 삶이 아니라, 지금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 까. (...) 소중한 일상에 슬쩍슬쩍 숨어있는 행복을 숨은 그림찾기처럼 찾아내다 보면, 그래도 자신의 인생이 생각보다 더 근사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지 않을까. (p.167~169)

 

독서를 하다 보면 저자들이 상당히 자신감 넘치고, 본인의 생각들을 주입하는 경향을 띄는 책들도 접하게 되는 데, '자기 관리는 못합니다' 나 '누군가가 이따위 글을 인쇄하기 위해 잘린 나무에게 사과하라고 한다면 그 정도야 기꺼이 할 생각은 있는' 가치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옷장의 홈웨어가 70%를 차지하는' 친구같은 느낌의 작가와 잡담하는 듯하게 책장을 넘길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바램대로 늦은 오후, 좋아하는 음료와 함께 즐겁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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