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1 - 헝가리에서 벨기에까지 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1
심언석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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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일이다. 군 시절, 새까맣게 타서 휴가 복귀한 고참에게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봤더니 제주도를 다녀왔다고 한다. 남들 다 가는 제주도,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4박 5일동안 제주도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했댄다. 어린 나이에 무언가 멋져 보였다. 나도 제대하고 꼭 한번 하리라 마음먹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편하게 비행기나 자동차를 애용할 뿐이다.

 

이 책은 90일이라는 시간동안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한 작가의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유지 영국을 포함해서 헝가리부터 시작하여 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체코-독일-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까지 총 11개국에 대한 여행기가 담겨 있다.


사실 유럽여행에 대한 책들(볼거리, 먹거리 등에 대한 친절한 해설을 담은) 은 시중에도 참 많이 나와 있다. 심지어 많은 블로거들이 본인의 블로그에 상세한 정보를 올려 놓기에 어렵지 않게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시대다. 허나 이렇게 자전거를 통한 여행은 쉽지 않은 터라 몸소 겪은 체험담들이 궁금해졌다.

 

'1편' 이라고 명기해놨기에, 이 책은 영국을 경유지로 해서 헝가리부터 벨기에 브뤼셀까지 여행한 8개국에 대한 내용이 400여페이지 내용으로 전개된다. 사실 책이 제법 두꺼워서 잘 읽힐 수 있을 까 우려했지만, 여행에세이 답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과 작가가 친히 찍은 많은 사진들로 인해 읽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책을 통해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무료 숙소 공유 사이트인 '웜샤워(www.warmshowers.org) 나 카우치서핑(www.couchsurfing.org) 등이 있다는 것을 첨 알게 되서 유용했고, 나라마다 호스트들이 숙소를 공유해주고 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작가 말처럼 숙박비 세이브 효과와 함께 각 나라의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볼 수 있는 효과가 있으니 나중에 꼭 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온 8개국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작가가 설명해주는 각 방문지에 대한 소개나 사진들이 신선했다. 각 나라의 메인도시 뿐만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중소도시들에 대한 소개와 눈호강할 수 있는 풍경 사진들은 코로나 시대 하늘길이 막힌 지금 대리 만족할 수 있음에 충분했던 듯 하다.

개인적으로 맥주를 좋아하는 편인데, 작가는 음식을 먹을 때 빼놓지 않고 물처럼 맥주를 마신 듯 했다.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이나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공장 체험이 부럽게 느껴졌다.

 

책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세상은 넒고 아직 하지 못한 것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하늘길이 열려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작가처럼 자전거로 횡단해보고 싶은 욕심을 가져보리라. 물론 실천이 더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2편에는 어떤 여행기를 들려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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