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공연과 전시를 보러 간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날씨 좋은 날 대학로를 거닐고 재미있는 공연을 보고, 혹은 예술의 전당에서 느긋하게 전시를 보며 커피 한잔하는 그런 보통의, 평범한 날들이 그리울 줄이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공연장은 관객수를 제한하거나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하고, 좋은 전시는 당연히 연기되기 일쑤인 요즘, 독서로 그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하룻밤 미술관' 이 책은 문화부기자가 아닌 사회부와 정치부에 몸담으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담당했던 작가가 미술 비전공자의 시선으로 (책 표현을 빌리자면 '미술에 적당히 발담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사실 미술하면 고귀하고 완벽히 이해해야 할 것같은 기분이 드는 데, 책을 읽으면서 그런 마음가짐을 적당히 내려놓게 되었다.

최근에 읽었던 프랑스 루브르미술관의  회화들 중 국가와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에 대한 소개 책을 읽었는데, 기법이나 역사적 사실을 기반의 설명 위주로 그런 지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다. 저자가 서양미술사가 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책 제목처럼 하룻밤에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시작으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그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린 화가다.), 에드가르 드가, 폴 세잔, 오귀스트 로댕,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등등. 18명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작품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기자로써 충분한 고증을 기반으로한 사실 전달도 있지만, 중간 중간 그 시대 상황에 맞게 문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마치 그 시점으로 예술가들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도록 글로 풀어내고 있다. 미처 몰랐던 예술가들의 뒷 이야기들 및 책 후반부의 '속사정 특집' 4가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읽힌다.

 

예술의 전당 전시로 만나봤었던 툴루즈 로트레크나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은 반갑게 느껴졌고, 빌헬름 하메르스회나 모리스 위트릴로 처럼 그동안 잘 몰랐던 예술가의 작품과 소개는 신선하게 느껴졌으며, 우리나라 최북(사실 모르는 분이었다. 전북무주에 미술관까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방문해보고 싶다.), 유명한 소 작품의 이중섭까지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진심 '생애 첫 미술책' 이 아닐 까.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작가의 세심한 배려들이 책 곳곳에 녹아져 있다. 전시보러 못가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냈지만, 그래도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서 예전처럼 미술관을 거닐며, 거장들의 작품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