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김범석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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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마주한 평범한 우리 주변 이야기, 신경정신과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에 맞서 싸우는 정신과 의사이야기를 접했는데, 이 책은 혈액종양내과 18년차 '암전문 의사' 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에세이다. 글까지 잘 쓰는 의사들이라.. 내심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부유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피해갈 수 없는 게 죽음이다. 여기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고통없이 마감을 하려는 사람 혹은 연명하고자 하는 사람 역시 존재하는 법이다. 과연 나는 이 상황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할까.

 

책은 죽음 앞에 선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이야기, 다행히 완쾌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느끼는 소명의식과 그 밖의 개인의 이야기들이 아주 담담하게 적혀있다. 저자 역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폐암으로 떠나보낸터라 암환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아마도 다를터이다. 의사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그 영향이 컸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가" 라는 질문을 안고 태어난다. 일종의 숙제라면 숙제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나람의 숙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p.63)

'언제나 '가족이니까' 와 '가족인데 뭐 어때' 그 언저리에서 누구보다 가장 모르는 존재가 되기 쉬운 것이 가족인 것만 같다.' (p.70)

'비록 인간의 생이란 유한하기에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지만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주어진 남은 날들을 조금 다르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p.146)

 

앞만 보면 이 악물고 달려온 삶을 살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 말기암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선택한 사람 등등 다양한 사연을 통해 가슴이 찡해져오는 것을
느끼는 가운데 가족들이 생각이 났다. 서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무얼 좋아하는 지 잘 모르고 또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는 존재가 아니었는가 반문해보게 되었다.

당장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의미있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까. 왜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왔을 까하는 생각 역시 머릿 속을 지나쳐갔다. 단순히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넘어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구나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내 주변을 돌아보고 잘 정리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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