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다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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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속마음을 들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는 제목에서 느끼다시피 오늘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고분고분 '예, 알겠습니다.' 를 남발하면서, 속은 고깝고 반감어린 마음으로 팽배해진다.


책은 어른이 된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등 다섯 가지 파트로 개인의 여러 주변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가며, 삶의 단면들을 노련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물론 외국저서라서 완벽하게 녹아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건 매한가지니까 말이다. 중간 중간 삽화와 함께, 요지가 되는 글들이 적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가 있었다.

 

'좋은 사람' 의 역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사람' 은 실상 '넌 지금 내게 유용한 사람이야' 라는 뜻에 불과하다. (p.252) 최근에 비슷한 류의 책을 읽어서 다시 한번 되뇌여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나의 과한 친절함이 때론 나를 함부로 대하게 하는 부메랑이 되어온다는 것. 그 때문에 결국 나의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험들을 숯하게 겪어온바다. 결국 좋은 사람의 역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부모의 찬란한 젊음을 밑거름 삼았기에 지금 당신의 눈부신 인생이 존재하는 것이고, 또 당신의 화려한 전성기는 부모의 쓸쓸한 노후와 맞바꿨다는 것이다.(p.146)괜시리 부모님이 많이 생각났다. 찬란한 젊음이란 담보로 가족을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나라는 존재가 더 빛나고 있는 것은 아닐 까.

 

그 밖에도 곱씹을 만한 문구들이 많았다. 둥글둥글한 위로라는 측면보다는 냉정한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끔 해주는 책이라 더 공감어렸던 듯 하다. 다시 한번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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