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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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에세이를 좋아한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무거울 때. 그저 구애받지 않은 필체에 따라 자유로이 적힌 글들을 보면 잠시나마 위안을 받는 기분이랄까. '안녕, 소중한 사람' 이 책 역시 그랬다. '내가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이라고 책을 감싸는 테두리처럼 그저 묵묵히 작가가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이 들어나서 책을 보는 내내 생각에 잠길 수가 있었다.

 

'우리에게', '나에게', '당신에게', '사랑에게', '이별에게' 총 다섯가지 파트로 되어 있다. 책은 막힘없이 읽혔다. 딱히 서평을 논하기에는 어려울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적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꼭대기의 수줍음' 이다.(p.52)
자신에 의해 풀이나 작은 나무들이 볕을 받지 못하거나, 옆에 있는 다른 나무가 불편해 하지 않도록 숲의 나무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댄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로 한 없이 가까워지는 것만이 관계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간의 거리가 멀다고 서운해하고 성급하게 인간관계를 맺으려 애써
노력했던 철없던 시절이 생각났다. 나를 위해, 상대를 위해서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음에도 말이다.

 

그 밖에도 좋은 글들이 책을 채우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마음의 여유를 선사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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