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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원에 산 비트코인 1억 원이 넘어도 안 파는 이유 - 100억대 자산가 최성락의 비트코인론
최성락 지음 / 여린풀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50만 원에 산 비트코인, 1억 원이 넘어도 안 파는 이유』는 단순한 투자 성공담을 넘어, 비트코인이 지닌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의미를 다층적으로 해석하는 흥미로운 교양서이다. 저자 최성락은 비트코인을 2013년에 처음 접하고, 이후 수년간 그 가치와 본질을 통찰해온 연구자이다. 그는 단기적 가격 상승에만 주목하지 않고, 비트코인이 제도화된 경제와 정치 질서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이 자산의 존재 의의를 탐색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경제학의 시선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비트코인이 왜 주류 경제학자들에게 비판받는지를 설명하며, 시장의 자율성과 국가 개입 사이에서 경제 이론이 어떻게 갈라져 왔는지를 짚는다. 특히 고전적 자유주의, 케인스주의,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의 위치를 조명한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발행하지 않은 통화로서, 정부의 경제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자유주의적 이상에 부합하지만, 동시에 불안정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케인스주의적 비판에도 직면한다.
2장에서는 정치적 자유주의와 비트코인의 접점을 다룬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탈국가적 통화로서 비트코인은 기존의 주권 개념에 도전하며, 중앙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화폐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양과 서양의 권력 개념의 차이, 국가 권력의 경계, 세계정부와 국민국가의 갈등 등 정치철학적 담론과 연결시키며 비트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선 정치적 실험이라는 시각을 제시한다.
3장은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한다. 1기(출현2017), 2기(20172025), 3기(트럼프 정권 이후)로 나눠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와 제도권의 수용 과정을 설명하며, 특히 가상자산 관련 법규와 제도의 변화를 통해 제도권이 어떻게 비트코인을 받아들여 왔는지 분석한다. 비트코인 ETF의 의미와 주식·부동산 등 다른 자산군과의 관계 변화도 이 장의 주요한 논점이다.
4장은 투자 대상으로서의 비트코인을 살핀다. 저자는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만 주목하는 단기적 접근을 경계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왜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를 제시한다. 여기엔 통화 발행량의 제한, 탈중앙화, 검열 저항성 등의 본질적 속성이 있다. 투자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병치하면서, 변동성과 리스크, 마니아적 신봉층의 존재도 다루며, 독자가 비트코인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5장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을 정리한다. 범죄에 활용된다는 우려,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 양적긴축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비판을 회피하지 않고 성실히 검토하면서, 비트코인의 기술적 진보 가능성과 제도화 이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한다.
6장에서는 '그래도 비트코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비트코인이 가지는 철학적·문화적 의의를 조명한다. 알트코인과의 차별점, 국제 상품화 가능성, 블록체인의 미래 기술로서의 잠재력, 디지털 시대의 희소성과 작가 사망 후 예술작품의 가치 상승과 유사한 메커니즘 등이 제시된다. 특히 ‘한계를 돌파하는 상상력’으로서 비트코인이 가지는 문화적 상징성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이 책은 단순한 암호화폐 입문서나 투자 지침서와는 다르다. 경제학, 정치철학, 사회학, 기술사 등을 횡단하며 비트코인의 본질을 파헤친다. 저자는 비트코인을 통해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정부가 발행하지 않은 통화는 어떻게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는가?”, “자산의 희소성과 가치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디지털 시대의 소유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암호화폐의 성패를 넘어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화폐의 본질, 권력, 신뢰, 그리고 자유에 대한 성찰로 확장된다.
총평하자면, 『50만 원에 산 비트코인, 1억 원이 넘어도 안 파는 이유』는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단기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 새로운 자산이 기존 세계관에 던지는 도전과 가능성을 통찰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은, 비트코인을 '돈'이 아니라 '담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의 치밀한 분석과 균형 잡힌 시선은 독자에게 단순한 정보가 아닌,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