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 힘든 열한 살을 위한 마음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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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 리뷰] 내 마음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 진짜 ‘관계의 온도’를 배우는 시간

요즘 아이들의 우정은 어른들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울기도 하고, 단체 대화방에서 이탈하는 친구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죠. 『내 마음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는 이런 관계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아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스스로의 감정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친구와 잘 지내자’라는 도덕적인 메시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 감정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덕분에 독자는 “왜 나는 이렇게 서운할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감정의 언어를 아이 스스로 표현할 수 있게 돕는 구성입니다. 각 장마다 상황별 예시가 생생하게 담겨 있어 “나도 이런 적 있었는데!” 하는 공감이 절로 생깁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내 비밀을 실수로 말했을 때,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폭발시키는 대신 ‘속상하지만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아’라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건강한 거리두기’와 ‘진짜 공감’의 차이를 배우게 됩니다.

그림 역시 부드러운 색감으로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마치 친구와 손을 꼭 잡고 걷는 듯한 기분이 들죠. 시각적으로도 감정의 완급이 자연스럽게 전달되어, 어린 독자들이 글보다 먼저 ‘감정의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또한 이 책은 부모와 교사에게도 유용합니다. 아이가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할 때 “그냥 넘어가”, “다 네가 참아야지”라고 말하기보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감정의 이름을 찾아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미안해’라는 말보다 ‘그때 네가 속상했겠구나’라고 공감해주는 것이 훨씬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내 마음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는 결국 ‘좋은 관계’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마음을 지켜주는 태도임을 알려줍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관계에서 상처받은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죠.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친구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 하루의 말과 행동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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