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 푸른역사 주니어 2
유정애 지음, 노영주 그림, 김진 기획 / 푸른역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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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은 날마다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쟁과 갈등으로 고통받는 이웃 나라들이 있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시리아, 라오스, 에리트레아 같은 지역은 전쟁과 분쟁 속에서 어린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리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요.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는 바로 이런 세계 곳곳의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입니다. 단순히 교과서처럼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편지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실을 전해줍니다.

책장을 펼치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지도입니다. 좁은 땅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분쟁의 흔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전차와 탱크를 바라보며 자라야 하는 현실, 학교와 병원이 폭격으로 무너져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 되어버린 일상은 독자의 가슴을 깊이 울립니다. 아이들이 보내는 편지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담겨 있지만, 동시에 언젠가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소망이 간절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절로 다짐하게 됩니다.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라오스에서 온 편지에서는 또 다른 아픔이 그려집니다. 이미 오래전에 끝난 전쟁의 흔적이 아직도 아이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땅속에 묻힌 폭탄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이들이 뛰놀던 마을 곳곳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평화롭게 놀아야 할 아이들이 폭탄을 가지고 노는 아이러니한 현실은 독자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책은 단순히 슬픔에 머물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세계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 해답은 분명합니다.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라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에리트레아와 시리아에서 온 편지에서는 난민들의 고단한 삶이 담겨 있습니다. 결혼식마저 전쟁의 위협 속에서 치러야 하는 현실, 고향을 떠나 난민 캠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은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뉴스에서 스쳐 지나가던 장면들이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시 전해질 때, 그것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다가옵니다.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단순한 사건으로 설명하지 않고, ‘사람’과 ‘아이들’을 중심에 둡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훨씬 더 마음 깊이 다가옵니다. 전쟁이란 결국 정치와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지구촌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마음에 남는 부분은 아이들의 꿈입니다. 어떤 아이는 평화롭게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폭탄 대신 공을 차며 뛰어놀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당연해야 할 꿈이지만, 그들에게는 아직도 멀고도 어려운 현실이지요. 이 소박한 바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과연 나는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는 단순히 해외 분쟁을 알리는 책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가 세계시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묻게 하는 책입니다. 작은 관심과 연대, 그리고 꾸준한 목소리가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이들의 편지는 우리에게 간절히 외칩니다. 더 이상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지도를 함께 그려가자고요. 그래서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되뇌게 됩니다.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가 이루어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이 책이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세계시민 교육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배운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순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책 속 아이들의 목소리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소망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다짐하게 합니다. 오늘도 나는 마음속에 펼쳐진 지도를 바라보며 다시 다짐합니다.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를 선택하는 길만이 우리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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