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얼굴
이현종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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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현종 작가의 『사라진 얼굴』은

인간의 욕망, 배신,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

어떻게 얽혀 파국으로 향하는지를

긴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표지 속 차가운 가면의 이미지는

곧 소설 속 인물들이 숨기고 있는

진짜 얼굴을 상징하며,

독자는 이 가면 뒤의 실체를 한 겹씩 벗겨나가는

과정을 따라가게 된다.

이야기는 주인공 이준혁의 비극적인 가족사로

시작된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사건의 배후에는 막대한 규모의 재단과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그의 움직임은

곧 더 큰 음모와 맞물리며,

희망과 절망이 뒤엉킨 선택의 연속으로 몰아간다.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다층적인 인물 구성이다.

강력계 베테랑 형사 이병찬은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리며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젊은 형사 박희성은 정의감과 열정으로

사건에 임하지만,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이 도사린다.

재단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전승일,

무자비한 권력가 조대식,

시간여행 기술을 개발한 장진호,

그리고 배신과 절망 속에서 범죄자가 되어가는

차혁진까지—이들 모두는

각자의 욕망과 상처를 안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누구도 쉽게 선악으로

단정하지 못하게 만든다.작품은 4부로 나뉘어 전개된다.

1부 ‘절망과 희망’에서는 인물들의 현재 상황과

과거가 교차하며 서사의 기반을 다지고,

2부 ‘진실과 의혹’에서는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더욱 복잡해지는

인간관계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준다.

3부 ‘추적’에서는 시간여행이라는 SF적 장치를

통해 과거로의 회귀 가능성이 열리지만,

그것이 곧바로 구원의 길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마지막 4부 ‘배신과 회귀’에서는

선택의 대가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도달한 진실이

독자를 충격 속에 몰아넣는다.『사라진 얼굴』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진실을 쫓는 추적극이지만,

그 안에는 ‘과거를 바꾸는 것이 과연 구원인가,

아니면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깔려 있다.

시간여행이라는 장치가 화려하게 쓰이지만,

작가는 이를 기술적 신기함으로 소비하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와 도덕적 딜레마를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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