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겐트로피 - 야훼 하나님의 창조 영성
임양택 지음 / 카리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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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목은 다소 낯설게 다가오지만,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의 삶 깊숙이 파고드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물리학에서 엔트로피는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반면, 네겣트 로피는 그 반대, 즉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뜻합니다. 임향택 저자는 바로 이 개념을 창세기 천지창조 이야기에 접목하여, 혼돈과 공허 속에서 어떻게 생명과 질서가 태어났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단순히 성경을 지식적으로 해부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의 고통과 혼란을 끌어안고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길을 제시하는, 한 편의 깊은 영적 탐험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혁신적인 시도는 창세기 1장과 2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창세기 1장과 2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기록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창세기 2장 4절, "이것이 하늘과 땅이 만들어 내어질 때의 계보이라"라는 문구에 주목합니다. 이를 통해 두 이야기는 단순히 시간의 나열이 아니라, 각각 다른 관점에서 창조를 바라본 신앙 고백임을 역설합니다. 1장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광활한 우주를 질서 있게 창조하신 장엄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2장은 인간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사랑과 돌봄을 중심으로 창조를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이중적 관점은 창조를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며, 하나님의 사랑이 단순히 권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완성됨을 깨닫게 해줍니다.

또한 저자는 창조 이전의 상태를 묘사하는 '혼돈(chaos)', '공허(void)', '흑암(darkness)'을 단순히 부정적인 상태로만 보지 않습니다. 이는 파괴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는 역동적인 에너지이자 가능성의 장입니다. 하나님은 이 무질서의 상태를 심판하거나 없애지 않고, 그 안에 뛰어들어 질서를 부여하십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나누시고, 물과 땅을 분리하시며, 생명들을 채워나가십니다. 이 과정 자체가 바로 '네겣트 로피', 즉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행위인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삶의 고통과 혼란을 더 이상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됩니다. 우리의 상실, 아픔, 방황이 바로 하나님께서 새로운 질서와 생명을 불어넣으실 수 있는 가능성의 땅임을 깨닫게 됩니다.

저자의 풍부한 상담 경험은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는 단순히 성경 구절을 해석하는 신학자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깊이 이해하는 상담가로서의 시각으로 창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때문에 책의 내용은 공허한 교리가 아니라,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실질적인 조언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방황할 때, 이 책은 성경적 진리를 바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영적 나침반'의 역할을 해줍니다. 혼돈을 직면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하는 법을 가르치며,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도록 우리를 격려합니다.

결론적으로, '네겣트 로피'는 혼돈과 무질서가 만연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믿음 안에서 어떻게 혼란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재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하나님의 창조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우리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네겣트 로피'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은, 복잡한 현실 속에서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새로운 희망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혼돈을 두려워하는 대신, 그 안에서 질서를 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그분과 함께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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