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순간만은 완전히 우리의 것이다!
윗사람들이 상의를 하고 있는 동안
아무 곳이나 따뜻한 곳을 찾아
불 옆에 앉아
조금 후에 시작될
고된 노동의 시간에 대비하는 것이다.

운이 좋아 난로 옆에라도 앉게 되면,
발싸개라도 풀어서 불을 쬐는 것이다.

그러면 하루 종일 발가락들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난로가 없어도 이 순간의 자유로움이란 너무도 행복한 것이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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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나는 부조리에서 세 가지 귀결을 이끌어 낸다.

바로 나의 반항, 나의 자유 그리고 나의 열정이다.

오직 의식의 활동을 통해 나는 죽음으로의 초대였던 것을
삶의 법칙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나는 자살을 거부한다.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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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자연과 정신 사이에 놓인
좁고 위험한 다리에 지나지 않는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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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혜의 도시


*‘성명학‘은 바빌론에서 중요했다. 이곳에서는 사유가 현대 세계에서 사용하는 귀납법이나 연역법보다 주로 *유추의 형식을 취했다.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는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에 그 **본성이 들어 있다고 믿었다. *좋은 이름은 *좋은 사람을 만든다는 사고다.

처음에는 *문법이라는 게 없었다. 단어들-주로 *명사이고 동사가 약간 있었다-을 늘어놓은 순서에는 특별한 원칙이 없었다.

우리가 아는 *쓰기와 *읽기는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슈루파크에서 발달했다. 그 언어는 **수메르어였다. 수메르인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셈어에서는 *히브리어와 *아랍어가 가장 유명하지만 기원전 1000년대에는 *가나안어가 널리 사용되었다(*가나안어에서 페니키아어와 히브리어가 나왔다). 셈어가 *알파벳 문자에 적절한 이유는 대다수 명사와 동사들이 세 개의 자음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있었다.

현전하는 최초의 알파벳은 지중해 북동부, 시리아와 소아시아 사시에 위치한 알렉산드레타 부근의 라스샴라(깔때기 머리)를 발굴할 때 발견되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글을 아는 사람이 큰 존경을 받았다. 우르에서 필경사를 양성한 것은 적어도 *기원잔 2000년대 중반이다. 필경사는 문서에 서명할 때 자기 조상들의 이름과 직함도 써 넣었다. 글은 필경사와 행정관만이 배울 수 있었다. 필경사라는 단어는 교양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133-9쪽

바빌론에서 창조된 가장 위대한 문학, 세계 최초의 문학적 걸작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그는 "세상의 끝에서 만물을 본 자"였ㄷ. 길가메시가 기원전 2900년경 우르크를 지배한 왕이고 서사시의 사건들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는 3분의2 가 신이고 3분의 1이 인간이다. 첫 부분에서 길가메시는 우르크 사람들의 저항을 물리치고, 도시의 성벽을 세우는 ‘기적의 업적‘을 올린다. 이 성벽은 길이 9.5킬로미터이며, 그 안에는 900여 개의 반원형 망루가 있었다고 한다. 이 대목은 사실인 듯하다.

발굴 결과 초기 왕조 시대(기원전 2900년경)에 새로 개발된 굽은 벽돌을 이용해 반원형 구조물을 쌓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길가메시는 가혹한 군주였으므로 신민들은 신들에게 반대자를 보내 길가메시를 물리치고 시민들이 평온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사시의 앞부분은 그런대로 건설적이지만 뒤로 가면서 점점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 메소포타미아에 최초의 도서관이 건립되었다고는 하지만 실은 도서관이라기보다 서고에 가까웠다.

초기 도시에는 두 가지 유형의 권력자가 있었다. 첫째는 *엔이라고 부르는 사제장이다. 그는 *법인체 혹은 자치체를 운영하며 신들과의 *중재를 통해 모두에게 *식량/소득을 주기에 충분한 *토지 산출력을 지속적으로 보장한다. 또한 엔은 시민들에게 *소득을 재분배하고 *대외 통상을 담당한다.

둘째 권력자는 *루갈이다. 말 그대로는 ‘위대한 인물‘이라는 뜻이며, 감독관, 요새 사령관으로 군사문제와 외교를 담당한다.

(...) 이제는 *세속적 권력과 *종교적 권력의 더 큰 구분이 생겨났고 남성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이런 변화를 유발한 것은 **전쟁인데, 전쟁에서 *인구가 증대하자 각 도시들 간에 더 많은 땅과 물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심화되었다.

둘째, 기술자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도시가 번영하고 물질적 부가 쌓이자 다른 도시를 약탈하려는 욕구가 생겼다. 평화 시기와 달리 전쟁 시기에는 전사가 중심이 되며, 유능한 루갈의 카리스마와 성공은 시민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준다.

이리하여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제법 그럴듯한 왕권의 관념이 성장했고, 그와 더불어 국가의 관념도 발달했다. 루갈은 왕이 되어 여러 도시와 도시들 사이의 영토를 다스렸다.

고대 중동에서 한 지역을 초월한 최초의 정치적 실체는 **아카드 국가였다. 이 국가를 세운 *사르곤(기원전 2340~2284년)은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의미와 같은 최초의 왕이었다.


14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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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수업, 오중우>


예술작품이 주는 울림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예술은 사람들의 *고뇌와 고통을 이해하고 인간의 *가치를 *해석해 *삶의 전망을 밝히는 *인문학의 전위에 있습니다. 예술은 인문학적 사유의 출발점을 놓지요.


10쪽


부디 이 책을 읽는 일이 하나의 ‘사건‘이 되기를 바랍니다.

11쪽


피카소는 사진을 받아 들더니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 말했죠. 당신의 아내는 매우 납작하군요.

피카소는 **대상의 진실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피카소의 그림은 차차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만 담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상을 무조건 기괴하게 비튼다고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죠. 수련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깨달음을 얻지 못한 채, 창의성을 발휘했다는 미명 아래 나온 것들은 대부분 개인의 사적인 과시에 그치고 맙니다. 창의성은 바른 생각, 정직한 자세의 반대편에 있지 않습니다.


/ 진정한 창의성의 비밀

창의성은 단순히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을 뜻하지 않습니다. 진짜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꼭 필요합니다.

먼저, **전문성입니다. 피카소가 대상을 보이는 그대로 정밀하게 그리다가 대상의 진실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 예술세계를 열었듯이, 우선 이전부터 축적된 능력을 학습하고 익혀서 전문적인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그 대상을 행한 **애착입니다. 애정 없이는 어떠한 대상도 제대로 볼 수 없으며, 그 일을 발전시킬 수도 없습니다. 창의성이 기존의 것을 버리고 또 그 일에 애정을 품지 않야야 집착하지 않게 되어 비로소 발현된다고 여기는 일반적인 생각은 창의력을 죽이는 셈입니다.

뭐든 제대로 알고 난 뒤에야 창의성이 나오는 법입니다. 전문성과 애착은 창의력의 기반인 셈이죠. 모든 예술가는 언제나 **기존에 확립된 규범을 학습하고 수련합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그러다가 저절로 기존의 것을 넘어서서 창의력을 발휘합니다.

12-18쪽

이탈리아 조각가 루초 폰타나 Lucio Fontana는 캔버스를 긴 시간 응시하다가 날카로운 칼로 단번에 확 그었습니다 그 순간 이 차원에 갇힌 평면은 상처를 닫고 무한한 공간을 향해 열였습니다. 캔버스라는 물질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죠. 작가의 단 한 번의 몸짓으로 평면에 행위 자체가 들어왔습니다.


과연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터넷을 클릭하면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 그리고 그것들을 좇으면서 그것이 자신의 지식이라도 되는 듯이 여기는 사람들과 그것을 앎의 가치라고 평가하는 세태.

이러한 흥밋거리에 전념하는 만물박사들은 자신들의 지식이 완전히 학문에 버금간다는 위안을 받으며 자존심을 세우고, 심지어는 고상한 정신적 만족감까지 느낀다.

사람은 누구나 예술가입니다. 예술을 업으로 삼아 예술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단지 그 표현기교가 더 세련되고 더 적극적일 뿐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자기현시만 강하거나 명작을 슬쩍 따다 쓰는 사이비 예술가도 있지만요.

세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각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예술을 다루는 학문인 미학을 가리키거나 심미적이라는 뜻의 단어aesthetics에 부정의 접두사an를 붙이면 마비, 마취 anaesthetic, anaesthesia라는 뜻이 됩니다.

예술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무감각‘인 것이죠. 뛰어난 예술작품은 무엇보다 우리의 감각을 되살립니다. 그래서 그런 예술작품을 접하면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온몸으로 ‘느껴야‘ 가능합니다.


21-36쪽

사람들이 그렇게 집중하고 있는 실질세계는 사실 픽션, 곧 꾸며 만든 세계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질서는 절대자 신이 우리에게 강제로 부여한 절대규율이 아닙니다. 결함이 없는 완벽한 질서란 없다는 뜻입니다.

**헤겔식으로 말하자면,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이미 그 안에 본래부터 자기 고유의 *한계와 *결함을 안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자기 고유의 성질에 의해 언젠가 *균열을 일으키며 *붕괴됩니다. 사상도 사물도 모두 그러하죠.

실질세계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늘 변하고 있음을 역사를 통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실질세계를 만들 수 있는 관점은 실질세계 안에 **함몰돼 있어서는 생기지 않습니다.

여분세계는 실질세계를 돌이켜볼 수 있는 세계, 그리고 실질세계를 만들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세계입니다.

니체는 실질세계의 가장 큰 희생자가 실질세계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살아가는 일을 더 살만 나게 만들어주는 것은 실질세계 너머에 있다며, 예컨대 정의니 자유니 진리니 하는 것이 실제의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합니다. 패러독스이면서 세상의 이치를 담은 진리죠.

여분세계가 실제로 살아가는 일을 *의미 있고 *넉넉하게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사회는 *즉각적인 실질에 얽매이지 않고 여분의 세계, 그 *자유로운 정신을 소중히 여깁니다. **예술은 바로 그 여분세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클릭 한 번으로 순식간에 얻은 지식은 살아가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남에게 얻어들은 정보들도 마찬가지죠. 오래 걸려도 궁금한 점을 풀어내고 알아가는 희열이 진짜 지식을 만듭니다. 머리뿐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진정한 예술작품은 현실과 직접 부딪쳐 탄생합니다.

40-50쪽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아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 피카소

14쪽



내게 가장 신성한 것은 사람의 육체, 건강, 지혜, 영감, 사랑, 그리고 모든 형태의 거짓과 폭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 체호프

248쪽


모든 것은 장난감이에요. 비디오는 장난감이죠. 나 역시 장난감이에요. 내가 하는 모든 것은 게임이 되었죠. 나는 아기 tv예요.

/ 한 인터뷰에서 백남준이 정의한 자기 예술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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