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종교론의 둘째 강연만 읽는다면 슐라이어마허는 지나치게 *낭만주의에 경도되었고, 종교를 *개인의 심리 문제로 만들어버렸다는 오독이 가능할지 모른다.
둘째 강연과 넷째 강연을 연결한다면, 종교는 개인의 사적인 문제일 수 없고 오히려 본질상 *공동체적임을 알게 된다.
*무한자와의 만남으로 심정에서 *직관과 감정이 피어날 때, 개인은 그 자체로 만족하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 P41
*언어를 매개로 한 *관계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종교적 도야가 촉발되고, 이러한 *상호성숙과 *교제가 실질적으로 *종교 공동체를 형성하는 힘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의 본질은 공동체의 본질과 긴밀히 결합한다.
종교가 일회적이라면 이것은 또한 교제적이어야 한다. 인간의 *속성은 **교제적이며, 이것은 종교적인 것에서 아주 두드러지게 된다.
인간이 내적으로 산출하고 완성해 놓은 것을 자기 안에 가두어 놓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부자연스러운 것임을 여러분은 인정해야 한다.
(종교론, p. 154) - P41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종교의 상호전달이라면, 이 공동체의 본질은 동등한 사람들 사이의 생동적 교제일 수밖에 없다.
그는 종교 공동체의 본질과 현존을 *상호교제라는 인간학적 원리로 설명하면서 근대 교회론의 새 장을 열고 있다.
그리스도교는 왜 *다른 종교에 비해 우월한지에 관한 슐라이어마허의 답변이다.
그리스도교는 그 고유한 근본 직관을 통해 종교와 종교사 가운데서 우주를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본 *종교가 되었다.
그리스도교는 나사렛 예수 덕분에 인간의 죄에 대한 신적 *심판과 이를 넘어서는 신의 *용납을 함께 직관한다.
이러한 *그리스도 중심성, 그리고 죄와 화해의 *변증법 덕분에 그리스도교는 *잘못된 경건과 *도덕을 *가식 없이 *폭로하는 *개혁적 동력을 태생적으로 내포한다.
그리스도교는 이러한 논쟁적 원리를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향해야 하고, 그렇기에 자기를 끝없이 비판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성스러운 비애를 지닌다.
*무너진 터 위에서 언제나 새롭게 일어나기.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특수성이고, 그리스도교가 우월한 참 이유이며,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인류의 삶에 그리스도교가 필요한 이유다. - P44
많은 비평가가 지적하듯 종교론 여기저기에 19세기에 전개될 자유주의 신학의 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전을 *개개 사례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책 전체가 말하고자 하는 바 그리고 책이 *실제 이룩한 바를 통해 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자유주의가 *근대의 문화적 가치에 순응한 신학이라는 일반적 비판과 달리, 슐라이어마허는 *그 시대의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면서도 *반시대적 정신을 가지고 종교의 본질을 옹호했다. - P44
1) 종교는 *인간 진보에 *방해물이라 주장하는 *계몽주의에 반대하며, 그는 "인간 *본성은... *종교적 측면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려했다.
근대세계가 강조한 인간중심주의와는 달리, 그가 이룩한 ‘인간학적 전환‘은 하느님과 창조 세계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 ‘개방성‘으로부터 시작된다.
2) 그리고, *자연종교의 주창자들이 ‘*오직 이성‘으로 종교의 본질을 추상적으로 이해했다면, 그는 참 종교를 ‘*역사적종교 공동체‘의 실제 현존과 *생동적 교제에서 발견했다.
3) 또한, 정통주의가 근대성의 공격으로부터 종교개혁 유산을 지키고자 신학을 체계화하고 집대성하는 데 몰두했다면, 그는 루터나 칼뱅이 아니라 나자렛 예수의 근본 직관을 통해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는 종교개혁정신을 재발견했다.
이는 신학의 기준을 특정한 신학자나 전통이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두게 하는 근현대 신학의 서막을 알린다.
개혁의 계속된 필요가 루터나 칼뱅에게 있다면 교회 개혁은 더 루터적이고 더 칼뱅적인 교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슐라이어마허는 개혁의 기초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찾음으로써 *교파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동력을 발굴했다.
4) 끝으로, 근대 학문의 발전과 함께 신학이라는 오래된 학문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가 의심받을 때, 그는 교리나 신앙으로부터 신학을 전개하는 연역적 방법과 *차별화된 학문으로서 *신학의 가능성을 열러 보였다. - P45
/ 신비로서의 신, 상상으로서의 신학 ; 고든 카우프만
신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신의 의미를 시대적 환경에 맞게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이루었고 신학의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계속해서 도전해왔다.
현대 신학은 새로운 *주제를 계속 발굴하며 계시신학, 경험신학, 해방신학, 과학신학, 흑인신학, 민중신학, 여성신학, 생태신학, 공공신학, 동물신학 등으로 영토를 계속 확장 중이다. - P66
이런 혼란한 풍토 속에서 *1980년대 이후 *북미에서 두드러진 신학 흐름을 꼽으라 한다면 *구성신학 constructive theology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계시와 전통에서 시작하여 교리의 의미를 밝히는 데 주력하는 전통 신학과 달리, 구성신학은 *현대 사회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인의 삶을 더 그리스도교적으로 이끌 *신학적 담론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데 관심이 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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