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 지난 100년은 ‘대한민국‘의 역사였다.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표방된 것은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서였다.
*‘대한(大韓)‘이 뜻하는 바는 *‘우리나라‘ 이고, *민국(民國)‘이 의미하는 바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대한민국‘이란 *‘국민이 주인인 우리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을 앞세운 임시정부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했다는 점이다. 3·1운동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일제 식민지배에 맞서서 민족해방과 민족자결을 요구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 P5
그렇다면 이런 대한민국의 역사를 어떻게 봐야 할까.
*역사란 *본디 과거에 대한 기억이다. 이 기억은 **실존적 기억과 **집합적 기억으로 나뉜다.
**실존적 기억은 *개인의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사랑과 미움, 성공과 좌절, 고독과 연대에 대한 실존적 기억은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삶에 *용기를 준다.
**집합적 기억은 크고 *작은 공동체가 *공유하는 *기억이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일제 식민지배와 민족해방운동, 광복과 분단, 산업화와 민주화에 대한 집합적 기억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더 나은미래로 이끄는 성찰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역사의 기억이 중요한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 내가 전하려는 것은 이러한 기억에 대한 지식인의 책무다. 진리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부여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잊어서는 안 될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는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P6
이들 독립운동가와 정치가를 주목한 까닭은 ‘시대정신‘에 있다.
**지난 100년 우리 **현대사를 이끌어온 **시대정신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독립된 국가와 사회를 이루려는 **민족해방이다.
**둘째는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산업화다.
**셋째는 **자유·평등·인권을 누리려는 **민주화다.
**민족해방과 산업화와 민주화는 *독립운동가, *정치가, 그리고 *지식인들의 삶을 끌고 또 밀어온 시대정신이었다.
이승만, 김구, 안창호, 이은숙, 여운형 등은 모두 민족해방에 순정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1945년 광복을 이룬 다음 우리 정치가들은 새로운 국가와 사회를 위한 경제적 산업화와 정치적 민주화에 매진했다.
박정희가 산업화를 상징하는 정치가였다면, 김영삼과 김대중과 노무현은 민주화를 상징하는 정치가였다. 지긋지긋한가난‘에서 벗어나고 사람 사는 세상‘을 일궈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대정신은 없었다. - P7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때문이다."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온 후 김구가 남긴 간절한 바람이다. 김구는 우리와 다른 나라에 모두 행복을 안겨주는 문화국가를 꿈꿨다.
*동북아는 물론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문화국가는 대한민국 미래 100년에서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 P7
**민족해방, 산업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제도적 차원에서 사회변동을 이끌어왔다면, *존재의 위안과 구원과 해방에 대한 소망은 *개인적 차원에서 우리 삶을 *계몽해왔다.
*삶이란 *자신에게 부여된 *의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종교적이며 *철학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삶이 *바람직한 것인가는 우리 현대사에서도 반복해 던져진 질문들이었다. 지식인 함석헌, 박종홍, 김수환, 법정, 김형석, 신영복의 기여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 P8
*돌아보면 지난 100년은 자본주의라는 현대성의 역사였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소외, 불평등, 관료화 등 넘치는 지상의 비명들은 기독교적 사랑이든 불교적 해탈이든 철학적 자각이든 존재의 위안과 구원과 해방을 소망하게 했다. 인간은 본래 연약하고 외로운 미완성의 존재다. 이런 *삶의 위안과 *구원과 *해방을 향한 김수환, 법정, 신영복의 언어는 쉽게 탈색하지 않을 소중한 기억들이었다.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이름들은 예술가의 존재들이다. 이 책에서다루는 예술가들은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들이다. 한용운, 이광수, 이육사, 윤동주, 황순원, 김수영, 박경리, 최인훈, 김윤식, 김우창, 조세희, 박완서, 박노해, 한강이 바로 그들이다.
*예술은 *존재에 대한 *사려 깊은 이해와 *인생에 대한 의미 있는실천을 이끈다. 나아가 예술은 자기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타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공감과 연대를 선물한다.
예를 들어, 민족해방과 존재 해방을 추구한 한용운, 지난 20세기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본 박경리, 가부장적 폭력과 후기현대적 규율을 성찰한 한강은 우리 현대 지성의 빛나는 성취의 하나로 평가할수 있다. - P8
유진오의 헌법론, 이효재의 여성해방론, 백낙청의 분단체제론, 최장집의 민주주의론, 박세일의 선진화론, 김종철의 생태학, 장하준의 발전국가론 등은 광복 이후 우리 현대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과거 100면이 민주공화국을 일궈왔따면, 이매 100년은 이 민주공화국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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