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1947년에 발표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에서 페스트는 *전쟁, 구체적으로는 *2차세계대전의 **은유이기도 했다.
"이 세상에는 전쟁만큼 페스트도 많이 발생했다: - P38
모두 속수무책으로 재앙을 버텨낼 수밖에 없었다.
다만 페스트에, 죽음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그의 유일한 선택이자 윤리였다.
페스트는 느닷없이 시작되었다가 갑자기 수그러든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 난 뒤이지만 페스트에서 해방되자 도시는 생기를 회복하고 기쁨에 젖어든다. **다시 삶이 시작된다. - P38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낡은 서류 속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페스트는 언젠가 또다시 찾아올 수 있으며, 그때는 또다른 감옥살이가 시작되리라.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말이다. - P38
/ 눈먼 자들의 도시
사라마구는 의사 아내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두 종류의 눈먼 자들이 있다. 보지 못하는 자(맹인)들과, *볼 수 있지만 *보지 못하는 자들이다. - P39
/ 새로운 인생, 파묵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없다"
:내 생각에는 쓰는 것이 좋고 즐겁다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해. 쓸 수 있을 때가지 써야 한다고 생각해. 인생은 짧으니까." - P41
/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헤겔식으로 말하면 얼핏 *’동등한 권리를 지닌 두 원리’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에서 크레온의 법에 끝까지 동의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국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은 필요하지만 모든 법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 P46
"아아, 괴롭구나. 하지만 내 행동에 대한 결심에서 물러서노라. 무리해서 *필연과 싸워서는 안 되는 법이니."
필멸의 인간에겐 뒤늦은 깨달음도 재앙을 피하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그의 운명은 보여준다. - P46
/ 로미오와 줄리엣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역사가 오래되진 않았다.
독서와 출판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유네스크가 1995년에 지정한 기념일이고 공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대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의 사망일을 기념하여 4월 24일로 정해졌다는데 - P48
줄리엣: 성자들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요. 비록 기도를 들어주는일이 있다고 해도 말이에요.
로미오: 그렇다면 내가 기도의 효험을 받는 동안 움직이지 마세요. 이렇게 당신의 입술로 내 입술에서 죄는 씻어지거든요. (키스한다.)
줄리엣: 그러면 나의 입술이 그 죄를 짊어지게 돼요.
로미오: 내 입술에서 죄를 넘겨받는다? 오, 달콤한 질책이여! 나의 죄를 되돌려주세요. (키스한다.)
줄리엣: 당신은 키스에도 이유를 붙이는군요. - P53
/ 햄릿
세계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의 자리는 세 정점 가운데 하나를 이룬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이 첫번째 정점이었다면,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두번째 정점에 해당한다.
그리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러시아 소설이 세번째 정점이다.
비극 작가로서의 셰익스피어의 위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P59
흔히 ‘운명비극’이라고 불리는 그리스 비극에 견주어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성격비극’이라고 불린다.
그것은 *비극을 초래하는 *원인이 이미 정해진 *운명이 아닌 각 인물의 *성격에 두어지기 때문읻.
그리스 비극은 신탁(운명)에 맞서려는 인간의 오만한 시도가 결국은 파국에 이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신의 권능에 비하면 인간이란 존재는 그가 아무리 우월한 인간이라 하더라도 한갓 어리석고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 - P59
그리스 비극은 우리에게 인간으로서의 **분수와 겸손을 가르친다.
한편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 주인공들은 *성격적 결함이나 **헛된 욕망의 희생자로 그려진다. 주어진 운명에 더해서 그들의 성격이 불행을 자초한다. - P59
부왕의 유령이 나타나 복수를 명령함에도 그가 주저하는 것은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존재여서다.
그는 한갓 *운명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는 존재다. - P60
셰익스피어의 현재성이란 그러한 재해석의 가능성을 *무한히 양산해내는 데 근거한다.
해럴드 블룸의 표현대로 ‘인간성’을 발명해냈다고 하면, 그리고 우리가 그 인간성으로부터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면 우리는 아직 셰익스피어 패러다임 안에 있따. - P61
/ 위대한 유산
<위대한 유산>이 오랫동안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면, 그 비밀은 공포에 떨면서도 살아남고자 애쓰는 핍의 모습에서 많은 독자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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