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블랙독 - 내 안의 우울과 이별하기
매튜 존스톤 지음, 채정호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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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존스톤의 굿바이 블랙독(채정호옮김/생각속의집)”내 안의 우울과 이별하기라는 부제의 심리 그림책입니다. 화이트와 블랙의 대비가 깔끔한 책의 표지는 바닥에 웅크려 앉은 사람과 이를 주시하고 있는 커다란 개의 실루엣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모습으로 앉아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면서 동시에 어떤 마음일지 알 것도 같습니다. 내가 저런 마음이었을 때, 그때가 떠오르면서요. 서울성모 정신건강의학과의 채정호 교수님이 번역과 후기를 쓰셨기에 작품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뿐 아니라 어떤 말씀을 주실까 기대하게 됩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9·11 테러사건이 집필 동기가 되었음을 밝힙니다. “인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짧다는 교훈은 그를 움직이게 했고 어느 날 4시간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하니 18년 넘게 고통받던 블랙독을 스스로 직면하고 풀어놓는 순간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우울증과 블랙독을 처음으로 연관 지은 작가는 새뮤얼 존슨이었고 이 비유를 대중화 시킨 사람이 윈스턴 처칠이라고 합니다.(8p) 블랙독이라는 상징을 사용함으로 만남, 대면, 화해로 이어지는 세 개의 장은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선명하게 만들어 줍니다. 십 여년의 고통이라면 할 말이 흘러 넘칠 것 같은데 저자는 예측 가능한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쉽고 일상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짧은 문장임에도 블랙독과 함께 사는 날들을 공감하게 합니다. 동시에 삽화는 특별한 빛을 발하는데 짧은 텍스트를 몇 배로 보강하는 효과를 냅니다. 삽화가 글을 설명하는 기능을 넘어서 그림만 한동안 바라보고 있어도 더 보고 싶어지곤 하거든요. 주인공이 겪는 두려움, 슬픔, 괴로움, 무기력함, 소외감, 분노, 자포자기, 결단...등의 여러 가지 감정들이 그림 한 컷으로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나는 다양한 종류의 블랙독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68p)" 이토록 많은 블랙독들이라니! 사람은 누구나 크거나 작거나 여러 생김새, 여러 덩치의 블랙독을 데리고 살고 있구나, 반박할 수 없는 사실임을 인정합니다. 그리고는 마음이 쑤욱 내려가며 편안해지니 이상한 일이지요? 블랙독을 길들이는 방법들로 기분 기록표를 작성해볼 것을 권합니다. 치유글쓰기처럼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나만 알아볼 수 있도록 상징이나 기호로 표해도 된다고 하니 시작하고 싶어집니다. 첫 장과 마지막 장 주인공의 표정을 비교할때 안도하며 미소짓게 되네요. 긴 시간의 고통을 견뎌내고 이토록 아름다운 선물을 만들어 준 작가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혼의 비타민 한 권입니다.

(*출판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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