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한 번만이라도 백일장이나 글쓰기대회에서 상을 탔더라면,
나는 아마도 국문학과에 진학해서 보란 듯이 작가가 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잘 쓴 글이 왜 뽑히지 않았는지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글 쓰는 동네를 기웃거린 지 수년째,
나는 수필을 알아가면서 비로소 그 미스터리를 풀 수 있었다.
잘 쓰려고 힘이 많이 들어간 글,
멋지게 보이려고 지나치게 꾸민 글,
분에 넘치게 거창한 주제를 다룬 글,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 글 등은 한마디로 그 대상에서 제외였던 것이다.
나처럼 글 쓰는 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막연하게 글을 잘쓰고 싶은 사람들,
더 나아가
간결하고 소박한 문장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발견과 사유를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수필이라는 장르를 소개하고 싶다.
특히 이 책은 가장 정통한 수필이론서이기도 하지만
양이나 두께에서 벌써 기가 질리는 이론을 위한 이론서가 아니라,
수필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책이다.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수필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책의 구성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필요한 내용만 알차게 들어있고,
설명과 예문의 적절한 조화는 읽는 감동을 더해준다.
수필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이 힘이 되었듯이,
이제 수필을 배우려는 사람들,
수필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재발견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용기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