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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ㅣ Mr. Know 세계문학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대학시절 친한 친구로부터 '조르바'란 이름을 들었다.
그때 조르바는 내게 내가 보지 못한 영화의 주인공(안소니 퀸 주연의 '그리스인 조르바')이었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한참, 그 이름을 잊고 지냈다.
사회에 나오고 종종 조르바란 이름이 화제에 오르고
니코스 카잔차키스란 이름도 오르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식'한 나는 그들이 누군이지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말 문득 심심치 않게 인구에 회자되는
그들, 두 사람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이들 책을 주문하면서 덤처럼 끼어넣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더디게 속도가 나간 소설이다.
이 책을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근 열흘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이 책을 읽었다.
거의 대부분은 잠자리에서였지만
얼른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찜질방에까지 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디게 더디게 책장이 넘어간 소설.
스토리라인은 간단한다.
한 작가_니코스 카잔차키스일 것이다-가 펜대 운전사(조르바의 표현으로)를 그만두고자
자신의 고향(카잔차키스의 고향이다)인 크레타 섬으로 가는 도중
조르바란 자유인을 만나 그와 함께 크레타 섬으로 가
동광을 찾으며 지낸 두어 계절의 이야기.
자신과 전혀 다른 조르바-야만의 그가 오히려 성스러운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발견을 하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잔잔하게 펼쳐져 있다.
그 사이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캐릭터-부불리나와 과부-이들은
작가와 조르바에게 인생을 깨우치게 하는 촉매제인 동시에
성화로 나아가는 길의 방해자이기도 하다 .
아이로니컬하게 이 두사람은 거의 동시에 죽고,
그 죽음과 동시에 조르바와 작가의 사업을 급작스런 종지부를 찍는다.
그리고 작별...
그러면서 작가는 조르바를 통해 인생의 자유, 성화의 전형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해변에서 춤추는 조르바(안소니 퀸)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
소설밖에 안 읽은 나로서는 무어라 할 수 없다.
과연 조르바가 거룩한 인간, 혹은 자유로운 인간의 전형이 될 수 있을지...
그리스가 낳은 문호 카잔차키스가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로운 인간, 성스러운운 인간이
과연 인간 존재의 이유일지...
사실, 난 조르바와 카잔차키스를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현학적이며 철학적인 작품이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와 더불어
다시 한 번 정독해야 할 책의 리스트에 올려야 할 만한 책이다 .
아직도 나는 정리되지 않은 물음을 되씹는다.
조르바는 과연 성스러운 인간인가.
카잔차키스는 인간의 본연의 모습과 관념, 갈망을
제대로 문학적으로 표현해 낸 작가일까 .
역시나 짧은 내 지식, 내 관념의 탓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