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과 전쟁 - 무기화된 화학 이야기
앨리스 러브조이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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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맨 처음 '필름과 전쟁'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영화 속 전쟁 장면이나 전쟁 기록 영화에 관한 책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읽자마자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확 들더라구요. 이 책은 필름에 무엇이 찍혔는가보다, 필름이라는 물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과정이 전쟁과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를 따라가는 책이었습니다. 음... 솔직히 이 관점은 조금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필름이라고 하면 오래된 사진, 영화관, 흑백 화면, 약간의 낭만 같은 것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요즘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면 괜히 더 따뜻해 보이고, 디지털 사진보다 시간이 천천히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런데 이 책은 저의 이런 감상적 이미지를 꽤 단호하게 걷어냈습니다. ^^ 필름은 단순히 추억을 담는 매체가 아니라 질산, 면화, 은, 망가니스, 우라늄 같은 광물 같은 원료와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산업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가장 먼저 기억에 남은 부분은 나이트로셀룰로스 필름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필름이 쉽게 불붙고 폭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었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예전 극장 화재가 왜 그렇게 치명적이었는지 조금 실감이 났습니다. 이 물질이 들어간 당구공이 폭발하거나 드레스 단추에 불이 붙는 일까지 있었다는 대목은 약간 믿기지 않아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 우리가 아름다운 이미지라고 부르는 것의 바탕에 이렇게 위험한 화학물질이 있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불편함을 야기했습니다. 코닥 공장의 배기 팬과 110미터 굴뚝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서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질산 증기를 배출했다고 설명하지만, 그 유독한 연기는 결국 공장 밖 어딘가로 나갔을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보호'라는 말이 꼭 모두를 보호한다는 뜻은 아니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공장 안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바깥의 공기와 주변 환경이 대신 위험을 떠안은 셈이니까요.

'한 그루의 나무 이야기'부분에서 '필름의 역사와 전쟁의 역사가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억하지만, 그 사진과 영상을 가능하게 한 필름산업이 전쟁의 다른 한쪽에 놓여 있었다는 점은 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특히 벨기에령 콩고의 광부들, 라벤스브뤼크 수감 여성들, 히로시마의 시민들이 함께 언급되는 대목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필름이라는 단어 하나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삶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전쟁 배상' 부분도 낯설었습니다. 필름과 그 원료가 점령군에게 사용되거나 전리품처럼 옮겨졌다는 설명을 보면서, 전쟁이 끝난 뒤에도 물질의 이동은 계속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보상이고, 누군가에게는 약탈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산업을 굴리는 재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은 읽는 맛(?)이 있다기보다, 읽고 나서 잠깐 멈추게 만드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핵실험과 낙진 이야기는 특히 이상하게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사진업계가 핵실험장에 카메라와 필름을 공급하면서도, 동시에 그 낙진으로부터 자사 제품을 보호하려 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했습니다. 전쟁 기술의 발전이 사진 기술에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그 결과로 생긴 방사능은 필름 자체를 망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참 묘했습니다. 인간이 만든 기술이 다시 인간이 만든 기록 장치를 오염시키는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음... 이 책은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필름, 화학, 군수산업, 핵무기, 환경오염, 식민주의 같은 주제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처럼 영화나 사진의 낭만적인 뒷이야기를 기대하고 읽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낯섦 때문에 저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책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책은 읽을 때는 조금 불편하지만, 읽고 나면 쉽게 지워지지 않죠.

책을 덮고 나서 필름이라는 말이 전처럼 예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필름 사진이나 영화를 덜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이미지들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물질과 노동, 산업과 전쟁이 있었는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이 말하려는 것도 그런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기억하는 것들에도, 때로는 보이지 않는 비용과 폭력이 함께 붙어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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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포트폴리오 - 폭발적 우상향을 이끌 주식투자 넥스트 텐배거 TOP7
정주용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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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투자 관련 책은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목만 보고는 조금 망설였습니다. '고래의 포트폴리오'라는 제목이 왠지 좀 거창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히 종목 추천을 하는 책이라기보다 우주, AI, 반도체, 에너지, 자율주행, 로보틱스, 방산처럼 앞으로 몇 년 동안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산업들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연결해서 설명하려는 책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먼저 기억에 남은 건 우주 산업을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중력을 이겼다는 것은 곧 비용을 이겼다는 뜻이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잠깐 책장을 멈추고 다시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우주 산업이라고 하면 로켓이나 화성 탐사 같은 뉴스만 떠올렸는데, 저자는 그 이야기를 기술이 아니라 비용의 관점에서 풀어갑니다. 발사 비용이 떨어지면서 우주가 낭만의 영역에서 사업의 영역으로 넘어왔다는 설명인데, 생각해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변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사실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걸 느꼈습니다.

AI 파트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특히 AI를 "디지털 석유"라고 표현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AI 관련 뉴스가 워낙 많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책에서는 AI 자체보다 AI를 둘러싼 자본과 산업 구조에 더 집중합니다. AI가 발전할수록 결국 소수의 빅테크 기업에 힘이 집중되는 이유를 설명하려는 흐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AI 시장이 몇몇 거대 기업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자주 봤는데, 그런 현상들을 투자 관점으로 연결해 설명하려는 시도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부분이 의외로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AI 이야기만 들으면 가끔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부터 떠올랐는데, 이 책은 계속해서 "AI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특히 AI를 구름 속의 마법 같은 존재가 아니라 변압기와 냉각팬, 전력망 같은 아주 물리적인 인프라 위에 서 있는 산업으로 설명하는 대목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에는 AI와 전력 산업을 같은 흐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왜 최근에 전력 관련 기업들이 함께 언급되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후반부의 로보틱스 부분에서는 나사 하나를 스스로 집어 드는 로봇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이미 영상으로도 많이 본 것 같은데, 책에서 읽으니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기계처럼 느껴졌다면, 이제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읽다 보니 기술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른 것 같아 약간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이렇게까지 바뀌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방산 파트도 기억에 남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언급하며 비싼 무기보다 저렴한 드론이 전장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전쟁 자체는 안타깝고 화도 나지만, 투자 이야기 관점에서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뉴스에서 드론 이야기를 볼 때마다 단편적으로만 이해했는데, 기술 변화가 산업 구조까지 어떻게 바꾸는지 연결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읽으면서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책이 다루는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우주부터 방산까지 한 권에 담고 있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는 재미있게 읽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분야는 조금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책의 성격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정 산업을 깊게 파고드는 책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돈의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를 큰 지도처럼 보여주는 책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더 궁금한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남은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저는 원래 AI면 AI, 반도체면 반도체처럼 각각 따로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산업들이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계속 보여줍니다. AI가 발전하면 반도체가 필요하고, 반도체가 늘어나면 데이터센터가 커지고, 데이터센터는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합니다. 또 그 과정에서 로봇이나 자율주행 같은 산업도 영향을 받습니다. 읽는 동안에는 각각의 장을 따로 읽는 느낌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결국 하나의 큰 그림을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음... 그래서 이 책은 종목을 알려주는 투자서라기보다는, 앞으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재료를 던져주는 책으로 읽혔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개별 기업보다 산업의 연결고리를 다시 보게 만든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정말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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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AI 전문가가 만든 가장 쉬운 제미나이 활용! Gemini(제미나이)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AI 비서 영상 만들기·유튜브 숏폼) - 나노바나나2, 그록 AI, 캡컷 AI, 클링 AI, 폴로 AI, 젠스파크, 리리아3, 수노AI, 노트북LM) | 제미나이 활용 QR코드 예제 수록 ㅣ 진짜 AI 6
송상미.윤소영.강은정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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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처음 이 책 제목을 봤을 때는 솔직히 "또 AI 활용서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요즘 AI 관련 책이 워낙 많이 나오기도 하고, 막상 읽어보면 기능 소개를 조금 정리해 놓은 수준인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평소 제미나이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워서 읽게 되었습니다. ^^;;;

막상 책을 펼쳐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단순히 "이 기능은 이렇게 사용하세요" 식의 설명보다는 실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얻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흐름을 보여주려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훨씬 실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초반에 나오는 '실패 없는 대화법'이라는 파트는 꽤 공감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챗GPT나 제미나이를 사용하면서 원하는 답이 안 나오면 AI 성능이 별로인 줄 알았던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주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제가 했던 실수들이 떠올라서 혼자 웃기도 했습니다.

2부에서 다루는 숏폼 콘텐츠 기획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1,000명을 움직일 단 한 사람 찾는 방법'이라는 파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특징 없는 결과물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은 AI와 상관없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라고 느꼈습니다.

매 파트가 실습 중심의 내용이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정말 제가 궁금하고 원했던 사항들의 실습 중심의 내용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프로필 사진 제작이나 광고 이미지 생성, 캐릭터 만들기, 숏폼 영상 제작 같은 예시들이 나오는데 읽다 보니 "이건 나중에 한번 따라 해봐야겠다" 싶었던 부분들이었고, 꼭 해보고 싶었던 내용이라 정말 흥미있었습니다. 다만, 책에 나온 결과물들이 생각보다 괜찮아 보여도 결국 얼마나 구체적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크다는 점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바로 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마지막에 소개된 노트북LM과 젠스파크 활용 사례였습니다. 요즘은 AI 하나만 잘 쓰는 시대라기보다 여러 도구를 상황에 맞게 조합해서 사용하는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료를 정리할 때 편한 도구가 있고, 초안을 작성할 때 좋은 도구가 있고, 최종적으로 다듬을 때 강한 도구가 따로 있으니까요. 이 책도 그런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실제 사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긴 하지만 AI를 전혀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중간중간 설명이 조금 빠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이미 AI를 자주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내용도 일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

음... 책을 덮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의외로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언급되었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비슷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가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제미나이 사용 설명서이자 AI를 활용해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제미나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결과물이 늘 아쉽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었습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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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갈림길 - 대전환의 시작, 다시 쓰는 투자 포트폴리오
오건영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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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건영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몇 몇 분들도 그렇지만 제가 느끼기에 특히 저자는 투자 방법을 알려주기보다 투자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먼저 바꾸려 한다는 것입니다. '부의 갈림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책은 어떤 종목이 오를지, 어떤 자산을 사야 할지를 이야기하기보다 지금 세계 경제가 어떤 갈림길에 서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우리들은 숨 가쁜 뉴스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딱히 안그런 적은 없었지만, 특히 요새 같이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AI 열풍, 미국 대통령, 달러 패권 논쟁까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새 저는 경제를 이해하기보다 뉴스에 반응하는 데 익숙해져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저의 조급함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트 1 '지정학적 분쟁이라는 갈림길'을 시작으로, 파트 2 'K자 경제라는 갈림길', 파트 3 '연준 의장 교체, 돈 풀기의 갈림길', 파트 4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의 갈림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트 5 '긴 관점으로 바라보는 달러 투자의 갈림길'로 마무리하죠.

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저는 평상시 "전쟁이 언제 끝날까?"를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전쟁이 끝난 뒤 무엇이 남을까?" 즉, "전쟁이 끝날 때 우리는 어떤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 같지만 투자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이야기였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눈앞의 사건보다 사건 이후의 구조적 변화를 바라보라는 메시지로 읽혔습니다.

K자 경제를 다루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부동산과 실물경제, 빅테크와 일반 산업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중앙은행이 왜 단순히 물가만이 아니라 금융 안정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지를 풀어냅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를 연결해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경제 현상이 결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이 모두에게 좋은 뉴스만은 아니라는 점을 균형 있게 짚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부분은 AI를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AI가 거의 만능 해결책처럼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요. ^^  하지만 저자는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여러 현실적인 문제점과 변수들을 함께 제시합니다. 낙관론과 비관론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변화가 경제 시스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이 보여주는 또하나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러에 대한 논의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최근 언론에서는 달러 패권의 위기나 미국 비관론이 자주 등장하지만, 저자는 역사적 맥락과 국제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통해 보다 긴 시각으로 설명합니다. 단순히 "달러는 안전하다" 혹은 "지금 현재 달러는 위험하다" 같은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니라 왜 그런 논쟁이 반복되는지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 책이 불확실성을 인정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경제 전망서 중에 미래를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책들이 적지 않게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님 오히려 미래를 완벽하게 맞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바로 '대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족대를 들고 물고기를 쫓을 것인가, 길목에 어항을 두고 기다릴 것인가'라는 비유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에 반응하며 매번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공부한 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어항을 설치하고 기다리는 자세 말입니다. 투자뿐 아니라 삶의 태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

'부의 갈림길'은 경제 전망서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의 사고방식을 다루는 책이었습니다. 금리와 달러, 중앙은행과 AI 같은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어쩌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당신은 뉴스에 끌려다니고 있는가, 아니면 큰 흐름을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투자 전략서라기보다 경제를 읽는 시야를 넓혀주는 안내서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당장 수익을 내는 비법을 기대한 분이시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의 정신없는 소음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읽고 나니, 앞으로는 개별 뉴스보다 그 뒤에 있는 구조를 보려는 습관이 조금은 생기게 될 것 같습니다. ^^ 그것이 아마 저자 오건영님이 저와 같은 독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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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1 - 우주 탄생부터 산업혁명까지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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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화학이라고 하면 저는 늘 원소기호나 복잡한 공식부터 떠올렸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화학은 왠지 어렵고 외워야 할 게 많은 과목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은 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제목이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라니 조금 궁금했습니다. 화학 자체보다 역사 이야기에 가까울 것 같아서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예상했던 교과서식 설명과는 꽤 달랐습니다. 화학 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어떤 물질을 발견하고 활용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처럼 풀어갑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술술 읽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역시 피라미드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피라미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늘 신기한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중 핵심적인 궁금증이었던 돌을 자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나무 막대기에 물을 먹여 팽창시키는 힘으로 돌을 갈랐다는 내용이었는데, 읽으면서 "정말 저런 방법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싶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순한 원리인데도 당시 사람들은 그런 성질을 직접 관찰하고 활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리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창문이나 컵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유리가 인류 역사에서 꽤 중요한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유리가 없었다면 망원경도, 현미경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가 우주나 미생물을 이해하는 속도도 훨씬 느렸을 것 같습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보던 물건을 다시 보게 만드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보라색 염료 이야기는 조금 놀라웠습니다. 뿔고둥 수천 마리를 잡아야 겨우 소량의 염료를 얻을 수 있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왜 보라색이 왕족이나 귀족의 색이 되었는지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지금은 옷 한 벌을 사도 색깔 때문에 고민하는 시대인데, 예전에는 색 자체가 권력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지금은 원자라는 개념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상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치즈 냄새를 원자의 움직임으로 설명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조금 웃기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들이 쌓여 오늘날 과학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괜히 흥미가 생겼습니다.

후반부의 라부아지에 이야기는 읽으면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화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지만 혁명이라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과학자도 결국 시대 상황을 벗어나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저같이 화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한 권 안에 워낙 많은 내용을 담다 보니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오히려 그 점이 괜찮았습니다. 관심이 가는 주제를 발견하면 나중에 따로 찾아볼 수 있고, 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거리감도 처음보다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긴 역사가 숨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 금속, 유리, 염료 같은 것들이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문명을 바꾸어 온 존재였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화학을 어렵고 복잡한 학문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활용해 온 과정으로 바라보게 되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2권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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