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1 - 우주 탄생부터 산업혁명까지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화학이라고 하면 저는 늘 원소기호나 복잡한 공식부터 떠올렸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화학은 왠지 어렵고 외워야 할 게 많은 과목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은 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제목이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라니 조금 궁금했습니다. 화학 자체보다 역사 이야기에 가까울 것 같아서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예상했던 교과서식 설명과는 꽤 달랐습니다. 화학 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어떤 물질을 발견하고 활용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처럼 풀어갑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술술 읽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역시 피라미드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피라미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늘 신기한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중 핵심적인 궁금증이었던 돌을 자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나무 막대기에 물을 먹여 팽창시키는 힘으로 돌을 갈랐다는 내용이었는데, 읽으면서 "정말 저런 방법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싶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순한 원리인데도 당시 사람들은 그런 성질을 직접 관찰하고 활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리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창문이나 컵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유리가 인류 역사에서 꽤 중요한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유리가 없었다면 망원경도, 현미경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가 우주나 미생물을 이해하는 속도도 훨씬 느렸을 것 같습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보던 물건을 다시 보게 만드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보라색 염료 이야기는 조금 놀라웠습니다. 뿔고둥 수천 마리를 잡아야 겨우 소량의 염료를 얻을 수 있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왜 보라색이 왕족이나 귀족의 색이 되었는지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지금은 옷 한 벌을 사도 색깔 때문에 고민하는 시대인데, 예전에는 색 자체가 권력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지금은 원자라는 개념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상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치즈 냄새를 원자의 움직임으로 설명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조금 웃기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들이 쌓여 오늘날 과학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괜히 흥미가 생겼습니다.
후반부의 라부아지에 이야기는 읽으면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화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지만 혁명이라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과학자도 결국 시대 상황을 벗어나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저같이 화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한 권 안에 워낙 많은 내용을 담다 보니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오히려 그 점이 괜찮았습니다. 관심이 가는 주제를 발견하면 나중에 따로 찾아볼 수 있고, 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거리감도 처음보다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긴 역사가 숨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 금속, 유리, 염료 같은 것들이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문명을 바꾸어 온 존재였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화학을 어렵고 복잡한 학문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활용해 온 과정으로 바라보게 되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2권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