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잠에게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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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일상 생활 중에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야?"
"무탈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 때가 가장 행복해."

두 딸에게 책을 읽어주고 불을 끈 뒤 아늑한 이부자리에서 눈을 감고 몽롱하게 잠에 빠져드는 찰나에 엄청난 안도감과 행복을 느낀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하룻동안 소진한 에너지를 채우고, 건강을 회복하는 시간. 무의식도 꿈을 헤치며 흐트러진 마음과 정신을 달랜다.

밤이 오고 잠이 닿는 모든 곳이 평화롭다.
잠은 어떻게 잠을 잘까?
어린이다운 호기심이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잠들고 싶은 잠은 잠드는 방법을 찾아 곳곳을 돌아다니지만, 그 누구도 잠에게 대답하지 못한다.(잠이 오면 잠이 드니까!😅)
잠든 세상을 돌아다니던 잠이 드디어 눈꺼풀을 내리고 스르르 잠들면 온세상에 고요한 시간이 찾아온다.

잠에서 깨면 다시 활기가 하루를 채우고, 잠도 실컷 하루를 누릴테다. 모두에게 무탈한 하루가 이어지길...

이제, 잠에 들 시간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모두, 굿나잇!🌙

#뭉끄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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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시간 교유서가 다시, 소설
김이정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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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내내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유령의시간 속 #깁이섭 이 외롭게 소주 한 잔에 삶의 고통을 삼키고 휘적휘적 걸어가는 뒷모습처럼 싸늘한 날씨다. 


나는 대한민국 서민의 가정에서 나고 자랐 다. 손기술이 좋았던 아버지는 매일 작은 오토바이로 30분을 달려 양복점에서 밤늦도록 남의 옷을 지으셨다. 외갓집의 살림밑천이었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몸에 벤 살림에 육아를 하면서 한 순간도 부업을 놓지 않으셨다. 어린 시절 나와 동생은 학교를 다녀오면 동네 친구들과 지칠 때까지 밖에서 놀았고, 머리가 커가며 이 사회에 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했다. 많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할 게 없는 일들이 #유령의시간 속 #김이섭 과 그의 가족에게는 쉬이 허락되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병약했던 이섭은 산을 타고 냉수마찰을 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태어나면서 갖게된 모든 것들을 놓으며 당시의 통념을 깨뜨렸다. 감히 누가 누구를 무엇으로 종속하고 종속될 수 있단 말인가. 우린 그저 다같은 인간일 뿐인데... 인간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려던 그의 의지는 6.25 전후로 일었던 사상의 격렬한 갈등 끝에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주홍글씨처럼 평생을 따라다녔다. 


6.25 전쟁에 그를 찾아 북으로 떠난 첫사랑 진과 삼남매를 평생의 죄책감이자 끊어버릴 수 없는 희망으로 안고, 전쟁이 남긴 또다른 상처를 가진 미자와 부부가 되어 사남매와 현실을 살았다.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가장이었지만 언제나 부족했고, 얽히고 설킨 죄책감과 희망을 부여잡고 캄캄한 시간을 버텼다. 죽기 전까지 전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남편을 대신해 가장이 된 순희는 그의 버티다 곪아터진 무른 속내를 비추는 거울같았고, 그녀의 곁에서 그는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큰 소리로 목놓아 울지못하는 가련한 영혼이라니... 


꿈에서 현실에서,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나라 어디에서도 그는 결코 떳떳한 인간일 수 없었다. 사람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은 어느 쪽을 편드는 사상이 아니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고 평화로운 세상을 바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권력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편이 아니면 반대편, 그렇게 만들어놓은 구렁텅이에 빠진 가엾은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일생을 허우적댔다. 안타깝게도 권력은 아직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좌익과 우익, 붉은 색과 푸른색은 절대로 같이 존재할 수 없는 일일까?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을까? 6.25 전후 그는 허공에 발을 딛고 떨어지지 않기위해 버둥거리거나 질퍽한 진흙에 빠지지 않으려 온힘을 다해 휘적거렸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도, 그와 연루된 사람들도 결코 평화를 얻지 못했다. 구둣바닥이 닳고 닳도록 걷던 이섭은 #유령의시간 이라는 자서전을 집필한지 한 달뒤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딸 지형은 아버지의 자서전을 통해 물음표 투성이였던 그의 삶을 비로소 온전히 이해한다. 살아있으되, 온전한 존재로 살아갈 수 없던 존재, 유령처럼 버텨온 시간들...유령 이섭은 죽고나서야 비로소 그의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 


초판과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저자 #김이정 은 평생의 과업을 마친 후련함과 감사함을 토로했다. 언뜻언뜻 스치는 그의 삶에 있었던 깊은 굴곡을 상상만할 뿐, 어떤 깊이의 고통과 슬픔이었을지 감히 어느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다만, 이제는 단단한 땅에 굳건히 두 발을 딛고 서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은 모르고 지나쳤을, 모르는 척 외면했을 세상의 이면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세상의 진짜 일원이 되어간다. 지나간 전쟁과 폭력으로 아직도 어딘가에서 고통을 받고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눈에 띄지 않아도 보고 들으려는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저녁 밥상에 놓으려 끓인 뜨끈한 미역국 한 그릇을 이섭을 위해 내어주고 싶다. 사막 위 모래에 푹 빠져버린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다가 주검이 된 영혼에게 따뜻한 쉼이 허락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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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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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이알렙에게 #우주로가는계단 으로 아동문학에서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전수경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은 이제 자신만의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청소년에게, 그 과정을 건너 여러 세계를 살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선사한다.

현실에 존재감이 없는 듯한 엄마의 일탈을 목격한 딸은 점차 엄마를, 한 여자를, 한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항상 곁에 있던 친구들을 살피게 되고 감춰왔던 자신을 솔직한 눈으로 인정하게 된다.

지금 내곁의 사람들은 #평행우주 에서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여기에서처럼 서로에게 마땅히 소중한 존재일까? 내가 그리고 네가 천만다행으로 지금 이 세계의 여기에 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이처럼 엄청난 대상이 될 수 있다.

서로를 그리고 각자의 세계를 존중해야할 필요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같은 세계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나의 가족, 친구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사람들, 같은 생각으로 가깝게 또 느슨하게 연대하는 사람들...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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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말려도 바꿀 수 없는 거지? 이중 거주자로 살겠다는 결심 말이야.
응. 엄마는 그렇게 살고 싶어. 두 세계에 사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섭섭해하지 마. 너에게도 엄마 말고 다른 세계가 많잖아. 친구도 있고 학교도 있고 학원도 있고. 인터넷이나 sns도 있고.
그런 거랑은 다르지.
다르지 않아. 우리는 모두 여러 세계를 살아. 그리고 아무리 엄마와 딸이라도 모든 세계를 공유할 순 없어
각자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해.
P.176

나는 한 세계에 살며 하나에 집중하는 삶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엄마처럼 이중 세계를 동에 사랑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
나는 엄마에게, 엄마는 나에게 유일한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살아가며, 잠시 중요한 세계를 공유할 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 제갈미영의 중요한 세계이자, 딸이었던 것에 감사한다
하지만 나는 누구의 세계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이며, 언젠가는 엄마를 떠나 나만의 세계로 힘써 날아갈 것이다.
P.19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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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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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드문 인적의 섬에서 물놀이와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어딘가 갔다와도 자꾸 떠나고 싶던 날이었다.

여행을 가기 전 설렘과 기대, 약간의 두려움
목적지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 모두가 나의 변화이자 성장의 기폭제가 된다.

집밖을 나가보지 못한 가지가 어느 날 반해버린 #섬 을 보여주기 위해 귤은 망설임없이 현관문을 연다.

기차를 타고 배를 타고 도착한 섬에서
둘은 온몸으로 싱그러운 바다를 생명을 모래를 바람을 즐기며 섬을 만끽한다.

집에 돌아온 가족들이 절대 알 수 없는 귤과 가지의 여행은 둘만의 첫(?!) 비밀이 된다.

아마도 둘은 두번 째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 않을까?

작품 속 귤과 가지가 11살과 8살 나의 두 딸이었고,
마흔이 넘어도 하고 싶은 것이, 보고 싶은 것이, 알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기도 했다.

엄마와 아빠가 없는 시간에 부쩍 자라는 두 딸에게,
망설이는 나에게 귤과 가지의 여행은 응원과 격려같았다.

우리, 어디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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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노범생 - 자타공인 모범생 노다빈의 일탈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2025년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서성환 지음, 김성희 그림 / 데이스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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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과 #우등생
어른이든 어린이든 이 두 단어에 솔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 한 장소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선생님께 칭찬받고 인정받는 순간은 일기장 페이지가 늘어날만큼 기분 좋은 일이다. 게다가 또래 친구들의 선망과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 절로 우쭐해지는 그 기분이란!

문제는 그것이 목적이 되어 목표를 세울 때다. 나를 들여다 볼 겨를없이, 쳇바퀴가 굴러가듯 덜거덕거리는 돌멩이도 무시해 버릴 때다.

어린시절, 나도 모범생과 우등생 축에 끼어있었다. 운동장 조회 때 삐뚤게 줄을 선 친구들이, 선생님 눈을 피해 옆사람과 떠드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거 잠깐 못참나, 얼른 끝나고 이야기하면 되지! 저러다 또 선생님한테 한소리 들으면 어쩌려고...'

중고등학교를 통과하며 수없이 많은 그렇게 해야만 것들과 나의 생각과 자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들과 결코 일치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모범생과 우등생의 딱지를 떼어버렸다.

#착한어린이
어떤 기준의 착함을 말하는지? 생김새도 성향도 취향도 환경도 다른데 그냥 좀 편안하게 지내면 안되는지?
왜 발표를 잘해야 하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면 글이든 그림이든 다른 방식도 많다. 물론, 나만 중요하다는 생각은 절대 위험하다. 자유와 방종은 다른 말이니까.

#우리의희망 #미래의희망
언제가 미래인지? 우리는 계속 오늘을 살 뿐인데! 오늘 즐겁고 행복해야 그게 미래로 이어지는게 아닐까? 너무 많은 짐을 어린이에게 건네는 것 같다. 지금 세상의 주도권을 쥔 어른이 잘해야, 그걸 보고 자라는 어린이도 미래를(?) 잘 이끌어 가지 않을까?

초등학교 선생님인 저자는 보통의 어른들보다 다양한 어린이를 만나고 세심하게 관찰했을테다. 완벽한(?) 모범생이 위해, 또는 모범생축에 들기 위해 애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못내 안타까웠던 듯하다. '스스로의 모습에 떳떳하고 자신을 인정할 줄 아는게 가장 중요하단다.' 이 작품을 읽는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다.

영화 #이제부터노범생 과 이번 동화에서 주인공 캐릭터가 더 극적으로 표현됐지만, 이런 어린이가 없을리는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우리집 두 아이의 모습에서도 보이니까...
학교에서 집에서 크게 또는 작게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칭찬도 받고 혼도 나고 오해하고 싸우다 화해도 하고 시시콜콜한 일상 속에서 스스럼없이 건강하게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린이는 키우는게 아니라, 자라는 거라고 했다.
#이제부터노범생 을 읽고 내 자리에서 즐겁게 열심히 지내기, 충만한 감성과 감정 나누기, 솔직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대하기.
두 아이의 양육자인 나의 태도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그들이 잘 자라도록, 나도 잘 자라야겠다. 뭐든 어른인 나만 제대로 하면 돼.

유튜브에서 영화 #이제부터노범생 을 보아도 좋겠다. 책이든 매체든 원작은 원작이다. 글과, 영상으로 느끼는 것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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