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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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로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보고 나란히 서서 서로에게 보내는 미소.

#녹색광선 이 내게 주는 이미지는 그러하다.

"음식을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만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것만이 내게 확신을 주었소, 그렇게 할 때만 즐거웠다."
...
"쟤 몸 선이 진짜 예쁘다." 그렇게 말한 애가 누구였는지 모른다. 상관없었다. 그 말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게는 억겁의 세월을 건너온 칭찬이었다.
P.26

후천적 섭식장애를 가진 주인공

"이모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다. 정도가 심한 지체 장애와 정도가 심하지 않은 청각 장애를 동시에 가진. 그러므로 나는 이모가 행정 구역이 다른 장소에 나를 만나러 오기 위해 선착순으로 예약해야 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잡고, 그러기 위해서 약속 하루 전날에는 몹시도 이른 아침에 일어나야 했으리라는 걸 알았다."
P.62

선천적 장애를 가진 이모

서로에게 찰싹 달라붙어 가까워지기 어렵고,
너무 먼 거리는 서로의 안녕을 알 수 없어 힘들다.

둘은 다른 인생을 걷지만 같은 삶 속에서 살아간다.
과연 세상에는 얼마나 완전하고 평범한 사람이 있을까?
어딘가 헐겁고 깨지고 부서진 마음을 추스려 매일을 살아내는 사람이 대부분이 아닐까?
하루를 지탱하려 약을 먹고 먹을 것과 운동을 챙김으로써 몸을 다독여 하루를 버티는 사람이 제법이지 않을까?

이 책이 유독 무거웠던 이유는
투병을 하고 계신 친정 아빠의 어딘가,
매일을 평범하게 살아내는 나의 어딘가,
우리의 모습이 비췄기 때문이다.

누군가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격려는 분명 따스한 온기와 힘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공평하기 어렵고 매일 같은 농도로 오래 유지되기에도 쉽지않다. 그 역할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 안에 더 거대한 시스템으로 매일, 누구에게나, 같은 파장으로 가 닿아야 하지않을런지.

누군가의 서사로 현실을 되돌아보게 되는 일,
그것이 문학의 역할이듯
#강석희 작가의 #녹색광선 으로
구석구석 모두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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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책방은 다 계획이 있지 - 책과 사람을 엮는 다정한 책방의 기록
조예은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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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책방은 대전을 비롯해 인근에 사는
책짹짹이들의 방앗간이다.
책 이야기에서 시작해 사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아픔, 슬픔, 기쁨, 즐거움을 흠뻑 느끼고 나누다가
희망과 다짐으로 끝을 맺는 희한하고 신비한 공간.
책짹짹이들은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대, 그 자체다.

동네책방은 책으로만 유지하기는 힘든 법,
결국 사람이 이어가는 공간이다.

책방지기는 샘솟는 아이디어의 기획자이자(계획이 넘사벽)
불굴의 의지, 그 자체이며("지금의 어려움은 배움의 기회야")
성실한 인간이다.(쉴새없이 읽고 쓰고...)
세상에 뿌리는 소금 알갱이 같다.("우리가! 우리라도!"가 입버릇인가요)

이번 에세이에 그간 넘어지고 엎어지고 까지고 깨졌지만 버텨낸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럴 때마다, "힘들지..그래도 해야지... 괜찮아질거야." 로
이겨내는 힘,
힘들어도 "요즘, 괜찮아?" 물어오는 다정함,
"잘 하고 있어! 다 잘 될거야!"는 부적을 건네는 마음은
지금, 오늘을 걸어가는 모두에게 필요한 힘이지 않을까.

7년이라는 버찌책방의 시간을 모두 담아내지 못해 남는 아쉬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그건 북토크나 다음 책으로 이어지나요😆)
이번 책에 담긴 이야기만으로도 버찌책방과 책방지기에게 안면을 트기는 충분하다.
무더운 여름이라면 산들바람처럼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선선한 가을이라면 따뜻한 커피향처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읽을 모든 사람들에게 부적을 보낸다.
" 잘하고 있어요, 다 잘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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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책방은 다 계획이 있지 - 책과 사람을 엮는 다정한 책방의 기록
조예은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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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좋아한다면, 요즘은 힙하다는 책문화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대전의 버찌책방을 빼놓을 수 없다. 표지마저 버찌스럽고 무더운 여름에는 산들바람처럼 시원하고 버찌처럼 상큼하게, 선선한 가을에는 커피 한 잔 곁에 두고 따뜻하게 읽을 수 있을 가독성 최고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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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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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부터 뭔가 있다 싶었는데, Pg.16 부터 가슴이 턱턱 막혔다.

"...책가방을 멘 형이 내 옆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왼쪽 손이 번쩍 들렸다. 그런데 늘 거기 있었던 손 대신에 축축한 꽃잎이 손에 닿았다. 담벼락을 따라 피어 있는 능소화였다."

"하아..이거 너무 슬프잖아.."
연이은 나의 혼잣말에 급기야 9살 딸은 화를 냈다.
"엄마, 그만해! 자꾸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잖아!"
나와 두 딸의 나이만큼 큰 경험의 차이다. (그러나 너도 결국은 알게 되고 겪게 될 인생의 굴곡이지, 이렇게 알듯말듯 같이 나누는 시간이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두 딸과 함께 잠이 들었지만 무의식 중에도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던지 새벽 2시 잠이 깨어 다시 읽어내려갔다.
동화를 보고 이렇게 눈물을 흘릴 일인가 싶었다.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두려운 것이 가족을 잃는 일이 아닐까.
아무리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는다 해도
우리는 모두 결국 한번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삶과 죽음, 애도와 추억 끝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묵직한 돌을 떠안고 다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필요충분조건인지도 모르겠다.

산과 메아리, 산과 메아리를 둘러싼 인연들
사실과 거짓, 진실과 오해...

인물들의 이름부터 독백하듯 읊조리는 주인공의 속마음, 슬픔과 아픔을 느리게 통과하며 성장하는 사이사이에 놓인 나비의 이야기는 서사와 놀라우리만큼 매끄럽게 닿아있다.

#최현진 작가의 전작인 청소년문학 #스파클 에서도 빈틈없는 흐름과 문장을 보며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놀랍게도 신작 #나비도감 은 어린이문학임에도 내겐 더 짙은 농도의 감성과 감동으로 남았다.

#6교시에너를기다려 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작가 #모루토리 그의 이번 삽화도 감탄의 연속이었다. 적재적소에서 나타나는 섬세한 그림과 감정선이 몰입을 배가시켰다.(찰떡일세!)
글 작가의 작품에 흠뻑 빠져 작은 것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상황이 너무 개입된 나머지 흥분한게 아닐까 싶었지만, 오늘 새벽 재독을 하면서 책친구들과 이 작품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우리의 시간을 채우게 될지, 설렘과 걱정이 앞선다.

결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작품을 나누면서
조금 더 지금을 아끼고 사랑하며
다가올 그 순간을 현명하게 겪어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면 좋겠다.(그럼에도 겁이 나고 두렵고 힘이 들지..)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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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멀리 간다
김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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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안전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누구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김지은 평론가는 어린이의 시선에서 그들을 대변해 이 세상의 모습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글 속로 위로와 위안을, 예리하게 정곡을 찌르는 따끔함이 우리를 바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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