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톨린과 유령 대소동 - 개정판 오톨린 시리즈
크리스 리들 글 그림, 송주은 옮김 / 예림당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재치와 위트가 풍부한 책이다. 개성있는 캐릭터들은 어찌 보면 시크한것 같지만 굉장히 엉뚱발랄하다. 주인공 오톨린이 가장 정상적이라고 할까? 암튼 <오톨린과 유령 대소동>은 기상천외한 캐릭터들과 기상천외한 사건이 만나 기상천외한 동화책이다.

 

글자가 많은 책이지만 만화같은 느낌의 상상이 가득한 스토리 전개여서 만화책 처럼 읽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느낌의 스토리이지만 그 속에는 작가가 전하고 싶은 교훈을 살짝 숨겨 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마지막 장에 오톨린의 친구 세실리에게 보내는 앨리스B.스미스 학교의 성적표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성적표는 세실리가 아닌 그 부모에게 보내는 성적표인데 총평이 재미있다.

 

아주 나쁜 성적이군요. 두 분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텐데요. 세실리도 분명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앞으로 더 나아지길 기대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나는 어떤 부모일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 오톨린의 부모도 매우 바빠서 오톨린과 떨어져 지낸다. 오톨린 부모는 전 세계의 흥미로운 물건을 수집하느라 세계를 여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편지로 대화를 한다. 그래도 세실리 보다는 오톨린이 조금 더 부모와 잘 지내는 듯 하다. 세실리의 부모는 편지 쓸 시간도 없어서 늘 비서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오톨린 부모의 편지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태어나 처음 가는 학교의 이름에도 교훈이 숨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앨리스B.스미스 학교'는 남다른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 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교훈을 숨겼다기 보다는 아예 전면에 드러냈다고 생각이 들지만 스토리가 너무도 기상천외하여 교훈이 숨어있는 것 처럼 생각된다. 이 학교의 시간표도 굉장히 재미있다. 공부 시간은 하나도 없고, 앉기실습·종이접기·관찰하기·위장하기·역할놀이·웃기연구·울기공동연구·쓸모 있는 기술·쓸데없는 기술·휘파람합창·차 한잔 교실·고급 명상이 이 학교의 시간표이다.

 

재치와 위트가 풍부한 그림과 스토리 속에 교훈도 대놓고 드러낸 <오톨린과 유령대소동>은 재치 만점, 매력 만점의 무척이나 재미있고 상상이 넘치는 동화책이다. 흑백의 연필 스케치 그림에 포인트가 되는 부분만 파란색 칼라를 사용한 그림도 인상적이다. 연필 터치가 살아있는 섬세한 그림은 차가운 듯 따뜻한 듯 캐릭터나 배경의 느낌이 풍부하게 잘 살아 있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주인공 오톨린은 부모와 떨어져 있지만 외롭지 않다. 털복숭이 늪지대 인간 먼로씨가 실과 바늘 처럼 늘 함께 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만난 세실리를 따라서 태어나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되는 오톨린과 먼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둘은 남다른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이 다니는 '앨리스B.스미스 학교'에 입학한다. 이곳 교장샘은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키우도록 응원하는 학교 라고 얘기한다. 이곳에서 오톨린은 남다른 재능을 가진 친구들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투명 소년 브라이언을 따라 접시를 돌려 보고, 오빌리스와 윌버타 자매를 따라 공중 곡예 꽃꽃이도 해보고, 술타나와 코끼리 바이바이를 따라 커튼으로 종이접기 등을 따라 해보았지만 매번 실패한다. 이럴 때 교장샘은 오톨린을 격려 한다. "최고가 되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단다." 라고...

오톨린은 남다른 재능을 찾을 수 있을까?

 

어느 날, 세실리는 이 학교에 유령이 있다고 하며 학교에 전해오는 '해머스타인가의 말의 저주'에 대해 들려 준다. 그 이후에 학교에서는 밤 마다 알 수 없는 '따가닥 따가닥~' 소리가 나고, 물건이 하나둘 씩 없어지는데~~

'정말 유령이 나타난걸까?'

오톨린과 친구들은 오싹오싹 하다.

 

하지만, 오톨린과 먼로 씨의 활약으로 유령의 정체를 밝혀 내고, 오톨린은 드디어 재능을 찾아내고 뺏지를 받는다.

"남다른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이 다니는 앨리스B.스미스 학교-유령 탐정"이라는 뺏지 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한 <오톨린과 유령 대소동> 이다. 오톨린이 여행 가방을 꺼내려고 집 벽장을 열자 커라란 곰이 불쑥 나오기도 하고, 세계를 여행하는 부모님과 연락하는 편지의 전달 방법도 재치있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의 남다른 재능이나 재미있는 시간표, 그리고 곰들의 '숲속 소풍단' 초대장을 받고 함께 한 곰들의 소풍 등등...

캐릭터도 스토리 소재도 너무 너무 개성 있고 기발해서 어떻게 스토리를 이어갈까 궁금했는데,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로 집중을 하게 만들어서 이야기 흡입력이 더욱 높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재능 없는 아이들은 어떡해요?"라는 오톨린의 질문에 교장 샘의 대답이 이 책의 주제인 듯 하다.

"모두 저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그걸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오톨린도 고군분투 하며 유령 탐정이라는 재능을 찾아 내었듯 우리 아이들도 신나게 놀고, 화끈하게 공부하다 보면 분명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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