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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ㅣ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고스트'는 wow그래픽노블 시리즈 중 하나이다. '그래픽 노블'은 소설과 만화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장르 이다. 소설적 감동과 만화적 재미가 합쳐져서 신선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바로 '고스트'를 선택한 이유 이다. 만화만 좋아하는 아들에게 소설의 감동도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스트'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아동문학=교훈' 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출판사 소개글 때문이다. 녀석의 책을 고를 때 늘 교훈이나 지식을 먼저 생각했던 나에게 이 소개글은 신선했고 반성이 되었다.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어야 하는데 너무 교훈과 지식만을 아이에게 강요한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물창고의 WOW그래픽노블은 '도그맨'을 통해 먼저 만났었다. '도그맨'은 초3 아들도 나도 빵빵 터지게 하는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다. 분명 교훈도 있지만 대놓고 드러내지 않고 깔깔깔 재미있게 웃고 감동의 도가니에도 빠지다 보면 교훈은 저절로 마음에 스며드는 기발한 책이었다. 그래서 '고스트'에 대한 기대도 엄청 컸다.
'고스트'는 '도그맨' 만큼 재미는 없었다. '도그맨'이 만화적 재미에 비중을 두었다면, '고스트'는 만화적 재미보다는 소설적 감동에 비중을 더 많이 두었다. 귀신이나 유령을 무서워하는 녀석이 '고스트'를 보고 유령을 친근하게 느꼈으면 했는데, 만화적 재미가 없다 보니 초3 아들은 '고스트' 스토리에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자 아이라면 다를 수도 있다. 잔잔한 스토리 안에 따뜻한 감동이 있어서 여자 아이들 감성에 잘 맞을 것 같다. '고스트'는 섬세한 감정의 내면을 다룬 만화이기 때문이다.
카트리나 가족은 '낭포성 섬유증' 병을 앓고 있는 동생 마야를 위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북부 해안가 마을 바이아데라루나로 이사 한다. 하지만 카트리나는 이사 가는 것이 싫다. 좋아하는 햄버거도 없지만 친했던 친구들과의 이별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을 사랑하는 카트리나는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마야는 새로 이사한 곳이 너무 좋다. 바닷가가 가까워서 좋고, 유령이 있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들어 한다.
같은 마을에 사는 카를로스는 유령 투어 가이드 이다. 카트리나와 마야에게 유령을 만나게 해주는데...
카트리나는 이 마을에 유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다. 그러나 마야는 유령을 만나 할말이 있다며 유령에 관심을 갖는다. 카를로스는 마야가 유령과 만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카트리나는 그런 카를로스가 못마땅하다.
이 마을은 '죽은 자들의 날' 이라는 멕시코 전통 축제를 해마다 행사 한다. 이날은 유령들과 함께 파티를 하는 날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유령의 존재를 진심으로 믿고 있었고, 진짜로 유령들과 함께 파티를 한다. 카트리나는 '죽은 자들의 날' 축제를 즐기면서 유령과 친구가 되고 카를로스와도 화해하게 된다.
<고스트>는 판타지 이야기 이다. 만화지만 재미보다는 소설 같은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판타지 스토리 이다. 흔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니라 주인공 카트리나와 마야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었다. 그들과 주변과의 관계 그리고 유령을 통해 내면의 갈등과 가족간의 사랑의 섬세한 표현은 공감을 이끌어 내고,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진지하게 던진다.
마야는 왜? 유령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유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마야가 앓고 있는 '낭포성 섬유증' 은 유전병으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서 마야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고민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어리지만 죽음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죽어서도 가족 옆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유령 이야기에 사후 세계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 듯 하다. 죽음을 대하는 마야의 긍정적인 모습은 독자인 아이들이 '죽음'과 '이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버릴 듯 하다.
작가가 들려주는 '고스트'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자신의 유령들과 화해하는 일은 삶에 대한 생각만큼이나 심오한 것이지요. 그리고 삶과 죽음 위에 있는 것은 결국 사랑입니다.
스토리 속에서의 삶과 죽음은 살아있는 자들과 유령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축제로 행복하고 즐거움이 있었다. 유령이 실제로 존재 하든, 안 하든 유령들과의 축제와 마야의 병을 통해 작가는 결국 '사랑'을 이야기하려고 했던것 같다.
만화적 재미 부분을 생각하면 별 네개를 주어야 겠지만, 소설적 감동이 크기 때문에 별 다섯개를 주었다. 소설적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고스트'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