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3번째 고양이 ㅣ 청소년 우수작품집 시리즈 2
이재복 지음, 이순영 그림, 최지혜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7월
평점 :
주인공은 2017년 현재 만13세라고 한다. 선화예술중학교 2학년 피아노 전공 이다. 35개월에 처음으로 '행복' 이라는 시를 지었고, 이어서 동생과 함께 쓴 시집도 출간하고 동화집도 쓰고,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13번째 고양이> 시집이 피아노 연주 음반과 함께 출간 되었다.
35개월에 처음 시를 썼다는 말에 놀라웠고, 이어서 여러 시집을 출간하고 국제바흐음악경연대회에서 피아노 은상을 수상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이재복 학생의 피아노 연주 음반을 들으면서 시집을 읽는 내내 감탄사 연발 이다. 저자는 분명 천재임이 틀림없다. 시집도 훌륭한데 피아노 연주는 더욱 놀라웠다. 장차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재목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연주가 무척 훌륭했다.
출판사에서는 아래와 같이 이재복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재복의 시집에서는 게임, 꿈, 야채 등 일상의 것들이 시로 써져 새롭게 의미를 획득했다. 또한 이재복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경험적 자아와 시적 자아의 사이에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작품이 작가의 실제 감정과 일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든 시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나 또한 이 시집을 읽으면서 출판사의 소개글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13살 아이다운 시 였다. '아이다운 시'라고 말한 것은 유치해서가 아니다. 주변에 대한 관찰력과 뛰어난 호기심으로 사물을 보는 눈이 아이답지만 차원이 높았다. 시라는 틀에 갖혀서 미사어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재복은 자신의 감정에 매우 충실했다. 책 소개글 처럼 작가의 실제 감정과 시어들이 일치하고 있다. 직선적이지만 뛰어난 관찰력과 호기심으로 사물을 보는 그의 시선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또한 그의 마음도 매우 이쁠거라는 생각이 드는 시들 이었다. 타고난 재능과 예쁜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멋진 시집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들이 정말 눈여겨 볼만하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이지만, 작가가 느끼는 일상은 좀 더 차원이 달랐다.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과 예민한 지적 호기심이 차원이 다른 일상을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사차원 꿈
사차원에 가는 꿈을 꾸었어요
우리같이 삼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곳
마찬가지로 이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삼차원을 이해할 수 없지
(중략)
어딜 가나 궁금증은 있잖아요
호기심이 있으니까 문명도 발전하는 거죠
아인슈타인은 호기심의 차원을 높인 사람
호기심이 없는 눈으로 보는 세상과
호기심이 있는 눈으로 보는 세상은 정말 달라요
똑같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게 돼요
차원이 달라요
1부 꿈 연습에 있는 '사차원 꿈' 이다. 일차원 이차원 삼차원 사차원 까지 저자가 보는 차원은 달랐따. 저자도 너무 놀라서 사차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였지만, 그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지 잘 보여주는 시 이다.
참 재미있는 시도 있다. 2부 언젠가 파트에 있는 '급식' 이다.
예술 학교라서 급식이 예술이야
제일 처음 먹어보았을 땐
눈물이 나왔어
양도 많고 맛도 있었어
합격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초코 크림 케이크
그때 식단표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
일 년 치 학교 식단표를 모으는 것이
올해 내 목표야
급식이 너무 맛있어서
식단표를 보고 있기만 해도
너무 행복하고 배가 불러
키까지 쑥쑥 크고 있어
동생도 우리 학교에 오면 좋겠어
이 시를 보고 선화예술학교가 급 궁금했다. 급식이 얼마나 맛있으면 이렇게 시집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걸까? 일 년 치 학교 식단표를 모으는 것이 올해 목표라는 저자의 작은 꿈이 너무 귀엽다.
3부 노을 파트에도 '예술 학교' 제목의 시가 있다.
학교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온다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인생이 급 힘들어졌어
학교도 16킬로미터나 더 멀어지고
아침에는 한 시간 반 더 일찍 일어나고
잘 때는 한 시간 반 더 늦게 자고
그래도 학교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예술 학교니까
예술도 학교도 그런 거니까
지극히 학생다운 고민이고 생각이다. 힘들지만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고, 중학생이니까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모범생 같은 생각도 엿 볼 수 있다.
이렇게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둘러 싼 소재들을 주제로 시를 썼다. 너무 직선적이어서 짧은 수필의 느낌도 나지만 그 속에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감수성도 풍부하게 느껴지는 소박한 시들 이다. 작가의 피아노 연주 음반을 들으며 이 시를 읽다 보면 그 소박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제 초 3인 아들녀석의 꿈 중에도 시인이 있다. 말로는 시인이 되겠다고 하지만 노력은 전혀 안하는 아주 평범한 아들이다. 자기 보다 형아인 이재복의 시를 읽으면서 어떤 자극을 받을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녀석이 시인의 꿈을 계속 갖게 될지도...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20/pimg_7629731551721637.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20/pimg_7629731551721638.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20/pimg_7629731551721639.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20/pimg_7629731551721640.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820/pimg_76297315517216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