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읽는 빨간약 동화
폴케 테게트호프 지음, 예라 코코브니크 그림, 장혜경 옮김, 소피 테게트호프 의학 자문 / 찰리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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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내가 아플 때 이 책을 읽어 주세요~

 

책 표지 상단에 문구 이다. <아플 때 읽는 빨간약 동화>는 위의 글 처럼, 표지 제목 처럼 정말 아이가 아플때 읽어주고 싶은 책이었다. 아이가 아플 때 읽어 주면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너무 예쁘고 안정을 준다. 굳이 아플 때 읽지 않아도 좋은 책이다. 감기나 화상, 찰과상 등의 이유로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할 때 읽어도 좋고,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아이가 원할때 읽어주어도 좋은 책이다. 특히, 잠 자리 동화로 최고라고 생각 된다.

 

저자는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했지만, 동화가 좋아서 어린이 책 작가로 활동하며 많은 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약학과 동화작가는 사실 매치가 안되는데, 이 책을 보면 저자는 동화 작가가 전공이고 약학은 부전공 이라고 생각된다. 감기·열·복통·설사·구토·상처·화상·치통 등등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몸의 이상 증세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의인화 하여 보여 주었다. 각각의 병에 대처하는 우리 몸 속의 여러 현상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내 몸 속의 궁금증을 재미있게 해결하게 된다.

 

아이들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공포감에 '병'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갖고 있다. 이 책에는 빨간약 요정이 등장한다. 아픈 아이를 지켜주는 요정이다. 빨간약 요정은 아픈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어주고 살피면서 따뜻하게 다독여 준다. 흥미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병'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게 한다.

 

이 책은 총 열 일곱 개의 병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침, 열, 코감기, 독감, 귀의 통증, 복통, 설사, 구토, 상처, 맹장염, 편도염, 화상, 치통, 골절, 근시, 난청, 야뇨증 이다.

각 이야기는 동화를 읽으며 우리 몸 속 이야기를 먼저 만나고, 각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엄마 아빠랑 함께 읽어요!' 페이지에서 좀 더 자세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동화 이야기는 표현들이 참 맛깔 난다. 중간에 살짝 어색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번역이 매우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서에 맞는 표현들이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한다. 빨간약 요정이 살포시 내려앚고, 잠든 아이 입이 빼꼼 열리고, 요정과 아이가 까치발을 들고 살금살금 용의 이마쪽으로 걸어 가기도 하는 등등...정감가는 표현들이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만든다.

 

우리 몸 속을 의인화 한 작각의 상상력도 매우 멋지다.

아이가 기침을 하자 기침 곰님은 빨간약 요정에게 혼난다.

"이봐요, 기침 곰님! 제정신이에요? 하마터면 내 날개가 부러질뻔 했다고요!"

그러면, 기침 곰님은 "미안해요, 요정님.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저기서..." 라며 기가 팍 죽어 중얼중얼 변명을 한다.

 

아이가 열이 나면 열 사령관님이 병사들과 함께 출동 한다. 열 사령관 명령에 맞춰 병사들이 착착 절도 있게 아이의 이마를 따라 행진하는 모습이 멋있다. 열 사령관님은 "우리가 없으면 건강이 무너집니다. 우리는 겅강을 지키는 튼튼한 벽이랍니다." 라며 스스로 칭찬 한다.

 

코감기 군이 들려주는 코감기 이야기도 재미있다. 코감기 군은 코 양을 짝사랑 한다. 코감기 군이 아무리 좋아한다고 외쳐도 코 양은 괴롭히지 말라며 무안을 준다. 상쾌한 공기 군만 좋아하는 코 양에게 코감기 군이 한 마디 한다.

"당신은 왜 밖에 나가 상쾌한 공기 군이랑 놀지 않나요? 왜 하루 종일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만 끼고 있나요? 거봐요. 당신은 내가 평소에 얼쩡대는 장소를 더 좋아하잖아요. 사실은 나랑 놀고 싶어서 그러거죠? 맞죠?" 라며 전형적인 짝사랑 증세를 보여 준다.

 

두뇌 참새들은 면역계라고 하는 힘센 병사들에게 명령해서 나쁜 악당들이 들오오지 못하도록 몸을 잘 지키고, 혹시 들어 왔다면 순식간에 우리 몸 속 면역계에 연락을 풀가동하여 신속하게 악당들과 싸우도록 명령을 한다.

아이가 구토를 하면 구토 난쟁이가, 상처가 나면 상처 소방대가, 화상이 나면 화상 소방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바삐 돌아 다닌다.

 

<아플때 읽는 빨간약 동화>는 이렇게 아이가 아플 때 우리 몸속이 얼마나 시끄럽고 바쁜지 재미있게 이야기 한다. 시끄럽지만 아픈 것을 낫게 하기 위해 우리 몸 속의 면역계가 매우 질서정연하고, 신속하게 노력한다는 사실을 통해 아프면 나타나는 증상들을 이해하게 된다. 열이 나면 열 사령관과 병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상처가 나면 상처 소방대가 출동하여 땀 뻘뻘 흘리며 일한다는 사실들이 증상을 통한 두려움을 이겨내게 해줄 것이다.

 

동화를 재미있게 읽고 나면 '엄마 아빠랑 함께 읽어요~'페이지가 나온다. 이 페이지는 '000, 더 알아볼까요?', '000에 좋은 건 뭘까요?', '이럴 때는 얼른 병원으로!' 이렇게 세 개의 이야기로 구분했다.

동화 속에 등장한 병이나 증상에 대해 좀 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는데, 이 부분도 너무 재미있다. 따뜻하면서도 위트있으면서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역시 표현들이 맛깔나다. 자세한 정보 페이지 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위트 있어서 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기서는 각 증상들에 대해 민간요법들을 알려주는데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페이지 이다. 코감기의 경우 찜질 서양고추냉이 소총 민간요법을 알려주었는데 참 재미있다. 서양고추냉이 소총은 가장 기가 막힌 방법이라며 성공만 한다면 코감기부터 금방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단,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미워하는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며 그 지옥의 레시피를 소개하여 저자의 위트에 공감했다.

이어서 '이럴 때는 얼른 병원으로!' 에서는 증상이 심하면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라며 언제 병원에 가야 할 지 알려 준다. 병운에 가야 할지 아닌지 헷갈릴때는 그냥 병운에 가라고 한다. 병울 키우는 것보다 병원 가서 허탕을 치는 게 백배 낫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은 <아플때 읽는 빨간약 동화> 이다. 아플 때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녀석의 호기심을 팍팍 자극했다. 초3 인데 매일 밤마다 읽어달라고 이 책을 들고 온다. 짜슥 지가 읽으면 좋으련만....

다 좋은데 한 가지 더 얘기 하고 싶은 것은 삽화가 있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몸 속에서 일어나다 보니 삽화를 보여주면 이해도 쉽고, 더 신기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은, 각 챕터별로 시리즈 형식의 그림책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스토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으로 만들어 진다면 저학년 아이들이 보기에 딱 좋을 책 이다.

그림이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스토리도 구성도 좋아서 넘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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