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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이 아니고 뇌 때문이야 ㅣ 뇌과학자가 쓰는 육아서 1
김의철 지음 / 프리윌 / 2017년 6월
평점 :
이 책을 보고 여러 번 놀랬다. 일단 엄청난 두께에 놀랬다. 429쪽 이라는 엄청난 두께에 살짝 부담감이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놀랐다. "~했다. ~이다. ~입니다." 등의 일반적인 문체가 아니라, 저자 특유의 말투가 섞인 문체로 유머와 팩트가 섞였다. 두뇌라는
전문분야의 서적이고, 엄청난 두께 였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거기에 다양한 실례들이 풍부하여 이야기책 처럼 술술 읽었다. 구성도
너무 좋다. 엄청난 분량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구성되어 읽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두꺼운 양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두뇌의 지식 세계는 굉장히 방대했다. 그런 방대한 지식을 일반 독자가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저술하였다는 점에서 작가가 정말 존경스럽다.
또한,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국내외 최초의 연구결과들을 보며 저자의 전문지식과 노력에 더더욱 존경을 표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 자신을, 내 남편을, 내 아이를 다시 보게 된다. 뇌가 보이기 때문이다. "너 때문이야~" 라며 남편을 탓하고
아이를 혼냈는데, 뇌 때문이라는 걸 이해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내가 착해진 듯 착각이 들기도 하다. 그동안 뇌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나름 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한 나의 착각이었다. 어설프게 뇌를 알고 있는 나에게 뇌의 진실을 알려준
책이다.
그러나, 난 뇌의 전문가가 아니다. 저자가 아무리 쉽게 알려주었어도 저자가 알려준 다섯가지 유형을 정확하게 판별하기는 너무 어렵다. 인간은
엄청나게 복잡미묘하기에 그럴것이다. 정말 뇌 분야를 파고 들지 않는 한 나는 그냥 뇌가 궁금한 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 처럼 뇌가
궁금한 사람에게 너무 좋은 책이다. 뇌 전문가가 되기는 어려우나, 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뇌를 알고 나면 나를 비롯하여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이 이해가 되고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제기 한 6개의 가설이 핵심이고, 그 가설을 하나 하나 증명하고 있다. 이 가설은
사람은 왜 다른지, 뇌는 왜 둘로 나뉘어졌는지 라는 저자의 궁금증에서 시작되었고, '사람은 다
다르다.'가 근본 핵심이다. 저자는 두뇌 타입을 1~5까지 나누었는데, 1·2는 우뇌타입, 4·5는 좌뇌타입, 3은 균형발달인
이다. 각 유형에 따른 특징을 알 수 있는 글이 있다.
타입3은 특이한 능력을 가졌다. 타입2가 나무를 본다면 타입4는 나무 가지 잎을 본다. 그런데 타입3은 숲을 보고, 동네도
보고, 강도 보고, 길도 보는 것이다. 그래서 타입2나 4는 좁은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전문가가 되지만, 타입3은 그런 사람들을 아우르는
조정자, 통솔자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입장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입장을 고려하는 안목과 사고력을 가진 까닭이다.
우뇌인 창의력을 요하는 예술가 분야, 좌뇌는 연구원이나 선생님 같은 직업 이라면 규형발달인은 유능한 정치가나 기업가들이 많은 이유가 이해가
된다.
즉, 인간은 창의력이 풍부하여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우뇌인도 있고, 고지식함과 책임감으로 이 사회를 지탱하는 좌뇌인도 있고, 나보다는
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CEO 형인 균형발달인도 있다.
이렇게 5가지 유형의 특징을 알아가다 보면 내 아이는 어떤 타입인지 궁금해진다. 이런 나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챈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나는 어디에 해당 되는가?'를 생각하게 마련이다. 물론 가족에 대해서도 궁금해 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아, 어느 뇌 타입이 가장 좋은 것이로구나.' 또는 '어느 뇌 타입은 좀 나쁜 것이네?' 하는 판단을 하시게
된다.
이는 전적으로 잘못이다. 뇌 타입은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다만, 장점을 잘 살리면 좋은 뇌 타입인 것이고, 단점만
키우다보면 나쁜 뇌 타입이 되는 것이다.
정말 내 아이는, 나는, 내 남편은 어떤 타입인지 진짜 궁금하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어떨때는 2타입 같고, 어떨때는 4타입 같고,
어떨때는 3타입 같기도 하여 헷갈리다. 1~2와 3과 4~5의 성향은 완전히 다른데 실제 내 성격, 아이성격, 남편 성격은 5개의 단계에 두루
걸쳐있는 느낌이어서 3타입인가 하다가도 안닌것 같기도 하여 알쏭달쏭이다. 책 중간 6CHAPTER에 있는 5번째 소주재 일기로
들여다보는 머릿속 에는 초등생 아이들이 쓴 아홉 편의 일기를 보고 유형을 알아보는 실례가 있는데 두 개만 맞고 다른 건 다
틀렸다.
이 책을 읽고 유형을 알았다 해도 실제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확실히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하는데 괜히 어설프게 내 아이를 판단하면 아니될 듯 하다.
저자와 같은 전문가의 판단이 없다면 저자의 말 처럼 좋은 뇌, 나쁜 뇌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잘 관찰하고 장단점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아이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부모의 입장인 듯 하다.
좌우뇌 타입에 따른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고개를 엄청 끄덕이게 해서 목이 아플지경이다. 그 중 아이들이 정리정돈 못하는
것!! 이거 야단쳐서 고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렇다고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 좌뇌를 보강해주면 된다. 2장에서 설명했듯이 우리 뇌는 학습한다.
후천적 보강이 가능한 것이다. 나를 알고 뇌를 알면 행복은 내 것이다. 라는 저자의 글은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의 엄마로서 매우
안심이 되는 글이었다.
또한, 우뇌인의 능력을 높이는 것은 '칭찬' 이다. 그것도 '과장된 칭찬'이 필요하다고 한다. 103페이지의
"우뇌인이 칭찬에 굶주리면?" 에 대한 소주제에 다섯 가지를 이야기하였는데, 정말 충격적이다. 청소년은 거의 90% 문제아가 되고, 성인이 되면
술주정뱅이가 되고, 이간질의 명수이며, 소탐대실에 거짓말 선수가 된다고 한다. 어쩜 내 아이도 그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녀석에게 과한
칭찬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아들녀석이 말을 많이 해서 짜증내기도 했는데 이 또한 큰 일? 날 일이었다. 우뇌가 발달한 타입1,2는 삶의
에너지원이 '칭찬' 이다. 그리고 '말을 많이 하는 것' 이라고 한다. 이것은 우뇌가 우뇌다워지고, 우뇌인이 우뇌인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것이다. 우뇌인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행복이기에 그걸 비난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서로
다르고, 다른 이유를 이해하려고 애써야 한다고 당부한 저자의 글에 깊히 반성했다.
가장 관심있는 파트는 CHAPTER6 행복한 학교로 가는 길: 두뇌 맞춤교육 이다. 앞서도 느꼈지만 "너
때문이 아니고 뇌 때문 이다."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되는 파트이다. 지금까지 아이가 학교에서 혼나면 내 새끼가 잘 못했으려니 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선생님을 잘 못 만났고, 교육제도를 잘 못 만났고,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잘 못이었다. 국가부터 똑같은 교육을 시키는 학교폭력을
중단해야 하고, 아이들이 돌팔이 선생님을 만나지 않도록 제도화 해야 했다.
왜 이 학생에게 매우 효과적인 공부방법이 저 학생에게는 듣지 않을까? 사람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IQ문제가 아니다. 두뇌
특성, 즉 각각의 재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 방법도 서로 달라야 한다.
라고, 저자는 강조하며 획일적인 우리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리얼하게 파헤치고 사이다 같은 해법을 제시하였다. 두뇌 유형에 맞춘
'맞춤공부법'을 설명하면서 저자가 쓴 글이 있다.
우등생이란 누구일까?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자신의 두뇌특성에 맞는 공부법을 터득한 학생이다. 아니면 아주 우연히 (이게
바로 로또1등!!) 자신에게 딱 맞는 공부법에 걸려든(?하하하) 학생이다. 이제부터는 '맞춤 공부법'의 원리와 적용방법을 알려드린다. 이처럼
서로 다른 사람을 3~5대별하여 각각의 두뇌에 맞는 맞춤공부법을 제시하는 것은 우리나라 최초로 안다. 대부분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다.
이어진 연구결과와 근거를 들어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이야기를 하는 저자의 말들은 구구절절 감동했고, 또 감동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공부 방법을 몰랐던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효과가 검증되었다고 하니 더더욱 신뢰가 갈 수 밖에 없고,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저자는
여러 실례를 들어 증명하였다.
아이의 담임샘이 문제가 좀 있다. 책을 읽고 생각했다. 인성이 부족한 샘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뇌 때문이었을까? 아들녀석과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다. 우뇌성향이 강한 녀석인데 좌뇌 선생님은 녀석의 단점만 지적하여 너무 속상했다. 그렇기에 공교육 문제에 대한 저자의 글에 감사의
눈물이 날 지경이다.
타입4는 어느 자리에나 꼭 있어야 할 사람이고, 그들이 있어야 세상이 건강하고 우리가 서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공교육에서는 이것이 진리가 아닌듯 하다. "공교육이 아이 뇌를 다치게 하다니" 라는 책 속
칼럼의 글을 보면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의 대다수는 우뇌형 사람들인데, 우리나라 학교 선생님의 절대 다수가 좌뇌인이라는 불공정함 때문이다. 이
불공정함이 아이들 머리를 다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 했고, 해결방법도 제시했다.
이 책을 교육자분들이 무조건, 반드시 읽었으면 하는 간절하고 또 간절하고 간절한 바램이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공교육 현장이 바뀌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교육에 관한 온갖 지엽적 대책을 제시하는
정치인들께,
영혼 없이 땜질과 보신 처방에만 골몰하시는
교육당국자들께,
각자도생의 짐을 지고 허리가 휘는
학부모님들께,
그리고 오리로 길러지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이 책을 처음 펼치면 프롤로그 전에 있는 글이다. 학부모인 나를 비롯하여 위의 분들이 정말 꼭 읽어야 할 책이고, 특히 교육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고, 아이들과 함계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
정말 정말 이 책을 무조건 반드시 절대적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힘이 있다면 정말 이 책을 그 분들이 꼭 읽게 만들고 싶다.
저자는 사람이 서로 다른 것도, 국민성이 다른 것도, 모두 뇌 때문이라고 하며 행복의 기준은 바로 '뇌'라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억지로 고치려고 하면 '염병한다' 라는 표현도 썼다. 또한, 불행을 강요하는 것이고, 독수리를 낳아서 잡새로 키우는 엄마이고,
고래를 낳아서 고등어로 길러내는 엄마 라는 등의 표현도 하였다.
즉, "행복의 열쇠도, 불행의 비번도 모두 뇌가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현실의 공교육제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불평만 하고 있으면 정말 불행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행복의 열쇠도, 불행의 비번도 나의 뇌에
있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 더 밝을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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