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나라 꿈 공장 다릿돌읽기
문미영 지음, 지우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만에 가슴 뭉클, 눈물 찡 했다. 주인공 지수는 초등 4학년 이다. 지수의 아빠가 1년 전에 돌아가신 후 지수는 더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가 미웠다. 그러나 꿈 공장을 통해 엄마의 꿈 속을 본 후로 지수는 엄마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엄마가 너무 불쌍해." 라고 진심이 담긴 말을 던지는데~

나의 가슴도 먹먹했고, 눈가가 시큰했다.

 

꿈 속 세계는 어릴수록 호기심이 왕성한 때이다. 내가 어렸을때도 꿈 속 세계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하곤 했는데, 그 꿈 세계는 왠지 행복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기분으로 아들녀석에게 이 책을 권했는데 대박이었다. 녀석도 나와 같은 감동을 느끼며 짱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한다.

'꿈 공장' 이라는 상상력 풍부한 소재와 아빠를 잃은 주인공과 엄마의 갈등이 해결 되는 과정이 너무나 감동적이고 찡 했다. 억지로 감동을 짜내는 스토리가 아닌 자연스럽게 공감을 형성하여 주인공 지수와 같은 마음을 느꼈다.

다정했던 아빠를 잃은 지수의 상실감도 공감이 되었고, 남편을 잃은 상실감은 크지만 지수를 위해 슬픔을 감춘 채 억지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의 마음도 진심으로 공감이 되었다. 상실감으로 힘들어 하고, 오해가 있었던 두 모자는 꿈 공장을 통해 지수가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되고 지수는 서서히 엄마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하며 해피엔딩의 결말을 맺는다.

 

책을 덮고도 감동의 여운이 오래 머물러서 이야기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지수와 엄마의 얼굴에 밝은 미소로 끝난것이 더욱 매력있는 결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후의 지수와 엄마가 함께 할 시간이 더욱 행복할거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처음엔 생각하기 싫어 하는 아들에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해서 읽게된 책이다. 그런데 상상력 이상의 감동 까지 주어서 행복한 동화책이었다.

 

꿈 공장에서 만드는 꿈은 과거의 추억과 기억 그리고 오늘의 경험과 생각으로 만들어 진다. 다양한 기억과 즐겁고 특별한 오늘의 경험이 있다면 매일 새롭고 재미있는 꿈을 꿀 수 있다. 즉, 꿈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거라는 걸 알게 된다.

<천장나라 꿈 공장>을 읽은 우리 아이들은 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알기 때문에 매일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 꿈을 만드는 건 꿈 공장의 몽니들이지만, 그 꿈을 바꾸는 건 바로 독자인 우리들 이다.

 

 

주인공 지수는 1년전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말이 없다. 그리고 엄마가 밉다. 아빠가 돌아가신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미용실을 다시 열고, 아빠의 흔적들을 지우고, 하하 호호 웃으며 엄마 혼자 행복하고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수는 전부 다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모든 것이 짜증난다. 그러다가 텅 빈 천장에 새로 만들고 싶은 방을 상상하고 있는데 이상한 불빛이 보인다. 그리고는는 꿈 공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커다란 벌레 같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한 괴상한 모습으로 공상 과학 만화책에나 나올 법한 외모의 몽니들을 만난다. 눈과 귀는 일반 사람보다 두 배 이상 크고 팔과 다리는 가늘고 긴데 몸은 뚱뚱하다. 이 생명체는 수십 개의 주머니가 달린 검은 색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다.

그들은 지수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지수가 말이 없다는 것도, 엄마가 미용실 하는 것도, 엄마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도~

 

그들은 꿈을 만드는 요정 몽니 이다. 지수 집 천장 나라에 살면서 지수와 엄마의 꿈을 만든다. 모든 집 천장마다 꿈을 만드는 공장이 있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꿈을 만든다.

 

꿈 공장은 지붕이 알록달록한 집이 여러 채 모여 있었다. 마치 재미있는 놀이동산처럼 보였다. 꿈 공장에 들어가 보니 예전에 아빠와 함께 갔던 찜질방 구조와 비슷하다. 다양한 색깔의 집으로 나뉘어진 집 안에서 몽니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지수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공간의 문이 열려야 하는데, 그 전까지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추억의 시간을 몽니 픽커와 함께 경험한다. 바로 지수와 엄마의 꿈 공장 이다.

두 사람이 오늘 밤에 꿀 꿈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꿈 공장에 들어올 때 본 알록달록한 집들은 '기억 창고'였다. 기억 창고에는 엄마의 다양한 기억과 추억이 비슷한 감정끼리 저장되어 있다. 엄마의 꿈을 만든는 몽니들은 하루 동안 엄마가 겪은 '오늘의 경험'을 수집해 온다. 그 '오늘의 경험'과 기억 창고에서 가져온 기억을 '혼합의 방'이라는 곳에 있는 꿈 가마솥에서 잘 섞는다. 몽니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꿈을 엄마의 머리맡에 살며시 놓아두면 엄마느 그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이 중 기억 창고는 기억과 추억을 저장해 가장 중요한 장소이고 보물 창고 이다. 기억창고는 색깔별로 저장되는 기억이 틀리고, 크기도 다 달랐고, 크기에 따라 일하는 몽니의 수도 달랐다. 큰 창고는 많은 몽니들이 바쁘게 일했고, 작은 창고의 몽니들은 할 일이 없어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흰색 기억 창고에 대한 픽커의 설명이 참 멋지다.

"흰색 기억 창고에는 그리운 기억이 저장되어 있어. 그리운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져. 그런 멋진 기억이 바로 그리움이야. 꿈을 만들 때 굉장히 중요하게 사용되는 재료지."

 

분홍색 기억 창고는 사랑의 기억, 빨간색 기억 창고는 행복한 기억, 노란색 창고는 무서움이나 두려움이 저장된다. 노란색 창고에서 만난 엄마의 기억들이 지수는 이해가 안 된다.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혼자 행복하고 편안하게 잘 살고 있는데 두려운 기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지수에게 픽커가 말한다.

"지수야, 내가 생각하기에 무서움이나 두려움은 사랑, 소중함과 같은 감정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

"무섭거나 두려운 기억은 대부분 소중한 걸 잃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아. 소중한 걸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마음, 꼭 지키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때론 두려움이나 무서움이라는 기억으로 저장되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은 엄마가 너에게 두려움을 느끼는게 아니라고. 너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너를 지키지 못할가 봐 두려운 것 같다는 거지."

 

그리고 지수는 오늘 엄마가 꾸게될 꿈을 미리 보게 되는데~

엄마는 늘 당당하고 밝고 행복한 줄 알았는데, 꿈속 엄마의 모습은 지수 생각과 많이 달랐다. 누구보다 작고 슬퍼 보였다. 지수는 힘들고 지친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엄마가 너무 불쌍해."

 

지수는 엄마의 꿈을 바꿔주고 싶다. 방법은 엄마가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현실로 돌아온 지수는 엄마에게 특별한 오늘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지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거울 너머로 지수를 바라보던 엄마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떠올랐다.

 

일러스트도 좋고, 상상력과 감동을 주는 스토리는 더욱 좋았다. 글씨 크기와 문장간의 간격도 적당하고, 종이질도 좋다. 초등저학년이 읽기에 흠잡을 곳이 없는 너무 좋은 동화 이다. 기억하고 싶을 만큼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초등 인문동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