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거울 상자 즐거운 동화 여행 63
김경우 지음, 강봉구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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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 '좋은 관계'라고 한다. 이 연구 결과 처럼 사람은 누군가의 관계에 의해 기분이 좌우 되고, 행불행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 누군가가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학교나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일 수도 있다. 특히, 가족은 늘 함께 하기 때문에 인생의 행불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학교나 직장도 매일 생활하는 곳이기에 또한 그러하다. 집 다음으로 학교가 생활 공간인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의해 성적이 좌우 된다고도 하니 관계를 잘 맺는 것은 정말 중요한다.

 

사람간의 관계를 맺기 위한 기본은 '말' 이라고 생각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 '세 치 혀가 사람잡는다' 속담 처럼 말로 복을 부를 수도, 불행을 부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육아에서 '언어'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남아다 보니 말이 그닥 이쁘지가 않아서 더욱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언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듣는 태도' 이다.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혼자만 소리 높여 말한다면 누구도 좋아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말 다음으로 듣는 것을 녀석에게 중요하게 말하지만, 언어를 고쳐 주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를 고쳐주는 것이 더욱 힘들다. 늘 잔소리로 시작해서 잔소리로 끝나기에 내 속마 부글부글 할 뿐이다.

 

이럴 때 아이에게 보여 줄 딱 좋은 책이 <할머니의 거울상자> 이다. 저자와 만난 적도 없는데, 어쩜 우리 아이를 이리도 잘 알고 쓰셨는지..폭풍 공감하며 읽었다. 초딩 3학년인 아들녀석은 말이 청산유수인데다 자기 주장까지 강하고 상대의 말은 주인공 처럼 잘 들으려 하지 않아서 주의를 자주 받는다. 아직은 어려서 이런 행동이 통할지는 모르나 학년이 올라가면 친구들의 생각도 커져서 녀석을 멀리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미리 부터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맙다. 굳이 내가 입 아프게 잔소리 하지 않아도 녀석은 자기와 비슷한 주인공 민규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스스로 깨달음을 줄 거라는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적당한 그림과, 적당한 크기의 활자와 탄탄한 스토리 모두 초딩3 학년 눈높이에 딱 맞아서 녀석이 읽기에도 매우 좋은 책이다. 또한 자신과 같은 또래의 이야기여서 공감이 되는 스토리이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할머니의 거울 상자>는 할머니의 거울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민규의 이야기 이다. 민규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서 친구들에게 늘 인기가 많다. 민규는 이런 자신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친구들 보다 자신이 더 잘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친구들이 자신을 멀리 한다는 걸 느끼게 되고 친구들이 멀어졌다는 사실에 민규는 무척 슬퍼한다. 늘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친구들이 자신을 왜 멀리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던 민규는 우연히 할머니의 거울 상자를 통해 학교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거울 속에서 본 민규는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민규는 곧바로 친구들에게 사과 하고 나쁜 대화 습관을 바꾸어 나간다. 그리고 친구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 유진이가 왜 지각하는지 알게 되고, 동철이가 세 살 된 동생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사실도, 영미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민규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할머니의 거울을 통해 스스로 잘 못 된 점을 자각했다는 사실을 인지 한 것도 기특했지만, 잘 못을 인정하고 친구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 했다는 점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민규의 행동을 통해 바른 대화와 올바른 듣는 태도를 배웠을 뿐만아니라, 잘 못을 반성하고, 사과하고, 그동안 속상했던 자신의 감정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행동을 보여 주어서 독자인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 이다. 어쩌면 거울을 보며 혼잣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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