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선물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8
폴 빌리어드 지음, 배현주 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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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기적을 일으킬 향기로운 선물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에 실렸던 단편 중 하나라고 한다. 작가의 유년시절 한 사탕가게에서 있었던 일화이다.

유년 시절 작가는 사탕가게 들어 가서 먹고 싶은 사탕을 두 봉지 가득 담은 후 은박지로 정성껏 싼 체리 씨 여섯 개를  주인인 위그든씨에게 주었는데, 위그든씨는 오히려 거스름돈으로 1센트 동전 두개를  주었다. 작가의 이런 유년 시절의 향기로운 추억은 성년이 되어서도 생생히 기억되었다고 한다.

향기로운 보물로 가득찼던 멋진 가계의 훌륭한 주인 위그든 씨 덕분에 작가는 진정한 배려와 사랑이라는 값진 선물을 평생 마음에 새길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유년 시절에 이런 행복한 추억을 가진 작가를 부러워하며 읽었다. 어쩌면 이런 추억이 있을 수도 있는데 기억을 못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보지만 떠오르는 기억은 없다.

경제 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모르나 마음은 팍팍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받은 감동을 나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그든 씨와 같은 진정한 배려와 사랑을 내 아이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아이에게 전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은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통해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이 전염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른은 '나도 이렇게 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은 '나도 위그든 씨 같은 어른이 되야지~' 라며 생각하게 만들어서 진정한 배려와 사랑을 나누고 싶게 만들 거라는 생각이다.

 

위그든 씨와 같은 어른이 많다면 이 세상은 정말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가 격변의 시대를 거치면서 이기적으로 살 수 밖에 없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너그럽고,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필독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위그든 씨의 배려와 사랑이 기적을 일으킬 거라는 희망이 드는 넘 기분 좋은 책이다.

  

 

진정한 배려와 사랑이 담긴 선물

 

아직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행복한 기억은 아마도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에 얽힌 추억일 것이다. 맨 처음 그 가게에 갔을 때 나는 많아야 네 살이었다. 그러나 겨우 1센트쯤밖에 안 하는 보물들로 가득 차 있던 그 멋진 가게의 향기는 반세기도 더 지난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라고 시작하는 이 책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스토리가 전개 된다. 엄마 손을 잡고 사탕 가계에 처음 들어 간 네 살 주인공 눈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달콤한 광경은 넋을 놓게 했다.

 

어찌나 종류가 많던지 선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작고 하얀 종이 봉지 안에 선택한 사탕이 '툭' 떨어지는 순간에는 늘 후회의 고통이 명치 끝을 쿡 쑤셨다. 다른 게 더 맛있지 않을까? 저 사탕을 더 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어른도 선택의 순간이 올 때면 고통스러운데, 하물며 네 살 아이는 어떠했을까?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대사에 미소가 지어졌다.

 

위그든 씨는 아이들이 고른 사탕을 봉지에 담은 뒤 잠깐 기다려 주는 방법을 썼다.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위그든 씨의 치켜 올라간 눈썹이 다른 사탕과 바꾸고 싶으면 어서 바꾸라는, 아직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고 알려 주는 신호라는 거을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이해했다.

 

위그든 씨는 그런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 따뜻한 분이었다. 당시의 위그든 씨를 회상하며 쓴 작가의 글을 통해 위그든 씨가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두 구역이나 떨어진 위그든 씨의 가게에 혼자 가게 된다. 뭔가를 혼자 해 볼 만큼의 충분한 나이가 되었으니까~^^

 

그날 내가 사탕을 얼마나 많이 골랐던지 진열대 절반쯤 왔을 때 봉지가 이미 두 개나 채워져 있었다. 위그는 씨가 진열대 위로 몸을 굽히더니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너, 이만큼 살 돈은 있니?"

"그럼요. 저 돈 엄청 많아요." 나는 주먹을 뻗어 위그든 씨의 손바닥에 반짝이는 은박지로 정성껏 싼 체리 씨 여섯 개를 좌르르 떨어뜨렸다.

 

왼쪽 페이지의 노란 머리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조그만 아이 그림과 오른쪽의 문장을 읽으면서 사랑스러운 감정 가득 느껴져 행복했다. 너무 너무 귀여운 아이와 황당한 표정이 연상되는 위그든 씨의 얼굴이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황당한 위그든 씨의 표정을 보고 "모자라나요?" 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어 본다.

 

위그든 씨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아니, 너무 많구나. 잠깐 기다려라. 거스름돈을 갖다 줄 테니." 라며 1센트 동전 두 개를 아이 손에 주었다.

그러고는 "이거 지금 다 먹으면 안 된다.", "그럼 배탈이 날지도 모르니까. 알았지?"

 

이 상황에 나 라면?

위그든 씨처럼 거르슴돈을 주지는 않았겠지만, 사랑스러운 눈으로 아이를 보며 아이를 꼭 안아 주었을 것 같다. 따뜻한 말도 당부한 위그든 씨의 사랑과 아이의 사랑스런 눈빛이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다.

 

성년이 된 아이는 결혼 하여 아들 둘을 두었고, 열대어 가게를 운영 한다.

어느 날, 작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가게에 들어 섰다.

 

아이들은 말했다. "아저씨, 이거 우리도 살 수 있는 거죠?"

그는 "물론 살 수야 있지. 하지만 이 물고기들은 아주 비싸." 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괜찮아요, 돈은 많아요." 라고 대답했다.

 

순간 그는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그와 똑같은 경험을 한 것만 같은 그 묘한 기분 느끼며 아이들이 물고기를 고르는 동안 아주 친숙한 느낌이 그를 강렬하게 덮쳤다.

 

아이들은 삼심 달러어치쯤 골랐지만 지불한 돈은 5센트짜리 동전 두 개와 10센트짜리 동전 하나 였다.

 

순간 까마득한 과거에 위그든 씨가 내게 물려준 유산의 여파가 온전히 느겨졌다.

라고 회상하는 주인공~

 

옛 추억에 가슴이 벅차 목이 메이는 주인공을 보던 아이들은 "돈이 모자라나요?" 라고 묻는다. 이에  과거 위그든 씨가 그랬던 것 처럼 그는 "아니, 너무 많구나."라며 1센트 동전 두 개를 거스름돈으로 준다.

 

 

이야기도 아름답지만, 그림도 너무 아름답다. 소공자, 소공녀 느낌의 화풍이 스토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기분 좋은 그림책이다. 특히, 주인공 유년시절의 모습과 성년이 되었을 때 만난 두 아이들의 클로즈업 된 얼굴 그림은 너무 너무 사랑스러워서 꼭 안아주고 싶다. 읽는 내내 행복 가득했던 시간을 준 <이해의 선물>은 인생의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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