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집으로 가는 그림지도 책콩 저학년 6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책과콩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책을 읽으면서 눈가가 촉촉해진지 오랫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촉촉해진 눈가는 기분좋은 카타르시스를 주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막장 드라마도 아닌, 로멘스 소설도 아닌 아이의 동화책을 읽으면서 느낀 기분좋은 감정이 색다르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선생님이 폐렴으로 병가를 내자, 주인공 희찬이는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자신이 그린 그림지도 한 장만 들고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선생님 집을 찾아 간다. 그 여정 속에서 희찬이의 순수함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었다. 세상 최고의 겁쟁이 희찬이에게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선생님의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은 매우 낯설고, 두려운 여정이었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낸 희찬이의 모습에 내가 더 뿌듯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색다른 감정을 느꼈던 건 주인공 희찬이에게 자연스럽게 동화 되면서 그 감정이 타임머신을 타고 나의 학창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희찬이의 담임 샘 처럼 내 인생에 영향을 준 담임 샘은 없었다. 그래서, 학창시절 내내 희찬이의 담임 샘 같은 분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초3 아들을 둔 학부형이 된 지금도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 내 아들이 이런 좋은 담임을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나의 바램과는 정 반대인 분을 만나 아들녀석이 힘들어 한다. 칭찬 보다는 미운 말만 하는 담임 샘 때문에 나 또한 고민이어서 희찬이의 담임이 더욱 아들녀석의 담이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주인공 희찬이는 키가 크지만 마르고 겁쟁이다. 그리고, 그림지도 그리기를 좋아한다. 학교 가는 지도, 태권도 가는 지도, 고모네 가는 지도, 뒷산에 올라가 그린 마을 지도도 가지고 있다. 희찬이가 이렇게 그림지도를 그리게 된건 무서운 괴물에게 쫓기다 잡혀가는 생각이 자주 났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는 변기 속 괴물이 끌고 갈 것 같고, 놀이공원에서는 롤러코스터 괴물이 끌고 갈 것 같아 무섭다. 하지만 지도만 있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다.

 

희찬이는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니지만 단짝 친구가 없어 늘 외롭다. 하지만 학교 가는 걸 좋아한다. 너무 너무 좋아하는 담임 샘 때문이다. 부모님은 식당 일로 바빠서 자신의 말을 안 들어 주는데 선생님은 잘 들어 주신다. 특히, 자신의 일기에 달린 선생님의 댓글은 읽고 또 읽는다.

 

그런 어느 날 담임이 폐렴에 걸려 오랫동안 학교에 못 나오게 된다. 희찬이는 지난 번 담임을 우연히 만나서 들은 선생님 집 가는 길을 그림지도로 만들어 담임을 찾아 간다. 선생님의 말만 듣고 상상만으로 그린 그림지도를 가지고 겁쟁이 희찬이가 담임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희찬이는 그림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선생님 집을 용기 내어 찾아 간다. 가는 도중에 친구들이 꺼려하는 먹보 뚱뚱이 동현이와 뇌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아 '바보'라는 별명을 갖은 정호를 만나 함께 선생님 집을 찾아 간다. 희찬이에게 두 친구는 거추장스러운 존재 였지만, 여정을 함께 하면서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작가는 초등 6학년 때 만난 담임의 추억을 작가의 말을 통해 전했다. 당시에 쓴 작가의 일기에 "넌 문학을 해야겠구나.", "네가 쓴 글을 보고 싶구나." 라고 선생님이 빨간 펜으로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그 댓글을 보며 작가의 꿈을 꾸고, 위로를 받았다는 작가의 추억은 이 동화에 고스란이 담겨 있다.

희찬이가 쓴 일기에도 담임은 빨간 펜으로 따뜻한 댓글을 달아 주었다. 덕분에 겁쟁이에 외로운 희찬이 였지만, 학교생활이 즐거웠고 선생님을 너무 너무 좋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으로 그려졌다.

 

학창 시절에 담임 선생님의 영향은 굉장히 크다. 작가도 그랬고, 희찬이도 그랬듯이 힘든 일이 있어도 담임 선생님 때문에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아이도 정말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좋은 담임을 만나서 희찬이 처럼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낼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최고로 좋은 선생님의 표본과 선생님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한 껏 느낄 수 있는 <선생님의 집으로 가는 그림지도>는 아이 뿐만아니라 선생님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