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이 뿔났다 그림책 마을 10
아사노 마스미 지음, 아리타 나오 그림, 김난주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그림책 마을 시리즈> 열 번째 그림책이다. 스콜라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 시리즈 또한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초등 저학년을 위해 스콜라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림책 시리즈라고 하는데, 정말 저학년이 보기에 딱 좋은 참신한 구성과 스토리이다. 그림책만 보다가 학교 들어 갔다고 갑자기 글밥 많은 책을 보면 아이가 부담스러워 하게 된다. 스콜라는 이런점을 고려하여 초등 저학년에게 맞는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그림책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책들을 보면 출판사의 자신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대번 알 만큼 저학년에게 너무 좋은 시리즈이다. 글밥은 짧지만, 의미 전달이 완벽한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참신한 그림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 또한 출판사의 기획의도에 맞게 잘 만들어진 책이다. 여자 화장실을 의미하는 표지판이 뿔났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참신하다. 여자 화장실의 뿔난 표지판 이름은 레디 이다. 레디는 심심하다며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떠나 인형의 집, 지점토 놀이하는 곳, 기차놀이 장소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장난감 가게 이곳 저곳을 신나면서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뛰어 다닌다. 여기 자기 다니다가 벽이라고 생각하고 숨은 곳은 여자 아이의 빨간 원피스였다. 잘도 숨다가 여자 아이 카나에게 딱 걸린 레디는 어떻게 되었을까?

카나는 레디를 인형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카나도 심심했던 터라 레디와 함게 장난감 가게 안을 돌아다니면서 놀았다. 레디는 카나와 함께 소꿉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블럭도 만들고 미끄럼틀도 타면서 생각한다.

나도 친구가 생겼어.

친구가 있어서 정말 좋아.

나 이제 화장실 표지판 안 할래.

카나랑 계속 같이 있을 거야!​

​이대로 둘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까?

그때 카나의 배 속에서 ​신호가 왔다. 화장실 가고 싶다는 카나의 말에 레디는 뜨끔하는데~

"에잇, 화장실 여기예요!"라고 소리 치며 레디는 화장실 표지판으로 돌아간다.​ 레디가 없어져서 화장실을 찾아 우왕좌왕 하던 사람들과 카나는 그제야 화장실 앞으로 모여들게 된다.

그리고 레디는 생각했다.

'역시 난 화장실 표지판이야. 여기 있어야겠어.' 라고~

기획의도나 아이디어가 참신해도 억지이거나 공감가지 않는 스토리라면 좋은 책이 아닐 것이다. 화장실 표지판이 주인공인 책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기에 왠지 공감하기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 심심해 죽겠네. 화장실 표지판은 너무 심심해! 흥, 나만 매일 외톨이잖아. 다들 저렇게 신나게 노는데!​"

​라는 표지판 레디의 독백은 우리 아이들이 외치고 싶은 말이기도 할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바삐 오가면서 놀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여자 화장실의 표지판인 레디 처럼 어딘가 갖혀 있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거고, 심심하고 외톨이라는 생각에 일탈을 꿈꿔 보기도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이 폭풍 공감하며 읽을 것 같다. 어른인 나도 아이들의 입장을 레디를 통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어 폭풍 공감한 그림책이다.

저학년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은 구성과 재미있는 스토리는 독자의 공감을 얻기에도 충분했다. 또한, 레디의 다양한 표정을 보는 재미도 좋았다. 귀여운 레디는 다양한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고 있어서 레디의 감정에 더욱 쉽게 동화가 되었다. 교훈도 좋았다.

창의력이 중요한 요즘에는 이런 기발한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창의력이 쑥쑥 자란다고 생각한다. <표지판이 뿔났다>를 읽은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될 듯 하다. 여자 화장실 표지판이 레디로 탄행 했듯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엇을 탄생시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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