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마음자리&고운자리 마음공부 시리즈 3
천추스 지음, 윤세열 그림 / 나한기획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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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음자리&고운자리 마음공부 시리즈> 중의 하나로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도덕, 자존감 등의 어려운 주제를 마음공부 시리즈는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을 해도 나의 말은 잔소리인데,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녀석의 마음에 울림을 주어서 너무 좋은 책이다. 이번 주제도 아들녀석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주제이다. 아들녀석이 '너는 너 나는 나'라는 식으로 말대꾸 할때가 많아서 속이 부글부글 할 때가 여러번 있어서다. 그래서, 이 책은 나와 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고,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한 구절 한 구절 버릴 문장 없이 매번 마음을 울리는 문장은 나의 마음을 다스리고, 녀석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최고이다. 이 책을 읽는 다고 녀석의 행동이 당장 바뀌지 않겠지만, 녀석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고 싶다.

 

 

마음공부가 필요한 시대!

 

동화를 읽으며 동화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자신이 자기 마음의 주인 됨을 깨닫고

스스로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행할 수 있는

'마음자리&고운자리 마음공부 시리즈'

 

 

언제부터인가 철학 부재의 시대라는 걱정스런 말이 사회 전반에 깔리기 시작했다. 뉴스를 통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각 종 끔찍한 사건들은 철학부재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는 듯 하여 사회안전에 대한 위기감이 상승하게 된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 '철학'은 반드시 필요하고,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철학부재의 시대에 아이들을 위한 '마음공부'를 주제로한 그림책이 나와서 너무나 반갑다.

이 책은 '마음자리&고운자리 마음공부 시리즈' 중의 하나로 위의 글과 같은 기획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출판한 '나한기획'은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한 예술치료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이 주 사업이다.

홈피를 찾아보니 "현대인들의 고단한 마음을 치유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인간이 인간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道)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인간 마음의 이치(心理)에 대한 도서들과 문화컨텐츠들을 유불도 동양사상과 결합하여 만들어나가는 것"이 나한기획의 가치관이다.

 

저자 천추스는 아이들의 미술교육과 아동의 문제행동을 연구하여 치료하는 일을 하고, 그린이 윤세열 또한 동양화 석사과정을 마치고 동양철학과 박사과정 까지 수료한 분이다. 두 분의 약력만 보아도 출판사의 의도가 어떤지 잘 알 수 있다.

 

<마음자리&고운자리 마음공부 시리즈>는 서유기의 주인공인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친숙한 캐릭터가 주는 스토리는 공감을 형성하고, 마음 다스리는 법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현실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페이지를 꽉 채운 선명한 고급진 칼라와 스토리를 잘 표현한 그림도 매우 매력적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고퀄리티 일러스트의 만남이 최고라고 생각되는 그림책이다.

 

 

도대체 왜! 나만 짐을 메는 거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의 주인공은 '사오정'이다. 스승과 함께 몇 달째 길을 걸은 사오정은 불만이 많다. 요괴들이 나타나면 손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여의봉을 휘두르며 싸우고, 저팔계는 자기 몸을 방패 삼아 스승님을 지키는데, 사오정은 그저 짐꾼일 뿐이기 때문이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길은 멀기만 하고, 사오정은 슬슬 억울한 마음이 든다.

가슴 속에서는 강바닥 돌멩이 쌓여가듯 불만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한다.

 

어느 날, 스승님은 사오정을 불러 말한다.

"사오정아,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이 한마디에 사오정은 그동안의 설움에 울음이 터진다.

사오정이 짐을 지고 스승을 따른지 3년이 지난 지금, 손오공은 무예 실력이 늘고, 저팔계는 힘이 세졌지만, 죽자고 짐만 졌던 사오정은 3년을 버렸다며, 그동안 쌓아두었던 돌멩이 같은 불만들을 다 토해낸다.

이에, 스승은 사오정의 억울한 마음을 한 마디 한 마디로 풀어 나간다.

처음엔 작은 보퉁이 짐 하나만 들 수 있었던 사오정은 3년이 지나는 동안 짐이 차고차곡 늘어 지금은 웬만한 나귀도 싣지 못할 양을 들 수 있다고 스승은 위로한다.

그래도 여전히 짐 꾼인 자신의 일을 하찮게 여기는 사오정에게 스승은 손오공과 저팔계가 사오정의 일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 세가지를 말한다. 그들은 수영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사오정의 어깨와 허리를 갖지 못했고, 짐을 어깨에 사오정 만큼 잘 쌓을 줄 모르고, 사오정 처럼 짐을 지고 걸을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고 위로한다.

사오정은 스승의 말이 위로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만이다. 그리고, 손오공과 저팔계에게 부럽다며 불만을 이야기하자 그들 또한 나람의 고충을 이야기 하며 오리혀 사오정이 부럽다고 한다.

갑자기 사오정은 어깨 위에 얹은 짐이 가벼워 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뭐라고? 너희들은 내가 부러운 거였어?'

사오정은 괜히 어깨에 힘이 더 차오르는 기분을 느끼고 스승의 말을 되새겨 본다.

'모든 것은 저마다의 모습이 있고 그 모습에 맞는 재주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사오정 감정에 완전히 이입이 되어 같은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솔직히 손오공이나 저팔계 보다는 짐만 지는 사오정의 모습이 그리 조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리 짐을 지기에 적합한 신체 이더라도, 3년이나 짐꾼을 하면서 더 많은 짐을 지게 되었다는 스승의 말은 내가 사오정이라면 진심으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손오공과 저팔계가 사오정이 더 부럽다며 각자의 고충을 이야기 하자 갑자기 짐이 가볍게 느껴진 사오정 처럼 나 또한 그제야 사오정의 풀린 마음이 느껴졌다. 스승의 말처럼 "모든 것은 저마다의 모습이 있고 그 모습에 맞는 재주가 있다."라는 의미를 진심으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대부분 남의 떡이 더 크게 보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이 작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남의 떡만 부러워 하는 건 사오정 처럼 돌멩이 같은 불만만 쌓여서 스스로 불행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 주는 책이다. 보통 어린이 철학책이라고 해도 정보글을 따로 두어서 읽기에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에게 딱 맞는 눈높이에서 이해가 쉽도록 전달하고 있어서 훌륭하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심리에 따른 그림의 변화도 훌륭하여 아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준다.

"마음의 주인이 될 지언정 마음을 스승으로 삼지 말라! (이께다 다이사쿠)"는 내가 좋아하는 명언이다. 이런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마음의 주인이 되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에게 이 책을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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