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스콜라 창작 그림책 64
박정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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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콜라 이다. 스콜라의 책들은 참 매력적이다. 지식책이든 창작책이든 아이들이 몰입해서 읽게 만드는 구성때문이다. 참신하고 매력적인 구성과 보기 좋은 일러스트는 아이들이 읽기에 너무 너무 딱 좋다. 이 책 <짝꿍>도 그러하다.

아들과 함께 읽으면서 그림 보며 킥킥 웃기도 하고, 짧은 스토리에 폭풍 공감하며 녀석과 나는 "맞아, 맞아"라고 외쳤다. 나도 학창시절 짝꿍과 함께 했던 기억이 있고, 초딩 아들도 짝꿍과의 일을 기억해내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초3 아들과 40이 넘은 엄마가 똑같은 공감을 하며 대화가 통하는 그림책이어서 더욱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일단, 표지 부터 녀석과 나는 빵 터졌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 처럼 보이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진짜 리얼하다.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서 미간은 M자 주름이 잡혀 있고, 머리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고, 구름 같은 콧바람을 뿜어내며 씩씩 거리는 모습이 딱 아들 녀석이 싸우고 난 뒤의 모습과 똑같다. 뒷 면에도 다른 남자아이가 미간에 M자 주름을 하고 앞 면 남자 아이와 같이 씩씩 거리고 있다. 그런데, 둘은 손을 잡고 정면을 보고 있다. 여전히 화가 난 채 손을 잡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은 <짝꿍> 의 모습을 넘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아들 녀석도 친구들과 매일 투닥투닥 하지만, 금새 다시 언제 싸웠냐는 듯 신나게 논다. '짝꿍'이라는 존재가 그러하다.

 

 

첫 장을 넘기면 표지와 정 반대인 밝은 표정으로 사이좋게 손 잡은 두 아이의 모습과 함께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정말 사이좋은 짝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짝꿍이.....

 

클라이막스가 터지기 직전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문장과 표지와 정반대인 그림은 앞으로의 글 전개가 더욱 궁금해진다.

남자 아이는 다른 친구에게서 짝꿍이 자기를 바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굴 전체가 찐핑크로 변했다. 화가난 남자 아이는 지우개를 빌려주지 않고, 이유를 모르는 짝꿍은 역시 찐핑크 얼굴로 변해서 크레파스를 빌려주지 않는다. 또다시 화가 난 남자 아이는 화가 나서 욕을 하는데 그림이 너무 재미있다. 욕을 하는 아이의 입에서는 잿빛의 폭포가 쏟아지는데 포크, 생선가시, 깨진 병 같은 것들과 함께 쏟아진다. 욕을 듣는 사람은 뾰족한 것에 찔리는 심정일 거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다. 그림을 보면서 욕이 왜 나쁜지 아들녀석은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짝꿍도 당연히 반격을 한다. 짝꿍은 엄청난 침을 뱉었고, 남자 아이는 짝꿍의 머리를 쥐어 박아 혹이 났다. 짝꿍은 책으로 남자 아이 머리를 내려 찍어고 둘은 똑같은 혹을 달게 되었다.

남자 아이와 짝꿍은 각자 9명의 친구를 데려오고, 10대10 패싸움으로 커졌다. 아들 녀석은 이 패싸움 장면을 한참 보았는데, 직접적이지 않지만 패싸움의 현장이 무척 리얼하다. 난장판 같은 그림 속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녀석이 하나 하나씩 찾았다. 다음 장에는 선생님이 오셔서 싸움을 멈추고 벌을 서는 아이들의 모습인데, 그 모습이 공감되면서도 귀엽고, 재미있다.

남자 아니랄까봐 그림 속 아이들의 벌서는 장면을 보면서 누가 더 쎄보이고, 어떤 쪽이 더 쎄보이는지 더 관심을 보이는 아들녀석~ㅎㅎ

남자아이와 짝꿍은 책상에 금을 긋고 금을 넘을 경우 경고문을 적는다. 남자아이는 '1CM에 100대씩 맞음', 짝꿍은 '1CM에 101대씩 맞는다' 라고~ㅋ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계절외 바뀐 뒤에 남자아이는 짝꿍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냉랭한 둘의 사이는~

남자 아이는 화해하고 싶지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다. 남자 아이의 이러한 고민은 마지막에 너무 잘 나타나 있다. 두 개의 책상에 옆으로 나란히 앉은 두 아이는 서로 눈치를 보며 말 한마디 없다. 이럴때는 백 마디 말 보다 그림의 힘이 더 강하다는 걸 알게된다.

마지막 장면은 화해의 끝장판임을 너무도 잘 보여준다. 남자 아이는 어렵게 짝꿍을 팔꿈치로 '툭!' 치면서 "저기 있잖아...." 라며 용기의 손길을 먼저 내민다.

 

 

좋은 그림책은 백 마디 말 보다 그림이 주는 힘이 강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지의 문장들은 굉장히 짧거나 그림만 있는 경우가 있지만, 두 아이의 갈등과 우정에 폭풍 공감하게 만든 것은 그림의 힘이다. 나의 어린시절, 내 아이의 지금 모습과 비슷한 일러스트는 매우 매력이 있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동떨어진 세상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위트있게 잘 표현했다. 아이가 지금 짝꿍과의 관계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보여주라고 강추한다. 사소한 오해로 싸움이 시작되고, 용기 내어 화해 하기 까지의 리얼한 과정은 웃음과 함께 개운한 기분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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