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작은 새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례식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이정훈 옮김 / 북뱅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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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해 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아름다운 작은 새의 장례식에 어린이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라고 어린 독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이 그림책은 유명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쓰고, '행복을 나르는 버스'의 크리스티안 로빈슨이 현대적으로 새롭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두 유명한 작가의 콜라보는 '2016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 일러스트레이션 북' 수상과 '전미도서관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죽음'이라고 하면 어둡고, 슬프고, 암울한 색깔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그림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시하고 처음 부터 끝 까지 초록색을 배경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보면서 '죽음'이 암울하다는 건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된다.

 

우연히 공원에 죽어있는 새를 발견한 아이들은 새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슬퍼하지만, 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죽은 새는 이제 다시는 하늘을 날 수 없어요, 가엾게도.

아이들은 무척 슬펐어요.

그래도 새을 찾아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숲 안에 무덤을 만들고 새를 묻어줄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죽었을 때 어른들이 하는 것처럼

장례식을 치르며 노래를 불러줄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땅을 파서 새의 무덤을 만들고, 햇살에 따뜻해진 풀고사리 잎을 바닥에 깔고, 커다란 포도나무 잎으로 새를 깜싼 후 다시 풀고사리 잎으로 새를 덮어주고 작은 흰제비꽃과 노란 들꽃도 올려 주며 정성껏 무덤을 만든다. 그리고 새를 위해 노래를 불러 준다.

 

잘 가, 작은 새야.

저 하늘의 새들처럼

멀리 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노래 불러 줄게.

깊이 잠든 널 위해.

작은 깃털 새야.

따뜻한 흙 속

풀잎과 꽃잎 사이에 누워

이제 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노래를 부러 줄게.

잘 자, 작은 새야.

깊이 잠든 작은 새야.

 

그리고, 아이들은 꽃 무덤 위에 돌 하나를 세우고 이렇게 썼다.

"작은 새 여기 영원히 잠들다" 라고...

 

아이들이 이름도 모르는 죽은 새를 위해 치른 장례식은 무척 슬프고 어둡지 않다. 그렇다고 절대 가볍지 않다. 매우 경건하고, 매우 아름답다. 짧은 글이지만, 죽음을 가볍게 다루지 않았고, 밝은 그림이지만 죽음을 경망스럽게 다루지 않았다. 짧은 글 속에서,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 속에서 이름 모를 작은 새의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례식이었다.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과 크리스티안 로빈슨 두 거장의 콜라보는 너무도 멋진 조합이었다.

 

어쩌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들과 장례식' 이라는 소재를 통해 죽음이 마냥 슬픈것 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죽음 뒤에는 새로운 탄생이 있 듯, 죽음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 충실히 산다면 죽음이 다가왔을 때 아름답게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생을 위해서..."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이 참 아름다울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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