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만세 글로연 그림책 10
이선미 글.그림 / 글로연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두 개의 주제를 담고 있다. '쓸데 없는 걱정'과 '공감' 두 개이다. 누구나 걱정은 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연령에 관계없이 걱정은 찾아 온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쓸데 없는 걱정이다. 하지만, 그 쓸데 없는 걱정은 두려움을 키우기도 해서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기도 하다.

그렇다면 걱정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작가는 그러한 '걱정'을 '꿀꺽 삼킨 과일 씨앗'으로 표현했다. 쓸데 없는 걱정이 어떻게 시작했고, 그 걱정이 자라고 자라서 공포감에 떠는 아이들을 잘 표현했다. 그리고, 걱정이 생겼을 땐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해답도 재치있게 알려준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매력이 많은 책이다.

연필 스케치에 칼라를 입힌 깔끔한 일러스트가 이야기를 풍성하게 살려주어 매력이 있다.

호흡이 짧은 매우 간결한 문장만으로도 어른과 아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매력이 있다.

씨앗을 먹으면 뱃속에서 잘랄 것 같다는 아이들만의 순수한 상상력이 동심을 자극하여 미소짓게 하는 매력이 있다.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지 않아도 작가가 주려는 메세지가 잘 느껴지는 글과 그림이 매력이 있다.

 

 

아이는 행복한 얼굴로 수박을 씨까지 꿀꺽꿀꺽 맛있게 먹는다.

수박을 다 먹고 나자 아이는 심각한 걱정이 생겼다.

"혹시 뱃속에서 씨앗이 자라는 것은 아닐까?"

"수박씨가 진짜로 뱃속엣거 자라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하며 잠을 못 이루자 갑자기 아이 입에서 싹이 나오고, 싹이 자라더니 수박 열매까지 열렸다.

할 수 없이 수박을 달고 학교에 간 아이는 놀라게 된다.

교실에는 아이처럼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온 친구들이 또 있기 때문이다.

과일을 달고 온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 한다.

꿀꺽 삼킨 포도씨가 뱃속에서 자랄까봐 물도 한 모금 안 마셨는데, 포도 미라가 될 것만 같다는 아이.

살구씨를 꿀꺽 삼킨 아니는 살구나무가 되어 꼼짝 못할까봐 걱정.

수박이 자라고 자라서 아이를 꿀꺽 삼킬까 걱정.

 

이렇게 걱정을 하는 친구들 옆에는 그들의 걱정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랬구나", "정말 걱정되겠다", "많이 힘들겠다", "우리가 도와줄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많이 무서웠지?", "힘내!", "방법을 찾아보자", "내가 옆에 있어줄게!" 라며 걱정하고 무서워하는 그들을 위해 공감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준다. 그러고는 걱정하는 아이들의 친구들이 지금까지 삼킨 씨앗에 대해 이야기 하고, 씨앗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야기 한다.

그러자, "펑!"하며 아이들이 밤새 걱정으로 키운 수박넝쿨과 포도나무와 살구나무로 부터 순식간에 자유로워 진다.

 

 

이제 초3이 되는 아들은 수박 씨앗을 먹고 뱃속에 자란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씨앗을 먹으면 위액 때문에 다 녹는데 어떻게 뱃속에서 씨앗이 자랄 수 있냐며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녀석..ㅜㅜ

만약, 씨앗이 자라 입에서 새싹이 나온다면 가위로 싹둑 자르면 된다고 말 한다. 아니면, 아예 쑥 뽑아 버리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참, 쑥 뽑으면 많이 아프겠지?" 라며 아이다운 말을 하여 안심했다. 앞에서는 위액 어쩌구 저쩌구 하며 동심을 파괴하는 말만 해서 살짝 걱정했었는데....이 또한 쓸데 없는 나의 걱정이겠지? ㅎㅎ

 

쓸데 없는 걱정으로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함께 걱정하고 위로하는 친구들의 말을 아들과 함께 번갈아 가며 읽었다. 걱정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건내는 친구들의 위로의 말들을 녀석이 기억했으면 해서이다. "그랬구나, 도와줄게, 무서웠지? 힘내, 방법을 찾아보자" 등등의 말은 진심으로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걱정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을 못했다면 그들을 걱정하기 보다는 괴물 보듯 쳐다보며 피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인 지금은 공감하는 능력이 가장 필요한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협업을 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다. 협업을 하려면 공감력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이런 공감할 줄 아는 말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메세지를 '꿀꺽 삼킨 과일 씨앗'이라는 소재로 작가는 재치있게 너무도 잘 전해주고 있다. 상상력과 교훈을 재치있게 보여 준 <수박만세>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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