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이 테오 책 읽는 아이
에이미 헤스트 지음, 로렌 카스틸로 그림,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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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참 이쁜 책이다. 하얀 눈을 배경으로 주인공 남자 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 그리고 썰매가 꽉 채운 페이지들이 정적이면서 동적이고, 동심을 자극한다. 남자 아이 이름은 '테오', 강아지 이름은 '브라우니', 이름도 참 멋지다. 동시를 읽는 듯한 짧은 글을 읽다 보면 내가 착해지는 느낌이다. 그림은 글 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전해준다.


주인공 테오는 눈썰매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눈 오는 날이 좋은 남자 아이이다. 좋아하는 또 한 가지는 책이다. 테오는 장화와 썰매가 아무리 무거워도, 날이 아무리 추워도 좋아하는 브라우니와 함께 책을 가지고 눈썰매를 끌고 언덕을 오르는 아이이다.


테오의 빨간색 장화는 길고 무거워요

하지만 테오는 힘이 아주 세요

무거운 장화를 신고 한 손으로 썰매를 끌어요

눈 위의 썰매 자국은 마치 기찻길 같아요


브라우니는 테오를 기다려요

테오가 잘 올까 생각해요

좋은 사람은 아무리 기다려도 좋아요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언덕이 높고 꼭대기가 멀어도 테오는 힘든 줄 몰라요

눈썰매를 타는 것이 너무 좋거든요


테오는 언덕을 올라가요

바람을 가르고

눈보라를 헤치며

언덕을 오르고 또 올라요


언덕 꼭대기에 도착한 테오와 브라우니는 기분이 정말 좋다. 그곳에서 둘은 눈사람도 만들고 눈도 뭉치며 신나게 논다. 그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해서 나도 이렇게 놀고 싶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언덕 꼭대기는 추워요. 무척 추워요

하지만 테오와 브라우니는 따뜻한 코코아와 바삭바삭한 빵이 있어요

눈이 내려요. 눈 오는 소리는 조용해요

홀짝-바삭-바삭......홀짝-바삭-바삭. 이 소리뿐이예요


그러고는 이제 시간이 됐다며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낸다. '딸까, 딸깍' 가방문 여는 소리가 크게 드리는 듯 하다. 제목은 "사이좋은 두 친구"

브라우니는 책을 읽어 주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이 힘들어도 브라우니는 잘 기다린다. 언덕 꼭대기에는 테오의 책 읽는 소리뿐...

책을 다 읽고 눈썰매 타고 언덕을 내려온다. 바람보다, 눈보라보다 빠르다. 기분이 최고다. 둘은 사이좋게 집으로 달려간다.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단어들이 참 예쁘고, 따뜻하다. 눈을 감고 읽으면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언덕을 오르는 길이 힘들었지만, 좋은 친구가 함께 있고 좋아하는 썰매와 책이 있고, 추위를 녹여 주는 따뜻한 차와 맛있는 빵이 있어서 더 없이 행복한 모습이다. 진정으로 내가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예쁜 그림책이 었다.

그리고, 친구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언덕에 먼저 도착한 브라니가 테오를 바라보는 모습과 언덕 아래에서 브라우니를 바라보는 테오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 장면을 보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속을 숨기지 말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지...


그런데, 아들녀석은 책을 다 읽더니 이렇게 말한다.

"엄마, 이 책 제목이 이해가 안 되요. 책을 좋아한다면서 책은 잠깐만 읽고 브라우니랑 사이가 좋다는 말만 해요. 제목을 차라리 '강아지와 사이좋은 테오' 라고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라고...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이어서 녀석의 말에 나의 생각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그래? 그럴수도 있겠네~엄마도 읽어 봐야겠다."라고만 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녀석의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말 녀석의 말이 딱 맞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등장인물과 감정이입이 되었다면 다른 말을 했을텐데....책을 빨리 읽는 버릇이 있는 녀석이어서 감정이입이 힘든 듯 하다. 오늘 저녁 잠자리에서 아이와 같이 읽어 보고 얘기를 나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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